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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단상

홍어, 엿, 콩나물밥, 두부전

hherald 2025.12.16 19:03 조회 수 : 9

세계 각국의 음식과 레스토랑을 소개하는 불가리아의 푸드 플랫폼 '테이스트 아틀라스 TasteAtlas'가 해마다 '세계 최악의 음식'을 선정해 발표하는데 올해 한국 음식도 4종 들어갔다. 물론 최악의 음식이라고는 했지만, 과학적, 객관적 평가가 아니고 "지역 음식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용도"라고 플랫폼 측은 밝힌다. 올해 포함된 한국 음식은 홍어, 엿, 콩나물밥, 두부전 등이다. 

 

홍어가 그중 가장 낮은 평가를 받았다. 선정 이유를 보면 "자연 발효 과정에서 암모니아 냄새가 강하게 발생해 자극적인 냄새가 공중화장실을 연상시킬 수 있으며, 식사 후에도 향이 오래 남는다"며 "쫄깃한 식감과 독특한 풍미, 입안을 찌르는 듯한 감각 때문에 미식가들 사이에서는 별미로 여겨진다"고 평가했다. 그러자 한국인들은 "홍어는 외국인에겐 충분히 어려울 수 있다" 했지만 콩나물밥과 두부전처럼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이 최악에 든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들 한다. 그래서 이런 발표가 거의 60만 개에 달하는 고객의 평가를 근거로 각 지역 전통 음식에 대한 세계인의 객관적인 평가를 제시하지만, 단순히 음식의 맛을 평가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해야 한다. 세계 각국의 전통 음식을 소개하고 식문화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데 의의가 있기에 순위에 들었다고 크게 괘념할 건 아니다.

지난해 조사에서 한국의 번데기와 감자샐러드가 있었는데 올해는 100위 밖으로 빠졌다. 감자샐러드도 의외인데 서양식 감자샐러드와 달리 한국에서는 설탕과 마요네즈를 넣어 달콤한 맛이 특징이라 외국인이 싫다는 게다.
 
북유럽 국가들의 음식이 '최악 음식' 순위에 많이 올랐다. 덴마크, 핀란드,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스웨덴의 음식, 소위 '뉴 노르딕' 음식이 13개나 포함됐다. 현지의 신선한 유기농 식재료를 사용해 본연의 맛을 살리면서 단순하고 건강하게 조리하는 것이 특징인 북유럽 요리는 2010년대에 세계적 트렌드였다. 청어 절임, 오픈 샌드위치 등은 현대 미식 트렌드로 지금도 각광을 받는다.

 

최악 중 1위에 오른 아이슬란드의 '스비드'. 양의 머리를 통째로 그슬린 뒤 반으로 쪼개 장작불에 구워 먹는 요리다. 2위는 아이슬란드의 '토라마투르'. 구운 양 머리, 발효 상어, 블러드 소시지 등을 사워도우 빵과 함께 먹는 요리다. 비주얼로 호불호가 갈리는 음식들이다.
스웨덴의 '블로드플래타르', 핀란드의 '블로드팔트' 등도 최악 상위에 꾸준히 오르는데, 동물의 피를 활용한 요리라서 그렇다고 봐야 한다. 한국에서 순대, 곱창이 인기지만 꺼리는 이가 있듯이 이번 테이스트 아틀라스의 조사에서도 동물의 피, 내장, 곤충 등을 활용한 요리가 대부분 최악으로 꼽힌다. 식재료에 대한 거부감이다. 영국 런던의 전통 음식인 '젤리드 일(jellied eels)'도 7위에 올랐다.

 

'세계 최악의 음식 100선'에 오른 음식은 모두 전통음식이다. 패스트푸드가 최악이라고 선정된 경우는 없다. 패스트푸드에 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드는 전통음식은 고유의 문화다. 모든 음식은 그들이 가진 환경에 근거해 탄생한 것으로 문화적 가치를 가진다. 그래서 어느 문화권의 전통음식이라도 좋고 나쁨은 없다. 그 전통음식 자체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이 현지에서 그 문화와 환경을 존중하는 것이다. 

 

홍어, 엿, 콩나물밥, 두부전... 모두가 우리에겐 매력 있는 음식이고 건강에도 좋다. 특히 이국에 살면서 지금 없어서 못 먹는 걸 생각하면 세계 모든 이의 전통음식이 갖는 가치를 이해하기 쉽다. 그래도 뒤끝이 남는데... 콩나물밥, 두부전은 여전히 의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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