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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단상

테이트 모던 갤러리에서 일본의 멀티미디어 예술가인 오노 요코의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Yoko Ono: Music of the Mind라는 이름으로 지난 2월 15일부터 시작해 9월 1일까지 열리는데 'Announcement for Morning Piece to George Maciunas'라는 작품도 전시됐다. 이 작품은 일본 제국주의의 욱일기를 강하게 연상시키는 이미지를 포함하고 있어 문제다.

 

이런 내용을 독자분이 알렸다. 그는 <전시 준비 과정에서 내부적으로 욱일기의 문제성을 제기했으나 묵살>됐다고 한다. 테이트 모던 측의 입장은 <작품을 있는 그대로 전시하되 관람객의 반응을 지켜보>고 <충분한 항의가 없다면 어떤 액션도 취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에 항의할 재영한인의 수가 적다는 거다. 게다가 이 전시는 입장료가 22파운드라 돈을 내고 전시를 보러 올 한인이 과연 얼마나 되며 관람객 중 <공식적으로 항의를 할 사람은 더> 적을 것으로 우려한다. 따라서 <한 개인의 노력으로 이 문제를 바로잡을 수 없는 한계를 느끼고 제보하게 됐>다고 했다. <이 문제를 공론화해>달라고 부탁했다.

변화는 많은 이가 이런 사실을 알게 되는 데서 시작한다. 현재 한국 관람객이 제출한 항의는 두 건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 정도면 테이트 모던 측에서 무시할 것이다.
그렇지만 가능한 일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욱일기 사용과 관련된 이슈가 터졌을 때 해당 플랫폼 또는 기관이 사실을 인지하고 올바르게 대응한 경우는 다수의 한국인이 이의제기를 했을 때>라며 이번에도 <다수의 공적 항의가 주목을 끌면 미술관은 대외적 명분을 위해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측했다.
과거 사례를 보면 <욱일기를 투어콘서트 포스터 배경으로 사용했던 팝밴드 Maroon 5가 사과문과 함께 포스터를 수정했고, 욱일기를 엔터테이닝 요소로 사용했던 영국 TV쇼가 재방용 에피소드를 수정하며 사과글을 올린 사례가 있>다고 했다. <또한 욱일기를 로고로 사용하는 런던 일식당에 대한 국제청원에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서명>한 바 있다고 했다.

제보자는 다수의 항의가 있으면 미술관은 해당 작품의 교체하거나 해당 작품 옆에 'Content Guidance'를 명시할 걸로 예측한다. <이 작은 경고표시만으로도 해당 전시를 방문하는 많은 이들에게 욱일기 문제의 심각성을 전파할 수 있>다며 <이 작은 경고표시가 가질 인식의 파급력은 생각보다 클 것>이라 했다.

 

존 레논의 아내로 유명한 오노 요코는 예술가이면서 평화운동가로도 평가된다. 이번 전시도 <‘세계 평화’가 테마>라는데 왠 욱일기? 이 모든 것이 런던을 비롯해 유럽에서 욱일기 문제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 지적한다. 존 레논과 오노 요코의 아들 션 레논이 욱일기를 두둔하다 한국인들에게 된통 당한 일이 있지만, 오노 요코는 욱일기를 지지할만큼 극우주의자가 아니다. 그만큼 인식이 부족하다.

 

이번 테이트 모든의 욱일기 전시에 재영한인사회 민·관 모두가 한마음으로 나서서 변화에 어떤 힘이라도 보태야겠다. 모두 항의합시다.

 

헤럴드 김 종백단상.JPG

런던 코리아타운의 마지막 신문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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