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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칼럼- 신언서판 身言書判

hherald 2018.09.10 19:53 조회 수 : 35

 

 

한 사람이 경험할 수 있는 역사는 백년을 넘기지 못합니다. 물로 노아이전 시대는 천년 가까운 삶을 살았지만 21세기에서는 백년을 살아도 장수했다는 소릴 듣게 됩니다. 역사 중에서 자신이 살면서 겪어온 시간이 가장 긴 역사로 느껴집니다. 나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조선 500년의 역사에 대해서는 한 문장으로 무리 없이 평가할 수 있지만 개인이 경험한 역사는 채 백년도 되지 않지만 소설 수십 권을 써낼 수 있다는 말을 하곤 합니다. 자신이 온 몸으로 경험한 역사가 세상에서 가장 길게 느껴지는 심리적 역사임을 부정할 수 없게 됩니다. 개인의 역사로는 전체 역사의 흐름을 바꿀 순 없습니다. 전체 역사에서 개인의 역사는 틈새에서 뿌리를 내리게 되며, 개인 역사의 시각으로 전체 인류역사를 해석하게 됩니다.

 

인류역사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장치는 인간이 사용해온 언어와 문자입니다. 언어와 문자는 화석화 된 것이 아니라 유기체적 생명과도 같습니다. 계속해서 바뀌고 발전하고 성장하게 됩니다. 사회학적인 표현으로 한다면 ‘언어의 진화’라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문자와 지식을 백 년 전으로 가져 갈수 있다면 그 시대 사람들은 전혀 알아듣지 못하게 됩니다. 2015년 MBC에서 방영된 10부작 웹드라마인 <퐁당퐁당 LOVE>는 언어 사용에 큰 의미를 부여해 주었습니다. 물론 개인이 느끼는 드라마에 대한 평가입니다. 이 시대에 고통의 터널을 통과하고 있는 고3 수험생인 주인공 소녀는 시험 없는 세상으로 떠나고 싶어 합니다. 뜻 밖에 그녀는 세종대왕의 초기 집권시절인 조선으로 공간 이동을 하게 됩니다. 그곳에서 그녀는 하늘에서 온 천인이 됩니다. 성적이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그녀가 알았던 수학과 과학, 의학적 정보, 그녀가 알고 있는 상식적 지식은 조선의 최고 학자들에게 숭배 받을 만큼의 대단한 지식인이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소녀가 말하는 용어를 조선시대 사람들이 알아듣지 못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언어라는 것은 그 시대의 역사를 대변해 줍니다. 역사는 마치 그릇과 같습니다. 역사라는 그릇 안에는 문화가 담겨 있습니다. 문화를 통하여 역사의 형태를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문화를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역시 말입니다. 무엇을 추구하며 살았는지, 무엇을 말하였는지, 무엇이 중요한 사회적이며 개인적 이슈인지 말은 시대를 대변하는 문화 척도가 됩니다. <신언서판>이란 말이 있습니다. 중국 당나라 때 관리를 등용하는 시험에서 인물평가 기준으로 삼았던 것이 우리나라에서도 사람을 평가하는데 중요한 기준이 되었습니다. ‘신언서판’이란 몸을 나타내는 신(身), 말을 나타내는 언(言), 글을 나타내는 서(書), 행동을 나타내는 판(判), 이렇게 네 가지를 이르는 말입니다. 신(身)이란 사람의 풍채와 용모를 뜻하며, 언(言)이란 사람의 말솜씨를 뜻하며, 서(書)는 문장이며, 판(判)은 사람의 문리(文理), 곧 사물의 이치를 깨닫는 판단력을 뜻합니다. 신체가 건장해야 하고, 말은 잘해야 하고, 글은 잘 써야 하며 판단력엔 지혜로워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현대에는 신언서판의 문자적 해석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신체는 선천적 혹은 후천적 장애를 가질 수 있으며, 말을 잘 하지 못해도 정상에 서 있는 사람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손바닥 만 한 스마트폰에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기에 손 글씨가 아니더라도 수기로 필기할 때 보다 더 방대한 량의 정보를 기록할 수 있게 됩니다. 필력이 있기 위해서 펜글씨를 배웠던 것이 그리 멀지 않지만 현대엔 펜으로 글씨를 쓰는 사람은 특별한 사람 외에는 없게 됩니다. 학창시절 잉크를 한번 찍으면 천자를 쓸 수 있다는 천자 팬을 가지고 다녀야 했습니다. 가방 안에서 잉크의 쏟아짐을 방지하기 위해서 병 안에 스펀지를 잘라 넣어 쏟아짐을 방지했습니다. 그것이 그리 먼 이야기가 아니라 현 시대를 살아가는 소위 386 시대라 칭하는 사람들의 보편적으로 경험한 역사입니다.

 

몇 십 년이 지나지 않아 역사를 해석하는 것이 바뀌었습니다. 현대의 신언서판은 외형적인 것이 아니라 내면의 세계를 가꾸는 모습입니다. 장애가 있든 없든 건강한 정신과 열린 마음이 오늘날 신(身)에 해당됩니다. 언(言)은 그 사람의 인격입니다. 그래서 예쁜 여자보다는 말을 예쁘게 하는 사람이 되기를 가르칩니다. 즉 외모를 가꾸기 보다는 예쁘게 긍정적으로 말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서(書)란 전혀 다른 차원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요즘은 개인 SNS(Social Network Service)에 자신의 생각과 사상, 철학을 손쉽게 올리게 됩니다. 손 글씨로 예쁘게 써야 했던 자기 이력서 보다는 기업에서는 그 사람의 SNS로 평가하는 시대입니다. 판(判)은 신언서(身言書)에 뿌리를 둔 복합적인 인격적 열매입니다. 행동으로 옮길 수 있다는 것은 자기 정체성에서 나오는 가치관의 결정체입니다. 신언서는 세계관이 되는 가치체계를 만들고 가치체계는 다시 행동양식인 되는 판(判)을 만들어내어 그 사람의 인격이 됩니다.   

 

 

박심원 목사

예드림커뮤니티교회 공동담임
박심원 문학세계 http://seemwon.com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리스트
Email : seemwon@gmail.com
카톡아이디 : seem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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