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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흔히 혈당 문제라고 하면 “혈당이 높다”, “당뇨가 온다” 정도만 떠올립니다. 그래서 무조건 혈당을 낮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SNS에서는 단식, 저탄수화물, 간헐적 단식 이야기가 넘쳐납니다. 마치 혈당은 낮을수록 건강한 것처럼 들릴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인체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진료실에서 정말 무서운 상태는 오히려 저혈당으로 무너지는 사람들입니다.

컴퓨터나 기계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안정적인 전압이 필요한 것처럼 두뇌는 안정적인 포도당 공급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굶었다가 왕창 먹는 방식”이 아니라 일정하고 안정적인 공급이 필요한 것입니다. 전압이 50볼트가 되었다가 500볼트가 되었다가 마음대로 왔다 갔다하면 기계가 맛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혈당 조절이 흔들리기 시작하면 사람은 단순히 배가 고픈 수준을 넘어섭니다.

처음에는 가볍게 시작됩니다. 특히 두뇌가 첨예하게 혈당에 먼저 반응하는 것이 두뇌의 꾸준한 혈당 요구량이 다른 장기와는 비교도 안되게 높기 때문입니다. 
집중이 잘 안 되고, 약간 예민해지고, 손이 떨리고, 불안하고, 식은땀이 나고,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허기가 심해지고 단 음식이 미친 듯 당깁니다. 어지럽고 멍하고 머리가 안 돌아갑니다.

조금 더 진행되면 신체 전체가 흔들립니다. 메스꺼움, 현기증, 두통, 시야 흐림, 손발 차가움, 식은땀, 심계항진, 탈진감이 나타납니다. 어떤 분은 “곧 까무러칠 것 같다”고 표현합니다.

 

감정 조절 장애, 치매로의 급행 열차

 

혈당 조절때문에 사람 자체가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성격인가 인격 파괴인가 유전인가 하는데 생물학적인 문제로 유발된 것입니다. 감정 조절이 무너지고, 작은 자극에도 폭발하고, 공격적이 되고, 충동적이 됩니다. 외부적인 요인이 없는데 정서적으로 힘들거나 정신 질환이 있다고 여겨지는 분들은 하루 종일 혈당 조절이 잘되고 있는지, 갑상선은 괜찮은지부터 검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바입니다. 두뇌 능력이 떨어졌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혈당이 떨어지면 두뇌 기능에는 치명적이기 때문에 평소에는 온순하고 이성적인 사람도 갑자기 분노하고 소리를 지르고 싸움을 벌입니다. 이유도 별것 아닙니다. 식사 때가 늦어졌다는 이유로 서운하다 역정을 내고 밥상을 엎기도 합니다. 제 지인은 시누와 어디 같이 다녀왔는데 이제서야 밥을 짓기 시작한다는 이유로 영원히 회복할 수 없는 관계가 되었다고 합니다. 정상 혈당이었으면 누가 나를 위해 식사 준비를 하는 것만으로도 고마워할텐데 저혈당 상태에서는 이렇게 본인의 생물학적 요구가 급박하기에 남을 생각할 여지가 없습니다.

실제로 저혈당 상태에서는 두뇌의 고차원 기능이 흔들립니다.
판단력, 억제력, 감정 조절 능력이 떨어집니다. 생존 위기에 있기 때문에 고차원 두뇌 피질 보다는 좀 동물적인 면에 가까운 부위가 발현됩니다. 이런 상태에서는 아드레날린과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어 생존 모드를 작동합니다. 이런 호르몬은 직접적으로 두뇌를 위축시키는 효과가 있어서 연료 부족에 스트레스 2중 파괴 효과가 생깁니다. 

다행히 온순한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민폐는 덜끼치는 대신 차 안에도, 핸드백 안에도, 사무실 서랍에도 간식을 숨겨두는 현상을 볼 수 있습니다. 같이 여행갔다가 밥 먹었는지 얼마 안되었는데 제대로 구경도 못하고 계속 먹을 것만 찾아 당기다가 돌아왔다고 불평하는 경우를 보는데 친구가 혈당 조절 안되고 저혈당으로 떨어져서 그런 것 입니다. 계속 자주 먹을 것을 찾는 사람을 보며 저렇게 식탐이 심할 수가 놀라는데 혈당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몸과 두뇌가 에너지가 떨어지고 공포 상태에 들어가기 때문에 본인이 조절할 수 없는 상태인 것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혈당 문제가 비만인 전용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마른 사람 중에도 심한 혈당 불안정 상태가 매우 많습니다. 아직도 사람들은 마른 상태를 건강과 직결하는 경향이 있는데 실제 임상은 그런 연관성이 없으며 특히 동양인은 마른 비만, 내장 비만, 마른 당뇨, 마른 중풍이 정말 많기 때문에 말랐다고 자부하거나 안심했다가 더 크게 당할 수 있습니다. 


고혈당은 당뇨의 마지막 종착역

 

많은 사람들이 큰 착각을 합니다. '저는 오히려 저혈당인데 당뇨 반대 아닌가요?' 라고 묻습니다. 실제로는 당뇨의 스텝을 착착 밟고 있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혈당 숫자가 아닙니다.
세포가 포도당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점이 근본 원인입니다. 
당을 연료로 사용해서 에너지화 하는 세포 능력이 저하되었기 때문에 유튜버 아저씨들이나 인플루언서 언니들이 자신있게 말하는 처럼 곡기를 끊고 당을 제한한다고 당뇨가 해결된다거나 하는 일은 없습니다.

세포 기능 저하 -> 에너지 부족 -> 고혈당 (당을 못씀) -> 고인슐린 -> 저혈당 -> 극허기 -> 초 고혈당 -> 초 인슐린 과다 -> 초 저혈당 -> 극극 허기 상태의 악순한이 계속 되면서 췌장이 파괴되고 인슐린이 완전히 고갈될때까지 많은 사람들이 저혈당 상태에서 생존합니다.   

몇년간 사람들은 극심한 허기, 불안, 피로, 감정 기복, 폭식 충동을 겪습니다. 혈당은 급격히 올랐다가 급격하게 떨어지는 것을 반복하고, 생물학적 안정성은 점점 무너집니다.

무조건 혈당만 낮추겠다는 접근은 그래서 위험할 수 있습니다. 최근 유행하는 간헐적 단식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현실에서는 “간헐적 단식”이 아니라 “간헐적 폭식”으로 흐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굶고 버티다가 한 번에 몰아먹고, 혈당이 급등락하고 인슐린은 솟구치고 몸은 더 불안정해집니다. 고혈당은 당뇨로의 완성에서 가장 늦게 나타나는 증상임에 유의하십시오!  

 

런던한의원 원장 
류 아네스  MBAcC, MRCHM

 

대한민국 한의사
前 Middlesex 대학 부설 병원 진단학 강의
The Times선정 Best Practice crite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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