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는 이달 말 발표할 가을 예산안에서 최저임금(국가생활임금 National Living Wage : NLW)을 시간당 12.7파운드로 현재 12.21파운드에서 4% 이상 인상할 예정이다.
영국의 최저임금은 올해 4월에 시간당 11.44파운드에서 12.21파운드로 6.7% 인상한 바 있다. 여기에 4%가 더해지는 셈이다.
그런데 최저임금을 이처럼 인상하면 주 40시간 일하는 근로자의 연봉이 약 2만 5,380~2만 6,420파운드가 되는데 이는 대졸자 초봉이 2만 5,726파운드와 같은 수준이 된다. 영국에서 최저임금을 받고 슈퍼마켓에서 주40 시간 일하는 노동자의 연봉과 영국 전문 서비스직의 대졸 신입 연봉이 비슷하다 보니 대졸자보다 비숙련 노동자에게 더 큰 보상을 주는 구조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최저임금이 ‘좋은 일자리’로 꼽히는 금융·법률 서비스 기업의 연봉과 맞먹는 수준이 되면 채용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거란 우려가 나온다.
현지 학생고용연구소에 따르면 금융, 전문 서비스 분야 대졸자 연봉은 최저 2만 5 726파운드, 중간 3만 3,000파운드, 최고 6만 5,000파운드이다. 법조계 채용 정보 사이트 ‘챔버스 스튜던트’에도 2025년 일부 중소 로펌의 대졸자 초봉이 영국 정부가 계획한 최저 시급 12.70파운드로 계산한 연봉보다 낮거나 비슷한 수준이었다.
영국 정부는 “최저임금이 중위 임금의 3분의 2가 돼야 한다는 목표 유지를 위한 조치”라고 밝혔지만, 금융권과 법조계에서는 '대졸 신입사원들이 왜 학자금 대출까지 떠안고 대학을 다녀야 하느냐’라는 회의감으로 '흥미를 잃는 이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한다.
텔레그레프는 "학자금 대출 없이도 바에서 일하면서 같은 돈을 벌 수 있다면 왜 굳이 학자금 대출 수만 파운드를 받고 법조계나 금융계에 들어가 고된 노동을 하겠나?"라고 반문했다.
노동당 정부는 경제 활성화와 인플레이션 대응을 이유로 최저임금 인상을 적극 추진해 왔다.
영국 기업들의 견해는 “최저 임금이 더 오른다면 국민 보험료 고용주 부담금 인상, 신입 직원 노동권 강화 추세 등 기존 부담에 더해져 젊은 신입 직원 채용이 ‘고위험 사업’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인헤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