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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단상

'기미가요'와 현대판 친일파

hherald 2025.01.06 18:16 조회 수 : 159

올해 을사년 乙巳年은 광복 80주년이다. 1905년 을사년은 나라를 잃은 해, 그로부터 120년이 지난 올해, 1945년 광복 후 80년이 지난 올해, 과연 지난해처럼 또 쪼개진 광복절이 될까 걱정이다.

지난해 광복절 8월 15일 0시, KBS는 일본의 국가인 '기미가요'가 나오는 오페라를 방영했다. 기미가요는(君が代, きみがよ)는 일본의 국가로 욱일기와 함께 제국주의의 대표적 상징으로 꼽힌다. 일제강점기 조선에서는 한국어로 '우리 임금님의 치세'라고도 불렀다. 그런 노래를 하필이면 광복절에? KBS가 NHK 서울지국이란 모욕적인 비유와 "의도적으로 광복절을 폄훼하는 몰상식한 편성"이라는 비난에도 윤석열 대통령의 술친구였던 KBS 사장은 건재했다.

 

그 이전에 2023년 주한 일본대사관 주최로 서울서 열린 나루히토(德仁) 일왕 생일 기념행사에서 처음으로 기미가요가 연주됐다. 산케이신문은 특보로 이를 보도했다. 한국의 반일 감정으로 그동안 한국에서 기미가요를 자제했으나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고 이런 일이 다있다고 반색했다. 기미가요는 2024년 일왕 생일에도 서울에서 울렸다. 

 

기미가요 가사에는 ‘임의 치세는 천 대에, 팔천 대에 千代に八千代に 작은 조약돌이 큰 바위가 되어 이끼가 낄 때까지’라는 구절이 있다.  임은 일왕, 일왕의 치세가 영원히 이어지길 기원하는 것은 군국주의 일본을 상징한다.
가사에 나오는 1000, 8000 숫자가 이번 계엄과 관련해 뒷말이 무성하다. 
비상계엄이 선포된 2024년 12월 3일의 1000일 전은 2022년 3월 9일로 윤 대통령이 대선에 당선된 날이다. 원래 비상계엄 선포 예정 시간은 10시 정각, 10:00 = 1000. 봄에 있었던 계엄 대비 훈련 작전명은 '충성8000'. 뜬금없는 이런 이름은 어디서 왔을까.
그러다 보니 윤 대통령 어린 시절 외갓집 기둥에는 일본의 토속종교 일련종의 주문 '남묘호렌게쿄(南無妙法蓮華經)'가 크게 쓰여 있었다는 것도 회자한다.

 

우리에게 늘 친일이 문제가 되는 것은 사회가 제대로 단죄하지 못했고 당사자는 반성을 않는다는 거다. 그런데 친일의 피가 흐르면 과거나 지금이나 친일을 정당화하려 사회진화론적 논리를 갖다붙여 더 문제다. 과거 친일파들은 처음에 실력 양성을 주장하다가 나중에는 강자인 일본을 약자인 조선이 따르자는  사회진화론으로 변절을 정당화했다. 그런데 이들 보다 더한 현대판 뉴라이트 친일파들은 약육강식을 정당화하는 사회진화론으로 약자를 멸시하고 강자를 숭배한다. 과거나 현재나 친일파가 기회주의자인 것은 같으나 현재는 단지 이익이 되니까 친일을 한다. 그 대상이 일본이든 어디든 상관 없다. 돈이 되니까, 이익이 나니까 하는 거고 동조하는 거다. 자기 이익을 위해 사회적 약자를 고통에 빠뜨리는 적자생존을 당연시한다.  그래서 그들이 사회를 분열시키는 독소다. 현대의 친일파는 반사회적 권력형 폭력에 동조하는 부역자들에 불과하다.

 

대통령 당선 1000일 되는 날 계엄을 하고 작전명은 충성8000. 이런 기미가요의 흉내내기가 단지 음모론이길 제발 속시원히 밝혀지길 바란다.

 

 

헤럴드 김 종백단상.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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