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을 살아오면서 행복했던 시절보다는 그렇지 않았던 시절이 더 많은 것이 보편적인 사람들이 느끼는 행복에 관한 생각일 겁니다. 왜 인간은 행복하기를 바라는 걸까요? 어떻게 보면 행복에 대한 막연한 환상의 무지개를 버릴 때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결론을 얻게 됩니다. 삶 자체를 행복이라 인정하면 안 되는 걸까? 물론 삶엔 반드시 고통이 수반되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산다는 것은 마치 소가 외줄을 타는 것과 같다는 표현을 하기도 합니다. 소는 결코 외줄을 탈 수 없습니다. 발굽이 갈라졌기 때문입니다. 인생으로 살아낸다는 것 자체가 기적입니다. 삶 자체를 행복이라 인정하게 된다면 인생의 깊이는 달라질 것입니다. 행복의 뿌리는 외부의 환경이 아닌 마음의 깊이에 잠재된 마음에서 시작됩니다. 마음 깊은 곳에 뿌리를 두고 있기에 외부의 환경을 다스릴 수 있습니다.
영국은 울창한 숲이 자랑거리입니다. 한국이 영국 경제를 따라잡을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숲 환경을 앞지를 순 없습니다. 숲은 하루아침에 이뤄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영국에서 가장 큰 공원인 리치먼드 공원을 걸을 수 있다는 것은 최상의 행복을 누리는 사람들임이 분명합니다. 물론 그곳을 걸으면서도 행복을 느끼지 못하기도 할 것입니다. 오래된 고목들이 자유롭게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간혹 죽어간 고목들도 있습니다. 죽은 나무를 제거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 내버려둡니다. 그 자체가 하나의 작품이 되기도 합니다. 그 많은 나무 중에 같은 나무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지구촌에 사람의 얼굴이 비슷한 사람은 존재하지만, 완전히 닮은꼴을 가진 사람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사람뿐 아니라 나무 종류는 같을지라도 생김새는 전혀 다릅니다. 처음 싹이 돋아날 때는 나무를 분별할 수 없습니다. 나무 생을 살아내면 환경과 맞닥뜨리면서 생김새가 달라집니다.
나무 생김새가 달라지는 원인은 환경의 문제가 아니라 땅속의 환경 때문입니다. 눈으로 확인되지 않은 저 깊은 곳으로 뿌리를 내리는 과정에서 돌을 만나기도 하고 옥토를 만나기도 합니다. 뿌리는 더 깊이 내려가기 위해 에너지를 쏟아붓습니다. 그래야만 나무가 살아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뿌리 내린 만큼 세상의 환경에 적응하며 가뭄과 태풍에도 당당하게 맞설 수 있게 됩니다.
구불구불한 나무 형태를 본다는 것은 마치 그것이 땅속에 박혀 있는 뿌리 구조라 생각해도 될 정도입니다. 즉 나무는 뿌리만큼 외적 형태를 갖추게 됩니다. 나무는 한 번도 주어진 환경이 척박하다고 원망하지 않습니다. 돌이 있으면 돌이 있는 데로, 바윗덩어리가 있으면, 있는 데로 뿌리는 우회를 하여 오히려 그 바윗덩어리를 감싸게 됩니다. 우회하는 시간이 더 필요한 것이지만 결국엔 그 바윗덩어리 때문에 태풍을 이길 수 있는 강력한 힘이 됩니다.
인생도 그러합니다. 그 옛날 지혜의 왕이라 불리던 솔로몬은 그의 아들에게 교훈하기를 개미에게서 배우라 했습니다. 솔로몬 왕국은 위대했습니다. 그 왕국을 보기 위해 많은 나라에서 귀빈들이 방문하여 솔로몬의 지혜를 배웠습니다. 그러나 정작 솔로몬은 생각하기를 오히려 개미 왕국이 더 위대하다는 사실을 일찍이 깨달았습니다. 개미에게서 배울 수 있다면 충분히 나무에서도 인생을 배울 수 있습니다.
바로 행복에 관한 것입니다. 행복이란 완성품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개척해 가야 하는 정복되지 않은 불모지와 같습니다. 환경이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문제입니다. 바위 틈새에 떨어진 작은 씨앗이 불평하지 않고 한 줌 흙만으로 뿌리를 내리기 시작합니다. 물이 없기에 구름에 흩날리는 수분을 빨아들입니다. 그렇게 뿌리를 내리고 성장한 나무는 그 어느 나무보다 아름답고 오래 살아갑니다. 오히려 옥토에 떨어진 씨앗보다 더 가치 있는 나무가 됩니다.
인생이 추구하는 행복은 무지개가 아닙니다. 공산품처럼 인터넷으로 구매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타인을 모방하여 얻어지는 것 또한 아닙니다. 행복은 땅속으로 뻗은 뿌리와도 같습니다. 참 행복이란 땅이라는 환경을 탓하지 않습니다. 고통의 시간일지라도 피하지 않고 품어 자기편으로 만들어 갑니다. 좋은 환경이 되었을 때 자만하지 않고 더 깊고 넓게 뿌리를 내리는 일에 집중합니다. 행복은 배워서 터득하는 것이 아닙니다. 겸손한 삶의 태도에서 타인을 존중하고 주어진 환경을 불평하지 않고 묵묵하게 살아내는 것 그 자체가 행복의 뿌리를 깊게 내리는 진행형입니다.
행복은 보이지 않는 깊고 깊은 땅속에서 뿌리내리는 그 뿌리의 힘에서 만들어집니다. 눈으로 보이는 나무가 지탱할 수 있는 이유는 눈으로 보이진 않지만, 땅속에 뿌리내린 힘이 나무를 지탱하는 것입니다. 악조건의 환경을 이겨낼 수 있는 내면의 깊음이 결국 행복을 만들어내는 힘이 됩니다. 뿌리 깊은 나무가 악조건의 환경을 이겨내듯 내면의 힘이 모든 환경을 극복하게 하는 행복을 만들어냅니다.
내면의 힘, 외부의 환경과 악조건을 이기고 극복해 낼 수 있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