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글래스고대학에서 사람들이 상대를 보고 '아, 저 사람은 부자겠구나' 생각하게 만드는 얼굴형이 있다는 조사 결과를 냈다. 부자 관상이 따로 있다는 연구를 했다는 말이다.
대학 연구팀 발표를 보니 '부자'로 보이는 관상은 '좁은 얼굴형, 친근한 외모, 뚜렷한 이목구비, 웃는 입, 치켜올린 눈썹, 눈과 눈썹 사이 넓은 간격, 붉은 뺨' 등이 특징이다. 따뜻한 안색을 띠는 얼굴이 신뢰감과 정직함을 주고 따뜻하며 유능해 보인다고 했다. 높은 코와 봉긋하고 뚜렷한 이마를 가진 사람의 인상이 정직해 보인다고 했다.
반대로 가난해 보이는 관상은 '낮은 눈썹, 짧은 턱, 처진 입, 어둡고 차가운 피부 색조 등이다. 이런 얼굴은 무능해 보이기 때문에 타인에게 신뢰할 수 없다는 인상을 준다고 했다. 또한 어린아이처럼 둥글고 찌그러진 이목구비는 타인에게 못생겼다는 인상을 준다고 했는데 이런 외모는 대체로 체력이 안 좋고 지능이 낮으며 복종적인 성격을 가진 것으로 인식됐다.
영국 대학에서 상대방의 얼굴을 봤을 때 부자 혹은 가난뱅이를 인식하게 만드는 관상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낸 것이 참 이례적이다. 물론 연구팀도 "외모만 보고 성급하게 판단하지 말아야 하며 외모로 판단하면 사회 계층이 낮다고 인식되는 사람들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다"고 경계했다.
글래스고대학의 연구는 백인 참가자를 대상으로 했다. 동양의 좋은 관상과는 차이가 좀 있다. 옛말에 귀가 큰 사람은 가만히 있어도 재물이 쌓인다고 했던 부처님 귀, 부자 관상이라는 U자형의 턱, 돈을 저축하는 은행 역할을 한다는 넓은 콧방울 등은 나오지 않았다. 하긴 부자가 될 관상을 갈고 깎고 빼 V자형의 턱과 날카롭게 솟은 코를 만드는 요즘 세태를 보면 부자 되는 관상과는 반대로 달리고 있다 하겠다.
한때 유행했던 '내가 왕이 될 상인가'는 영화만이 아니라 조선왕조실록에 있는 이야기다. (하륜이 이방원의 장인 민제에게 "당신 사위만 한 관상은 없다"라고 했다) 조선은 관상을 미신 취급해서 배척했는데 왜 이런 이야기가 실록에 버젓이 나올까. 바로 정통성이 취약한 왕(태조, 효종, 고종 등)이 나올 때마다 이런 관상 따위로 정통성을 포장한 것이다.
이번에 글래스고대학 연구팀은 부유하다는 느낌을 받는 대표적 관상으로는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와 메타 최고경영자 마크 저커버그를 꼽았다. 연구팀은 '베이조스는 따뜻한 피부색, 저커버그는 좁은 얼굴형이다'라고 했다. 공감하시는지.
그럼 한국에서는? 국내 대표 재벌인 삼성 故 이건희 전 회장은 전형적인 ‘부자상’으로 꼽히곤 했다. 하지만 故 이병철 삼성 창업주는 전혀 부자가 될 상이 아니라고 한다. 관상은 과학이라고? 택도 없는 소리다.
헤럴드 김 종백
런던 코리아타운의 마지막 신문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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