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1974년 12월부터 3년 3개월)와 1980년대(1986년 7월부터 1년 6개월) 두 차례 한인회장을 역임한 강철수 씨의 회고담이다. 1977년 제34회 세계 탁구 선수권 대회가 영국에서 열렸는데 당시 탁구협회장이 동아건설 최원석 회장으로 유명한 이에리사 선수 등을 데리고 출전했다. 재영한인회가 중심이 되었겠지만, 강철수 씨를 비롯한 한인들은 경기가 열린 버밍엄까지 매일 경기장을 찾아 응원했다는데 갈 때마다 김치 등 한국음식을 만들어 선수들에게 먹이고 힘을 북돋웠다. 재영교민들의 성원 덕분인지 준결승전에 올랐는데 상대가 북한팀이었다. 평소보다 더 많은 사람을 모아 경기장에 오니 맞은편 북한 응원석에는 임원 몇 사람만 있었다. 그래서 많은 한국 교민이 북한 측 응원석으로 자리를 옮겨 앉으니 북한 임원들이 약간 경계하는지 자기들끼리 꼭 붙어 앉았다고. 경기가 한국팀의 승리로 거의 기울었을 무렵 양쪽에 앉은 한국 응원단이 남북을 가리지 않고 응원하는 분위기가 연출되자 서로를 향해 누구 편이냐, 누구를 응원하냐, 하며 웃고 즐겼다고 한다. 경기 후 북한팀 대표인 듯한 사람에게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참 좋은 경기였습니다. 바쁘지 않으시면 차라도 한 잔 하시지요" 인사하니 "내년 평양에서 만납세다레"하고는 서둘러 선수들을 데리고 경기장을 빠져나갔다고 한다.
다음 세계 탁구 선수권 대회가 평양에서 열리니까 내년에 보자고 했나 본데 대회는 2년 주기로 1979년에 열렸다. 이 대회는 북한이 유치한 첫 대규모 국제 스포츠 행사로 남북 단일팀 구성을 위한 회담이 진행되었으나 불발해 각각 참가했다.
뜬금없이 세계 탁구 선수권 대회 이야기를 했는데 올해 대회 창립 100주년을 맞아 다시 영국에서 열린다는 소식 때문이다. 1926년 원년 대회 이후 100년 만에 런던에서 열린다. 런던 웸블리 아레나에 남북한을 포함한 전 세계 선수들이 출전한다.
1977년 50년 전과는 사뭇 다르겠지만 2026년에 영국의 한인회가 중심이 되어 영국에 온 한국의 선수를 응원하는 풍경을 연출하는 것이 나쁘거나 불가한 일은 아닐 것이다. 올림픽이 열리는 도시에 사는 한인들이 한국인올림픽 지원단을 만들어 선수들을 지원하며, 사기를 진작하고, 대한민국 위상을 높이고, 올림픽을 홍보하는 효과를 만들었던 것이 유사한 사례다. 이런 일에 늘 한인회가 중심이 된 것은 당연하다.
올 4월 런던에서 열리는 세계 탁구 선수권 대회에서 50년 전 재영한인회가 만들었던 신나는 풍경을 다시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가 있다. 아니, 당장에 3월 3일부터 8일까지 영국 버밍엄 유틸리티 아레나에서 열리는 전영오픈 배드민턴 선수권대회부터라도 우리 한인들의 하나 된 응원의 목소리를 내고 싶다.
재영한인회의 50년 전 응원의 함성이 그립지 않은가. 이번에 안세영 선수도 재영한인들의 응원에 힘을 얻게...
헤럴드 김 종백
런던 코리아타운의 마지막 신문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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