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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단상

로마 유명 식당들의 바가지요금

hherald 2019.10.07 17:50 조회 수 : 209

 

 

로마제국 시대의 기록에 '이집트를 구경하다가 바가지를 썼다'는 내용이 있다. 지금은 로마를 구경하다가 바가지를 썼다는 것이 자주 나오는 말이지만, 하긴 이집트나 로마나 오십보백보, 요즘도 공항 택시부터 바가지요금으로 관광객을 맞고 있으니.

 

며칠 전 일본인 관광객이 로마 산탄젤로성 길목에 있는 음식점에서 생선이 얹힌 스파게티 두 접시와 생수 한 병을 시켜 먹고 팁 80유로 포함 429.80유로를 냈다고 음식점에서 받은 영수증과 억울한 피해 내용을 페이스북으로 알렸다. 이 내용은 여행객들에게 인기 있는 SNS와 여행 관련 웹사이트들을 통해 퍼져나갔다. 처음 일본인들 사이에 비난 여론이 퍼지고 이탈리아인들도 나라 망신이라고 문제의 레스토랑을 비난하게 됐다. 결국 로마 행정당국이 나섰다. 그런데 강제로 팁을 내도록 했다는 것만 문제가 돼 5천 유로의 과태료를 물리고 음식값에 대해서는 문제로 삼지 않았다고 한다.

 

문제의 레스토랑은 일본인 고객의 폭로로 전 세계에 알려져 막대한 피해를 보았다며 그들을 고소하겠다고 나섰다. 그도 그럴 것이 이런 내용이 한 번 올라오면 여행 관련 웹사이트에는 '절대 가지 마라'는 글이 줄을 잇는다. 그걸 한 번이라도 봤다면 갈 사람은 없다. 레스토랑 측은 고객이 주문한 생선 요리는 무게로 가격을 정하는데 고객이 이를 제대로 몰라 이런 불만을 쏟는다며 자기들은 문제가 없다고 한다. 글쎄, 80유로의 팁을 받는 걸 보면 바가지가 아니라 하기 어렵지 않을까. 

 

2009년에 로마 나보나 광장 근처 유명 식당에서 식사한 일본인 2명에게 695유로를 청구해 경찰이 왔다는 기록이 있다. 당시 이탈리아 일간지가 로마시내 관광지 근처의 식당들이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관광객들을 우롱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에 시 당국은 식당에서 바가지요금을 청구하지 못하도록 식당 앞에 메뉴와 가격을 붙이도록 의무화했다. 그런데 문제는 외국인 손님만 들어오면 메뉴판에 있는 것과 다른 특별 메뉴라고 속이고 터무니없는 가격을 매긴다는 것이다. 스파게티에 데코레이션 조금 하고 가격은 뻥튀기하는 식이다.

 

또는 테라스에 앉았으니 자릿세를 내라고 한다든지, 찾아보니 한국인 관광객이 나보나 광장의 나보나 레스토랑에서 식사하고 테라스 앉은 특별 서비스 요금 42유로를 낸 사례가 있다.

 

의식 있는 이탈리아인들은 이를 사기 사건으로 본다. 그래서 일이 발생하면 처벌을 엄하게 하고 이를 바가지 청구가 자주 발생하는 유명 관광지 근처의 식당들을 계속 암행 감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바가지요금을 청구하면서 이것이 '이탈리아의 문화'라고 주장하는데 말도 안 되는 청구서가 나오면 목청 높여 싸우지 말고 조용히 경찰을 부르라고 조언한다.

 

그럼, 피해를 피하려면? 앞서 피해를 입은 일본인들의 경우 주문을 하면서 "15파운드 스파게티 두 개니까 30유로가 맞지요?"하고 물었어야 했고 "30유로입니다"라는 대답이 나오면 주문을 해야 한다는 것. 만약 대답이 "그정도 나올 것이다"라고 한다면 주문하지 않아야 한다고. 바로 바가지를 씌울 여지를 둔 대답이니까. 

 

참 힘들다. 2000년 전 조상들이 남긴 유산으로 먹고 사는 후손들이 바가지요금으로 조상 얼굴에 먹칠하고 있으니 밥 한번 먹기도 로마에서는 참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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