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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단상

영국 정계의 벽, 한인들의 도전기

hherald 2026.05.11 16:39 조회 수 : 10

지난해 타계하신 재영 칼럼니스트였던 권석하 씨의 에세이 중 제목이 <연봉 1,500만 원 영국 지방의원 매일 야근하고도 즐거운 이유>라는 글이 있다. 바로 카운슬러 Councillor라 부르는 지방의회 의원에 대한 것으로 카운슬러 하기 보통 힘든 게 아니라는 내용의 글이다. 그는 카운슬러들의 세비가 연봉으로 쳐서 평균 1만 파운드에 불과(당시 환율로 계산해 1,500만 원이라 했다)한데 '일이 보통 많은 게 아니'어서 '투입되는 시간과 업무의 강도에 비하면 거의 자원봉사'를 하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영국 정치인들은 권한도 없고 특권도 없'는데다 '사명감 없이는 할 수 없을 정도로 영광도 없이 고달프기'에 '영국 정치를 잘 아는 교민들 사이에서'는 “왜 영국 정치인들이 정치를 하는지 모르겠다”는 말이 나온다고 했다.

 

그런데 이분이 그렇게 힘들고 고달프다는 영국 지방의회 카운슬러가 되려고 재영한인으로서는 처음으로 구의원 선거에 나섰던 인물이다. 2010년에 권석하 씨가 킹스턴에서 자유민주당 Liberal Democrats Party 소속으로 도전했다가 아깝게 고배를 마셨다. 그렇지만 그의 이러한 첫 도전이 8년 뒤 2018년 고인의 딸인 권보라 씨가 영국에서 한인 최초로 선출직 정치인으로 당선되는 역사를 쓰는 바탕이 된다.

 

재영한인들의 카운슬러 도전 역사는 2010년 선거의 권석하 씨가 처음이다. 2014년에 재영한인유권자연맹의 회장과 간부로 있던 하재성, 김미순, 김인수 씨 등 모두 3명의 한인 후보자가씨가 당시에는 연립집권당이었던 자유민주당 공천으로 킹스톤에 출마했다. 당선 기대가 높았지만, 당시 극우 성향의 영국독립당이 갑자기 부상하면서 표가 분산되고 3명의 한인 후보 모두 좌절했다. 재영 한인들은 "영국 정계의 높은 벽을 실감하게 했지만, 나름대로 가능성을 보았다"라는 평가로 아쉬움을 달랬다.

 

2018년 선거에서 마침내 한국계 인사들이 처음으로 구의회에 입성한다. 앞서 말한 권보라 씨가 노동당 소속으로 런던 해머스미스 지역에서 당선됐고 지난 선거에서 고배를 마셨던 하재성 씨가 킹스톤에서 당선됐다. 그런데 노동당 강세 지역인 맨체스터에서 보수당으로 출마한 박지현, 조국성 씨는 아쉽게 탈락했다. 그리고 2022년 선거에서는 권보라 씨가 재선되고 뉴몰든에서 박옥진 씨, 김동성 씨가 당선돼 3명의 한국계 구의원을 배출했다.

 

마침내 2026년에는 무려 5명의 한인 구의원이 나왔다. 3선의 권보라 의원, 재선의 박옥진, 김동성 의원 그리고 새 인물 조솔, 임혜정 의원이 주인공이다. 역사를 새로 썼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인데 무엇보다 이번에 젊은 피가 흘러 더 고무적이다. 영국 정계의 높은 벽에 처음 도전한 것이 16년 전, 높이를 실감했다던 것이 12년 전, 결국 오른 것이 8년 전인데 영국 정계의 벽을 오르는 한인들의 도전기가 오히려 이제 진짜 시작되는 느낌이다. 더 높다는 벽도 이쯤 되니 그다지 높아 보이지 않으니 말이다. 그곳에 오른 한인이 벌써 기다려지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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