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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단상

러시아 모스크바와 북한 평양을 잇는 직항 항공을 러시아 노드윈드(Nordwind)항공이 27일부터 운항한다. 비행시간은 약 8시간. 지금까지 모스크바에서 평양에 갈 때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까지 비행기를 타고 간 뒤 기차를 타고 평양에 도착해야 했다. 그래봐야 제아무리 러시아인이라 해도 북한 여행은 단체 관광밖에 없으니 직항 비행기가 날아도 승객 구성에 별 변화는 없을 거란 전망이다.

직항 소식은 모스크바와 평양을 잇는 직통열차가 지난 6월에 5년 만에 다시 개통됐다는 소식에 이어 나왔다. 이 노선은 코로나로 5년 동안 운행되지 않았다. 그러다가 다시 개통했는데 이 역시 러시아에서 북한으로, 개인적으로 올 수 있는 러시아인은 극히 제한되기에 개통 후 첫 열차에는 북한 승무원들만이 평양역에 도착했다고 한다. 어쨌든 북한과 러시아는 하늘과 땅이 직통으로 다 열린 셈이다.

 

평양 모스크바 간 열차는 1만여㎞로 세계 최장 노선이다. 8일 동안 달린다. 기차 타고 유럽으로 가는 노선이다. 3차례의 남북 정상회담과 판문점 선언, 평양공동선언 등이 이루어지며 남북 간 대화와 협력이 활발하게 진행됐던 2018년, 서울에서 열차 타고 유럽 여행 가는 꿈을 꾸게 했던 그 기찻길이다. 서울역 기차표를 사는 창구에서 어느 4인 가족이 "런던으로 가는 표 네 장 주세요" 하면 되는 모습이 그려졌다.

과거 서울역에서 바로 이 기차를 타고 유럽으로 갔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 참가한 손기정은 이 기차를 타고 갔다. 서울역 - 원산 -두만강 - 블라디보스토크 - 시베리아 횡단열차 - 모스크바 - 바르샤바 - 베를린으로 이어지는 기찻길이다. 지금이라도 한국에서 출발한 기차가 북한을 거쳐 중국, 만주, 몽골 등 방면으로 갈 수 있다. 넓은 지역 곳곳에 있는 철길은 어디서든 시베리아 횡단열차와 만나서 유럽으로 가게 된다. 서울역에서 "암스테르담으로 가는 표 한 장 주세요"하는 것이 금방이라도 가능할 듯했는데 2018년의 꿈은 그해 말쯤부터 남북대화가 결렬되면서 냉각되고 훈풍이 불던 유라시아 철도도 얼려버렸다. 

 

지금도 서울역에서 베를린까지 기차로 갈 수 있다. 찾아보니 서울역에서 열차로, 동해시로 가서 배를 타고 블라디보스토크에 가면 모스크바행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타면 된다. 
지금도 간혹 떠올리는 꿈의 유라시아 철도 노선은 런던 - 파리 - 브뤼셀 - 베를린 - 바르샤바 - 모스크바 - 울란바토르 - 베이징 - 평양- 서울 - 부산. 
영국 런던에서 대한민국 부산까지 이어지는 기찻길. 대한민국이 육상 실크로드의 기착지가 되는 것이 막연한 꿈이 아니라 잡을 수 있는 꿈,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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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코리아타운의 마지막 신문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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