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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단상

유럽으로 오는 삼계탕 蔘鷄湯

hherald 2024.05.13 16:53 조회 수 : 231

한국에서 만든 삼계탕 蔘鷄湯이 처음으로 유럽에 수출된다. 삼계탕과 같은 열처리 닭고기를 유럽에 수출하는 건 꽤 까다로운 조건이 따라 협상부터 수출까지 28년이나 걸렸다. 삼계탕 첫 수출 물량이 8.4t인데 유럽이라지만 사실은 모두 독일로 수출된다. 하림과 마니커애프앤지에서 만든 삼계탕 제품이 부산항을 출발하던 날, 한국 삼계탕의 EU 수출을 기념하는 선적식이 열렸다고 한다. 
 
삼계탕은 역사가 그리 길지 않은 우리 고유의 민족음식이다. 물론 닭을 고아 먹는 닭백숙은 삼국시대부터 있었지만, 인삼이나 대추, 마늘 등을 넣고 삶는 삼계탕은 6.25 전쟁 이후 등장했다. 지금 개장국이 점차 사라지는 추세라 복날의 대표 음식이 되었지만 조선시대에도 복날에 서민은 개고기를 넣은 개장국을, 양반은 소고기를 넣은 육개장을 먹었다고 한다. 
그러다 일제강점기에 부유한 일부 한국인이 백숙이나 닭국물에 인삼 가루를 넣어 먹었는데 이것이 삼계탕의 시초다. 광복 이후 1950년대에 '계삼탕 鷄蔘湯'을 파는 식당이 생겨났다. 삼계탕의 본래 이름은 계삼탕이다. 우리말 사전에도 계삼탕을 '어린 햇닭의 내장을 빼고 인삼을 넣고 곤 본약'이라고 설명한다. 삼계탕이란 단어는 없다.
1960년대 들어 냉장고가 보급되며 인삼을 보관할 수 있게 되자 인삼 가루가 아닌 말린 인삼을 넣는 방식으로 요리 형태가 바뀌면서 보급이 많아졌다. 원래 일부 부유한 사람만 먹던 음식이라 대중성이 없었기에 대중음식점에서 이를 만들어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계삼탕을 삼계탕이라 잘못 불렀는데 이것이 굳어졌다.
 
그렇다면 복날에 왜 삼계탕을 먹을까? 매우 과학적인 설명을 옮겨 본다. <기온이 올라가면 우리 몸은 땀을 배출해 열을 내보내며 체온을 유지한다. 이때 수분과 함께 무기질 등의 영양분이 함께 빠져나가 피로감을 느끼기 쉽다. 삼계탕의 재료인 닭은 단백질이 풍부해 몸의 에너지 대사가 활발해지면서 면역력과 기력을 보충한다. 함께 쓰이는 식재료인 인삼의 사포닌 성분은 면역력을 높이고 피로감을 줄여준다. 마늘의 알리신은 항균 효과가 뛰어나며 비타민 B1 흡수를 도와 피로 개선에 좋다.>
 
어쨌든 계삼탕이든 삼계탕이든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우리 고유의 민족음식이다. 그런데 중국 바이두 백과에 삼계탕을 검색하면 '광둥성의 오랜 가정요리로, 한국으로 전래된 뒤 대표적인 궁중요리가 되었다'고 소개하고 있다. 엄연한 문화 왜곡이다.
뉴몰든 한인타운과 런던 시내에 홍콩에서 온 중국인이 부쩍 많아졌다. 혹시 그들이 한국 레스토랑에서 삼계탕을 주문하면서, 또는 유럽으로 수출된 삼계탕을 두고 중국식의 왜곡된 설명을 하면 제대로 알려주시길 바란다.
 
제대로 알고 먹으면 더 맛있고 더 건강한 음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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