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은 유럽의 범죄 수도라는 오명을 얻게 됐다.
런던이 휴대전화 절도의 `성지`가 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NYT는 영국 경찰을 인용해 최근 몇 년간 런던에서 발생한 전체 범죄 건수는 감소했지만, 스마트폰 절도는 오히려 증가해 지난해 도난 사건의 약 70%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커졌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런던에서 도난당한 휴대전화는 8만 대에 달했다.
런던에서 휴대전화 절도 범죄가 많아진 것은 예산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경찰 예산이 감소해 경찰력이 줄자 경범죄 수사보다 중범죄에 집중하면서 휴대전화 절도범 같은 경범죄가 늘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2018년 등장한 전기자전거가 절도범의 도주를 쉽게 만들어 기승을 부린다는 것이다.
절도범들은 얼굴을 가리는 복면과 모자를 쓰고 전기자전거를 이용해 길을 걷는 사람들의 손에서 휴대전화를 재빠르게 낚아채 도망가는 수법으로 범행을 일삼고 있다. 교통이 복잡해 경찰 추적이 힘들다는 점도 일조한다.
이처럼 대담한 길거리 절도 범죄가 많아지자, 런던이 '유럽의 범죄 수도'라는 불명예를 안게된 것이다.
훔친 휴대전화의 일부는 영국 내에서 판매됐지만 대부분 중국과 알제리로 보내진다. 중국에서는 최신 기종이 무려 5,000달러에 판매되기도 한다.
경찰은 애초 이런 휴대전화 절도가 급전을 노린 잡범의 소행이라고 판단했는데 지난해 말 휴대전화를 도난당한 한 여성의 신고로 히스로 공항 인근 창고 홍콩행 상자 안에 도난당한 아이폰 1,000여대를 무더기로 찾아내면서 휴대전화 절도가 질 낮은 길거리 범죄가 아니라 산업화했다고 판단했다.
이후 경찰은 총기·마약 전문 수사팀까지 총동원해 휴대전화 절도범을 쫓고 있다. 최근 런던 경찰청은 북런던의 한 중고폰 매장을 급습해 도난 휴대전화 2천여 대와 현금 20만 파운드를 압수한 바 있다.
경찰은 “휴대전화는 이제 현금과 다를 바 없는 범죄 대상”이라며 길거리에서 무방비로 휴대폰을 사용하는 행동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한인헤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