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스 등의 음료를 마시거나 떠먹을 수 있게 살짝 얼린 '슬러시 slush'. 달콤함으로 어린이에게 인기가 높지만, 어린이에게 주면 위험하다는 경고가 나왔다.
더블린대학은 2018~2024년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슬러시 음료를 마신 후 1시간 이내에 급성 질환을 일으켜 응급 치료를 받은 2~7세 어린이 21명의 사례(글리세롤 중독 진단)를 연구했는데 대부분이 의식을 잃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진은 슬러시에 ‘글리세롤 glycerol’이 들어있어 이를 섭취한 어린이가 혈당 저하와 혈액 내 산성 수치 증가로 의식을 잃거나 발작 일으켜 병원 신세를 질 수 있다고 했다. 어린이가 슬러시를 너무 빨리 마시면 글리세롤에 중독될 위험이 더 높았다.
글리세롤은 알코올과 설탕을 대체하는 천연 감미료로, 액체가 얼어붙는 것을 방지해 슬러시의 질감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물질이다.
지난해 스코틀랜드 3세 소년은 슬러시를 먹고 30분 만에 의식을 잃었는데 기절한 뒤 발작을 일으켰다. 주치의는 글리세롤 성분이 독성을 유발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병원에 갈 정도는 아니더라도 구토나 메스꺼움 같은 가벼운 증상을 유발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연구진은 8세 미만의 어린이에게 글리세롤이 포함된 슬러시 음료를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재 영국 식품기준청(FSA : Food Standards Agency)은 2021년과 2022년 두 차례, 어린이가 글리세롤 중독으로 입원한 사례가 발생하자 2023년부터 4세 이하 어린이는 슬러시를 섭취하지 말고, 10세 이하 어린이는 슬러시를 한 컵 이상 마시지 않도록(무료 리필을 금지하는 등 not offer free refill promotions to under-10s) 권고하고 있다.
FSA의 권고에 대해서도 어린이마다 체중이 달라 연령을 기준으로 한 권고량이 맞지 않을 경우도 많아 최소 연령을 높여 더 안전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헤럴드 이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