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은 어느 시대이든 어떤 세대이든 마찬가지로 아프다. 그래서 떠난 사람을 그리워하는 마음은 시대와 세대를 너머 항상 울림을 준다. 남은 이들에게는 떠난 사람을 그리워하는 추억이 계속 살아가는 힘도 되기 때문이다.
영국 한인사회에 의미 있는 책들이 최근에 나왔다. 박심원, 공선애의 <하늘로 간 아들에게>와 고(故) 권석하 작가의 <재영 저널리스트 권석하의 마지막 영국 이야기> 등 두 권이다. 슬픔에서 울림이 되고, 추억으로 힘이 되는 책들이다.
<하늘로 간 아들에게>는 '불혹의 나이에 하늘로 간 아들에게 쓴 아버지의 편지'로 '제자이자 사위였던 아들을 갑작스럽게 떠나보낸 한 아버지의 절규와 신앙의 고백'이다. 시인, 수필가, 서평가, 영화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는 박심원 목사가 세 아이의 아버지였던 사위가 어느날 밤 갑자기 '홀연히 세상을 떠난 뒤 쓴 애도의 기록이며, 믿음의 질문이며, 남겨진 사람의 삶에 대한 이야기'다.
"2024년 10월, 불혹의 젊은 나이에 사랑하는 아들이 홀연히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는 제자였고, 믿음의 아들이었고, 사위였으며, 세 아이의 아버지였습니다. 하루 전까지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그는 잠든 채 다시 깨어나지 못했습니다. 이 책은 그날 이후 시작된 한 아버지의 기록입니다."
그래서 저자는 외친다. “아들아, 천국이 그리 좋더냐.” “미안하다. 미안하다.” “내 아들이 되어 주어서 고맙다.”
'원망과 회한, 죄책감과 질문, 그리고 그 모든 감정을 통과하며 저자는 신앙과 삶을 다시 붙들기 시작'하며 '이 책은 죽음을 설명하려 하지 않고, 고난을 합리화하지도 않는 대신 말한다. 고통 중에 있는 사람에게 설명은 위로가 되지 않는다고.
함께 울어주는 것이 가장 큰 위로라고' 말한다.
그래서 저자는 '아들의 장례를 준비하며 손주들의 손을 붙잡고 등굣길을 걷고, 무지개를 보며 하늘 사다리를 떠올리고, 시편을 아들의 이름으로 다시 써 내려가며 저자는 ‘죽음 이후의 삶’을 살아내는 법을 배워' 간다고 했다.
<하늘로 간 아들에게>는 '누군가를 먼저 떠나보낸 이들, 설명 대신 침묵이 필요한 이들, 그리고 신앙 안에서 슬픔을 해석해야 하는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남길 책'이다.
<권석하의 마지막 영국 이야기>는 2025년 3월 30일 영면에 든 고(故) 권석하 작가의 유작이다. 40년 영국통인 그가 영국 사회의 심층적인 구조를 날카롭게 분석한 마지막 통찰이다.
40년간 현지에 거주하며 영국인보다 더 깊이 영국의 내면을 관찰해 온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권력과 명예와 재화가 철저히 분리된 영국 사회의 정수를 담아냈다. 이 책은 단순한 문화 에세이를 넘어, 신뢰와 합의를 바탕으로 유지되는 성숙한 시민 사회의 원형을 제시하며 한국 사회에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권석하의 마지막 영국 이야기>는 저자의 '치열한 관찰과 성찰의 결과물로 영국의 역사와 문화를 거울삼아 우리가 나아가야 할 성숙한 공동체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저자가 남긴 마지막이자 귀중한 인문학적 기록'이라 하겠다.
자유기고가, 칼럼니스트였던 저자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영국을 비롯한 유럽 문화권에 대한 폭넓은 글을 써왔으며, <영국인 재발견 1, 2>, <유럽 문화 탐사>, <두터운 유럽>, <여왕은 떠나고 총리는 바뀐다>, <핫하고 힙한 영국> 등을 집필했고 케이트 폭스의 <영국인 발견>을 번역했다.
한인헤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