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성 연구 기관에서 만 명 넘게 조사를 해보니 지금까지 열정적 사랑(passionate love)을 두 번 이상 경험했다는 사람이 58%가 넘었다. 한 번도 열정적인 사랑을 경험한 적이 없다는 사람이 14%. 따라서 '운명적인 한 사람'을 만나 사랑하고 끝까지 가는 경우가 28%에 불과하다는 말이다. 연구소가 내린 결론은 "지난 사랑은 잊어라…평생 두 번 이상 열정적 사랑에 빠진다"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는 넘쳐나지만, 평생 몇 번 사랑에 빠지는지 묻는 연구는 많지 않다. 통상 '세 번의 사랑 이론'이 유명하다. 물론 사랑에 세 번 빠져도 여전히 혼자일 수 있듯 개인차가 있지만 우리가 살아가면서 보통 세 번 사랑에 빠지게 된다는 거다. 자기 계발 프로그램 등에서 정의하는 '세 번의 사랑 이론'을 정리하면 이렇다.
우선, 가장 먼저 찾아오는 '첫사랑'.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 믿지만 남들의 시선이 더 중요하니 표면적인 관계가 대부분이다. 깨진 상실감이 크지만, 회복도 빠르다. 두 번째로 찾아오는 '격정적인 사랑'. 이제 사랑이 뭔지 좀 알겠다 하는 관계. 상대를 이상적인 파트너로 만들려고 애쓰는 동시에, 자신을 상대가 원하는 이상적인 모습에 억지로 맞추려고 하다 보니 롤러코스터 같은 사랑이다. 끝날 때 겪는 상실감은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럽다. 그런데 이를 통해 성장하고 진화한다. 우리 인생의 마지막이 되는 '무조건적인 사랑'은 격정적인 사랑의 상처를 다 치유했을 때 비로소 찾아오는 인연이다. 어디선가 갑자기 나타난 이 사랑은 밀당이나 심리전이 없고 편안하다. 상대의 모든 것, 그의 결점과 모든 미묘한 면까지도 온전히 받아들이니 장애물이나 난관에 부딪혀도 함께 극복한다.
물론 세 번의 사랑 이론은 어디까지나 평균적인 수치일 뿐, 사람마다 각자의 사랑 횟수, 이야기가 있고, 그 느낌도 저마다 고유하다.
어떤 연구를 보면 사랑에 빠지는 것은 0.2초. 뇌 과학적으로 0.2초 만에 빠진 사랑의 도파민이 지속되는 기간은 대략 18~30개월 정도. 이 기간을 지나면 화학적 작용이 줄어든다니 2년 반도 못가 시들해진다는 말이다.
그래서 여기서 '사랑의 기술'을 알려주고자 한다. 물론 내가 아니라 에리히 프롬이 알려주는 거다.
당신은 왜 사랑을 배우지 않는가? 사랑은 배워야 하는 기술이다.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행동이다. 예를 들어 꽃을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꽃에 물을 주는 것을 잊어버리면 꽃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사랑은 말이 아니라 구체적인 배려와 책임이라는 거다.
사랑에 빠지는 것은 사랑이 아니다. 사랑에 빠졌을 땐 누구나 잘 한다. 설렘이 사라지고 상대가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에도 계속 선택하고 배려하는 것이 사랑이다.
때아닌 사랑 타령이 됐는데 결론은 운명적인 사랑은 없다는 거다. 노력하고 만들어 가자는 말이다. 안 그러면 누굴 만나도 어차피 시들해지는 게 사랑인데 행여나 하는 기대로 올지 안 올지 모를 다음 사랑 찾지 말고 있을 때 잘하라는 말이다.
헤럴드 김 종백
런던 코리아타운의 마지막 신문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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