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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단상

노동절

hherald 2026.04.13 17:11 조회 수 : 6

5월 1일 노동절 Labour Day이 올해부터 전 국민 휴일이 됐다. 1963년 ‘근로자의 날 제정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후 63년 만에 법정 공휴일로 지정된 것이다. 1994년부터 유급 휴일로 법제화했지만 쉴 수 있는 대상이 '근로자'인지라 공무원, 교사, 택배 기사 등에게는 휴일이 없었다. 지난해 '근로자의 날'에서 '노동절'로 이름이 바뀌고 전 국민이 쉴 수 있는 휴일이 됐다. 절 節이 붙는 날은 국경일로 지정된 3.1절, 제헌절, 개천절, 광복절 4개뿐이었는데 올해부터 노동절 勞動節이 추가됐다. 행사 많고 휴일도 많아서 바쁜 5월에 쉬는 날이 하루 더 많아졌다.

 

일제강점기에도 한국인들은 5월 1일을 기념했고 노동절, 메이데이 May Day 같은 명칭을 사용했다. 메이데이를 '메-데'로 줄여 부르며 1923년부터 노동절을 기념했다고 한다. 세계 역사를 들여 보면 1889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인터내셔널 창립대회는 5월 1일을 국제적인 '노동자 연대의 날'로 공식 선언했고 세계 최초의 메이데이 행사가 열린 것은 1890년 5월 1일이다.

 

한국에서는 조선 시기인 1923년 5월 1일 첫 번째 노동절 행사를 개최하였다. 그런데 소파 방정환이 처음 어린이날을 지정한 것이 1923년 5월 1일이었다. 방정환은 '1일'이 새출발의 의미가 있어서 그렇게 정했다는데 조선총독부 눈에는 하필 5월 1일 노동절을 어린이날로 하는 것이 불순하게 보여 일본의 어린이날과 같은 5월 5일로 바꿔 1927년 '5월 5일 아동보호일'을 제정한다. 그래도 일제강점기 내내 노동절은 5월 1일이었고 노동절 행사는 조선노농총동맹이 주도했다. 5월 1일이 명절 같은 분위기였다고 한다.

 

그러다 해방 후 자유당 정권 시절 어용 노조인 대한노총(대한노동조합총연맹)은 5월 1일을 3월 10일 노동절로 변경했다. 그리고 민주공화당의 전신인 국가재건최고회의는 1963년 노동절이라는 이름을 '근로자의 날'로 바꾸었다. 노동이라는 용어가 사회주의적 색채를 띤다며 근면하게 일한다는 의미의 '근로'로 명칭을 변경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처럼 명칭과 날짜가 바뀌는 것이 노동절의 본래 의미를 훼손한다고 반발이 끊이질 않았다. 5월 1일 노동절 되찾기 위한 운동인 셈이다. 5월 1일이 다시 근로자의 날로 돌아온 것이 1994년으로 문민정부가 출범한 뒤다.

 

근로자의 날의 공식 명칭이 노동절로 원위치 한 건 지난해다. OECD 38개국 중 34개국에서 노동절을 공휴일로 지정하고 있다는데 우리나라에서 이제야 '5월 1일 노동절'의 의미가 제자리를 찾았다고 하겠다.

일제강점기 1923년부터 기념했던 노동절, 실로 100년 넘게 파란만장한 수난사를 겪었으니 더 애틋하다. 노동절의 우여곡절에는 노동자의 지위에 대한 우여곡절이 고스란히 배어있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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