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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단상

신종코로나와 마스크 문화

hherald 2020.02.10 17:41 조회 수 : 227

중국은 물론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변 국가와 유럽에서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마스크를 못 구해 아우성치는데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일반인이 마스크를 쓸 필요가 없다고 해 대조가 된다. CDC는 병을 대처하며 '하지 말아야 할 일' 중 하나로 <마스크를 쓰지 마라>고 했다. 확진자가 많이 나온 미국에서 이런 주장이 나온 것은 감염 예방에 효과적이지 않다는 저명한 의료인의 의견에 따른 것이지만 유난히 얼굴을 가린 사람을 경계하는 미국의 문화에서 나온 권유로 보기도 한다.

 

겨울철 야외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추위와 바람으로부터 얼굴을 보호려 쓰는 '발라클라바'는 눈만 뚫어놓고 머리와 얼굴 전체를 가리는 방한모다. 스포츠웨어 장사하는 나이키에서 이 제품을 출시하자 <마치 칼을 든 강도를 미화하는 것 같다>는 비난 반응이 빗발쳐 곧 거둬들였다. 미국은 사림이 얼굴을 가리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얼굴 가린 사람을 범죄자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

 

문화가 그렇다 해도 만약 아픈 사람이 마스크를 하고 나오는 것도 안 되느냐 반문할 수 있다. 그런데 미국을 비롯해 서구 사회 인식은 아프면 집에서 쉬어야지 마스크를 쓰고 힘들게 학교나 직장에 가고 거리로 나오는 것을 좋게 보지 않는다. 뉴욕에서 마스크한 아시아 여성에게 "병에 걸린 X"이라 욕하며 갑자기 묻지마 공격을 하는 영상도 공개됐다. 뉴욕에서 마스크를 쓰는 건 당신을 공격목표로 만든다며 조심하라는 조언도 덧붙인다. 미국에서는 마스크를 쓰고 남의 집이나 건물에 실수로 들어갔다가 총 맞는 경우가 흔하다. 얼굴 가리는 걸 오죽 싫어하고 경계하면 일부 주 정부는 후드 달린 옷을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9·11 테러가 나자 미국은 보복으로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했다. 그 전쟁의 정당성을 만들고 미화시킨 구호가 <부르카로부터의 해방>이었다. 부르카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주로 사용되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천으로 꽁꽁 싼 이슬람의 여성 복장이다. 미국은 부르카가 여성을 억압하는 전근대적 유물이며 탈레반 정권의 억압성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했고 서방 세계도 이에 동조해 효과적인 전략이 됐다. 지금 서방 세계에서는 대부분 부르카를 금지하는 분위기인데 얼굴을 가린 테러에 악용된다는 게 가장 큰 근거다.
 
일본인은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있기 전에도 일상에 마스크를 잘 쓴다. 꽃가루 때문이기도 하지만 상대를 배려하는 자세와 본심을 숨기려는 양면의 의미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마스크가 필요하다, 않다, 하는 논쟁은 이번 바이러스의 맹폭 이전부터 있었던 문화적 요인으로 인해 풀기 힘든 매듭이 되고 있다. 태국 부총리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유럽 관광객들을 다 내쫓아야 한다"고 했다는데... 그래서 심정은 그럴 수도 있겠지만 답이 아닌 이유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은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해서 <마스크를 쓰지 마라>와 함께 일반인이 하지 말아야 할 일로 <중국으로 여행 가지 마라>와 <아시아계를 탓하지 마라>를 꼽았다. 마스크 하나를 두고도 문화적 차이의 충돌이 있는 마당에 질병이 누구 탓인가를 따진다면 그것이 해결책이 되고 답이 될까. 그 시간에 손 한 번 더 깨끗이 씻는 게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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