며칠 전 영국의 GP 의사가 김치가 매우 좋은 음식이라 소개해 화제가 됐다. 영국 매체 더 미러가 알렸는데 GP 의사인 페데리아 아마티는 식품영양학자로도 유명한데 건강한 식습관에 관한 책 <모두가 이것을 알아야 한다>의 저자다. 그녀가 인스타그램에 ‘김치 재료 분석하기’라는 영상을 올렸는데 GP 의사의 관점에서 "발효 식품인 김치는 몸의 염증을 없애는 데 효과적이라 당뇨병 등 여러 질환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하며 동시에 "김치는 아삭한 식감과 향 덕분에 식사를 풍부하게 만든다. 김치의 재료인 양배추, 고추는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다."라며 식품영양학자가로서의 관점에서 김치의 효능을 자랑했다. 영상 속 그녀의 손에는 내내 한국 김치병이 들려있었다.
영국에서 김치는 특별한 대우를 받는다. 특히 영국의 한인촌인 뉴몰든이 속한 킹스톤시는 유럽 최초로 '김치의 날'을 선포해 해마다 한국 음식문화 체험과 행사를 개최한다. 킹스톤시가 지역 내 많은 소수민족 중 하나에 불과한 한국의 문화, 김치를 존중하게 된 것은 한인들이 지역사회에 그만큼 이바지했기 때문이다.
단상을 통해 한 번 소개한바 있지만, 이 지역에 김치 알리기의 공로는 '재영외식업협회'를 빼고 논하기 어렵다.
2001년에 결성된 재영외식업협회는 해마다 뉴몰든에서 한인음식축제를 개최했는데 반드시 김치 시식 행사를 현지인들과 다른 문화권 출신 지역 이웃들에게 김치의 맛을 알렸다. 특히 서병일 회장의 1회 행사 때부터 수익금의 일부를 킹스턴시에 청소년 기금으로 기부해 '김치'에 선한 이미지를 얹었다. 이는 허영구 회장을 거치면서 행사와 지원금의 규모를 더 키웠고 2008년 정덕환 회장 때부터는 행사에서 김치만들기 시연을 해 영국인의 김장 체험을 시작했다. 무엇보다 김치로 얻은 수익금은 반드시 기부금으로 지역사회에 전달했다.
전 세계 모든 단체가 대외활동에 문을 닫았던 코로나 기간에도 우옥경 회장은 김치 축제를 강행했고 지원금을 킹스톤 병원에 전달했다. 그래서 영국 코리아타운의 김치는 한국인의 '소울푸드', '건강한 음식'이면서 지역사회 병원이나 청소년을 지원하는 든든한 '힘'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
김치의 날은 11월 22일이다. 김치를 담글 때 들어가는 재료 하나하나(11)가 모여 항암효과 등 22가지 효능을 낸다고 이날로 정했다. 또 양력 11월 22일은 절기로 소설(小雪)인데 이 시기가 딱 김장철이기도 하다. 특정 음식이 기념일의 주인이 되는 것은 드문 일인데 2020년 한국에서 처음 법정기념일로 제정했다. 미국,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지에서도 김치의 날을 제정·선포하고 있다.
2024년 11월 23일 제3회 런던 김치페스티발이 열린다. 재영외식업협회가 매년 그렇듯 팔을 걷어 올렸다는데 믿고 보는 선수들이라 걱정이 없지만, 말 그대로 풍성하고 건강한 김치 축제, 우리 한인들은 물론 이웃과 현지인 모두의 축제가 되길 기대한다.
헤럴드 김 종백
런던 코리아타운의 마지막 신문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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