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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영국 연재 모음

 대영박물관 10b호실에서 만난 성경의 현장

대영박물관(British Museum) 앗시리아 전시실 10b호실에 들어서면, BC 701년 산헤립의 군대가 유다의 요새 라기스를 함락시키는 ‘라기스 전투(Siege of Lachish)’의 부조가 성경 역사의 한 페이지를 생생하게 증언한다.

부조 속에서 유독 눈길을 끄는 장면은 강력한 앗시리아 궁수들 뒤편에서 주머니의 돌을 꺼내 힘차게 돌리는 ‘투석병(Slingers)’들의 모습이다. 성벽 위 유다 저항군을 향해 날카로운 탄도를 그리며 날아가는 그들의 무기는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는 단순한 돌멩이가 아니었다. 그것은 적의 갑옷을 무력화시키는 고대 전쟁의 핵심 ‘탄도 병기(Ballistic weapon)’였다. 고고학은 이 ‘물맷돌’이 고도로 규격화된 살상 무기였음을 우리에게 가르쳐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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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시리아 제국은 기원전 8~7세기 고대 근동을 제패한 최강의 군대였으며, 이들의 군사적 특징은 무기의 표준화(규격화)전문 투석병 보병대의 운용이었다.  본 칼럼에서 소개한 여리코(Jericho)에서 북서쪽으로 약 11km 떨어진 요르단 계곡 요충지에 위치한 ‘키르벳 아우자 엘-포카(Khirbet 'Aujah el-Foqa)’ 유적은 철기 시대 II(기원전 9~8세기, 분열왕국 시대)의 요새화된 도시이다. 대규모 발굴 과정에서 방어용 성벽(합각벽, Casemate wall)과 함께 수많은 투석 돌(Slingstones)희귀한 바이코니컬(Biconical, 양끝이 뾰족한 원추형) 점토 투석탄이 출토되었는데, 유적의 파괴 혹은 급격한 폐기 시점은 BC 701년경 앗시리아의 산헤립(Sennacherib) 왕이 남유다와 주변 지역을 침공했던 시기와 맞물린다.]

 

1. 고고학이 증명하는 투석구의 위력과 정교함

성경 시대의 투석병들은 결코 우연에 기대어 돌을 던지지 않았다. 최근 이스라엘 요르단 계곡의 '키르벳 아우자 엘-포카(Khirbet 'Aujah el-Foqa)' 유적에서 발견된 유물들은 이 무기가 얼마나 체계적으로 준비되었는지를 고고학적으로 입증한다.

규격화와 전문성: 아우자 엘-포카의 성벽 카제메이트(Casemates)와 파괴층(Area A, B)에서는 26개의 구형(Spherical) 석제 투석구가 발견되었다. 이들은 단순히 시냇가에서 주운 돌이 아니라, 플린트(Flint), 처트(Chert), 그리고 단단한 석회암(Hard limestone) 원석을 정교하게 두드리고 깎는 ‘세심한 타격(Careful battering)’ 과정을 통해 300~400g 사이의 일정한 무게로 표준화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이곳에서는 매우 드물게 발견되는 ‘바이코니컬(Biconical) 형태의 점토 투석구(Basket 2215-럭비공 모양 또는 도토리 모양)’가 출토되었는데, 이는 공기역학적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고도의 전문적 제작 기술이 반영된 결과이다.

살상력의 근거: 기원전 701년 앗시리아가 유다 왕국을 침공한 라기시(Lachish) 전투 현장에서 출토된 수천 개의 앗시리아 군대 투석구는 플린트(부싯돌) 등을 정교하게 깎아 만든 대략 테니스공 크기(지름 6~7cm), 무게 300~400g 선의 묵직한 돌들이었다.

앗시리아의 전문 투석병들은 이 묵직한 돌을 시속 100~150km 이상의 속도로 날려 성벽 위의 수비대를 타격했다.

준비된 방어: 아우자 엘-포카 성벽 파괴층에서 발견되어 고고학계를 놀라게 한 바이코니컬(Biconical) 점토 투석탄의 실제 스펙은 길이 5.8cm, 무게는 고작 41g이었다.

이 도토리 모양의 41g짜리 구운 점토탄은 공기역학적으로 회전(자이로 효과)하며 날아가기 때문에, 중량은 가볍지만 엄청난 초속도(시속 150~180km 이상)얻어 거리의 적을 정확하게 저격할 수 있는 '하이테크 저격용 무기'였다(베냐민 지파 700명이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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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하게 다듬어진 구형(Spherical) 석제 투석구 – 사진은 ‘투석구’가 단순한 자갈이 아니라 플린트(부싯돌)나 단단한 석회암 원석을 '세심한 타격(Careful battering)' 공법으로 깎아내어 일정한 크기와 300~400g 안팎의 균일한 무게로 맞춘 철기 시대의 표준화된 석제 투석구들임을 알 수 있다. 대영박물관 등에 소장된 이 유물들은 고대 군대가 무기를 얼마나 체계적으로 규격화했는지 증명한다.]

 

 

2. 성경 속의 특수부대: 베냐민 지파의 왼손잡이 700명의 투석병은 이러한 고고학적 배경 위에서 아주 특별한 투석병 집단이었음을 알 수 있다. 사사기 20:16에 이스라엘 내전 중 등장한 베냐민 지파의 용사들이 기록되어 있다.

“이 모든 백성 중에서 뽑힌 칠백 명은 다 왼손잡이라 물매로 돌을 던지면 머리카락 하나도 맞히고 빗나가지 아니하는 자들이더라” (사사기 20:16 ESV)

 

머리카락 하나도 맞히고 빗나가지 않는(Sling a stone at a hair and not miss) 이들의 실력은 오늘날의 특수부대급 저격병에 비견된다. 오늘날의 관점에서 볼 때, 이들의 놀라운 정확도는 단순히 ‘타고난 천재성’의 산물만은 아님을 알 수 있다. 이는 수천 번, 수만 번의 투석구를 돌리는 지루한 반복과 치열한 훈련을 통해 얻어진 ‘숙련된 전문성’을 갖고 있었다.

 

3. 다윗의 승리: 우연이 아닌 준비된 전문성

우리는 흔히 다윗이 골리앗을 이긴 사건을 ‘어린 소년의 운 좋은 한 방’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고고학자의 안목으로 사무엘상 17장을 보면, 그 안에는 철저히 준비된 전문성이 숨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윗이 시내에서 고른 ‘매끄러운 돌 다섯 개’는 숙련된 투석병의 안목이 반영된 선택이었다. 다윗은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고 비행 궤적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최적의 돌들을 선별한 것이다. 다윗은 목동으로서 매일같이 양 떼를 노리는 사자와 곰을 쫓기 위해 투석구를 돌렸다. 그에게 투석은 생존이었고, 일상이었으며, 반복된 습관이었다.

골리앗을 쓰러뜨린 그 결정적인 한 발은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요행이 아니었다. 광야의 적막 속에서 매일같이 물매를 돌리며 깎아온 다윗의 ‘거룩한 습관’이 하나님의 도우심과 만나 터진 비전의 성취였다. 하나님은 다윗이 연마한 그 ‘준비된 전문성’을 거룩한 도구로 삼아 이스라엘을 구원하셨다.

 

4. 신앙적 적용: 반복과 습관이 만드는 비전의 성취

그리스도인의 삶에서 비전과 기적은 일상의 훈련이라는 토양 위에서 꽃을 피운다. 시속 180km의 폭발적인 속도는 작은 팔의 근육을 수만 번 반복해서 움직였을 때 비로소 만들어진다. 그리스도인은 자신이 부름받은 분야에서 투석병과 같은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세상을 다스리고 정복하라는 하나님의 ‘문화적 사명(Cultural Mandate)’을 완수하는 길임을 알 수 있다.

하나님의 섭리는 우리의 노력을 배제하지 않는다. 하나님은 당신의 목적을 이루시기 위해 훈련된 사람의 손을 사용하신다.

 

비전을 이루는 3단계 습관 원리

1). 작은 일에 충성: 들판에서 양 한 마리를 지키기 위해 물매를 던졌던 다윗처럼, 지금 내게 맡겨진 보이지 않는 일상의 작은 과업에 정성을 다해야 한다.

2). 반복을 통한 숙련: 아우자 엘-포카의 돌들이 세심한 타격을 통해 표준화되었듯, 영적 훈련과 자기 계발의 반복을 통해 내면의 무기를 정교하게 다듬어야 한다.

3). 결정적 순간의 순종: 평소에 훈련된 실력과 습관은 골리앗 앞에 서는 결정적인 순간, 하나님의 명령에 망설임 없이 반응할 수 있는 믿음의 밑거름이 된다.

 

결론: 당신의 물맷돌을 깎아라

성경 고고학은 우리에게 침묵하는 돌들을 통해 말한다. 승리는 하나님의 주권 아래 준비된 자의 것이라고 말이다. 아우자 엘-포카의 카제메이트 성벽 곁에서 발견된 그 작은 돌멩이들은, 누군가가 전쟁의 위협 속에서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땀 흘려 깎아낸 헌신의 흔적이다.

당신의 코 앞에 있는 인생의 골리앗이 쓰러지지 않는다고 낙심하지 마라. 당신이 오늘 하루 묵묵히 깎아가는 기도의 습관, 말씀 연구의 습관, 그리고 당신의 직업적 전문성을 위한 노력이 바로 미래의 골리앗을 쓰러뜨릴 ‘결정적인 물맷돌’이 될 것이다. 오늘 하루도 당신의 손에 들린 물맷돌을 거룩하게 깎아내기를 바란다. 하나님은 당신의 준비된 습관을 통로 삼아 당신의 삶 속에 일하실 것이다.

 

■ 무단 복제를 금합니다.
 
글쓴이 전공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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