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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단상

피서법

hherald 2026.07.13 16:55 조회 수 : 7

에어컨이나 선풍기가 없던 시절, 부채를 사용하고, 개울에 발 담그고, 죽부인 끼고 자던 시절에 더위는 건강과 직결된 문제였다. 무더위에 시달리면 질병에 걸리기 쉽다. 의학이 발달하지 못한 옛날에는 더위에 들면 다른 병으로 발전해 몸을 해치기 때문에 여름철에 더위를 막는 것이 큰 일이었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한겨울인 정월 대보름날부터 더위를 피할 궁리를 했다. 매서 賣暑, 더위팔기. 남에게 더위를 파는 거다. 대보름날 아침 일찍 일어나 친구를 찾아가 이름을 부른다. 친구가 무심코 대답하면 "내 더위 사가라" 하고 소리친다. 이렇게 자신의 더위를 친구에게 파는데 사실, 덤터기를 씌우는 게다. 이런 세시풍속이 있을 만큼, 여름 뙤약볕 밑에서 농사일을 해야 하는 서민들에게 더위팔기는 피서의 개념과는 다른 생존의 느낌이 어려있다.

 

피서 避暑. 여름철에 더위를 피하여 시원하게 지내는 걸 말한다. 그런데 예나 지금이나 피서에는 양극화가 있다. 돈이 많이 들어도 해외로 출국해 유명한 해변의 특급 호텔, 리조트 같은 비싼 휴양 시설에 머무는 이들이 있고 '도심 피서'라고 동네 바닥분수나 물놀이장을 찾거나 싸게 여름을 날 방법을 찾는다. 한국에서도 코엑스, 에버랜드 같은 곳이 서민들의 휴가지 1·2위를 차지한다고. 옛날에도 물에 발 담그고 한시 쓴다는 핑계로 술 마시던 양반들 있고 그 시간에 땡볕에 농사 짓던 서민들 있었다. 

 

여름 휴양지의 대표 격인 뜨거운 해변으로 가던 피서도 요즘은 트랜드가 바뀌어 쿨케이션(cool '시원한'과 vacation'휴가'를 합친 신조어)이라고 냉대기후의 국가나 상대적으로 추운 지역으로 떠나는 여름 여행이 유행이다. 그런데 추운 곳이라고 찾은 노르웨이 북극권과 핀란드 등지에서도 30도를 웃도는 기온이 심심찮게 나오다 보니 더 독특하고 소수만이 누릴 수 있는 쿨케이션 지역을 찾아 분주하다고 한다. 물론 일부의 이야기요, 일부만 누릴 수 있는 피서법이다.

 

정약용 선생의 유명한 피서법인 '소서팔사'도 현대 서민에게 맞춰보면 옛날 양반의 호사로 보인다는 말이 틀리지 않는다. 정약용 선생은 시 詩로 여덟 가지 피서법을 소개했는데 솔밭에서 활쏘기, 느티나무 아래에서 그네 타기, 넓은 정각에서 투호하기, 숲속에서 매미 소리 듣기, 대자리 깔고 바둑 두기, 연못의 연꽃 구경하기, 비 오는 날 한시 짓기, 달밤에 개울가에서 발 씻기 등이다. 지금에야 따라 하기 쉽지 않다. 그래도 그나마 백 퍼센트 양반의 호사로만 보이지 않는 것이 일단 모든 피서법이 멀리 가지 않아도 할 수 있다는 것. 덜 비싼 쿨케이션으로 보이긴 한다.

 

정조 임금은 어딜 가지 말고 있는 자리에서 시원하다고 생각하며 책을 읽으라고 하셨다. 임금은 “더위를 피해 더 서늘한 곳을 찾으면 그곳에서도 결국 견디지 못한다. 만족할 데가 없다. 지금, 이장소에 자족하면 여기가 제일 서늘한 곳이다."라며 "더위를 물리치는 데는 책 읽기가 최고다. 책을 읽으면 몸이 치우치지 않고 마음의 중심이 선다. 그래서 바깥 기운(더위)이 들어오지 못하게 된다”고 했다. 아무렴요.

 

하기야 자연의 현상인 여름 더위를 우리가 어쩌랴. 단지 어떻게 슬기롭게 대처 하느냐가 우리 몫이다. 피서의 성공 여부는 우리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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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코리아타운의 마지막 신문쟁이

나름이며 우리 느끼기 나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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