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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뱃살이 자꾸 나오는데, 도무지 이유를 모르겠어요. 밥도 줄이고, 운동도 열심히 하는데 말이죠.”
갱년기 여성분들이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하시는 말씀 중 하나입니다. 오늘은 이 갱년기 뱃살의 미스터리를 풀어보겠습니다. 이유라도 알아야지 단순히 “나이 들어서 살이 찐다”는 소리로 치부하기엔 억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1. 난소에서 부신(adrenal gland)으로 이행

 

40이 넘으면 난소의 능력이 점점 떨어지고 생식 기능이 쇠퇴하게 됩니다.  난소가 분비하던 에스트로젠, 프로게스테론, 테스토스테론 같은 성호르몬이 줄어드는데, 이 빈자리를 누가 메우냐면 신장 위에 조그맣게 붙어 있는 부신(Adrenal gland) 입니다.
부신은 작지만 정말 중요한 기관으로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Cortisol)을 분비하고, 또 노화 방어 호르몬인 DHEA도 생산합니다.
문제는 갱년기 이후 이 부신이 너무 바빠진다는 점입니다. 난소가 은퇴 수순을 밟으면서, 부신이 대신 일을 더 맡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갱년기 호르몬 검사를 할 때 성호르몬 상태뿐만 아니라 반드시 부신 호르몬도 함께 검사하길  권장합니다. 단순히 에스트로젠, 프로게스테론, 테스토스테론만 보지 마시고, 코티졸과 DHEA도 같이 체크하도록 합니다.

 

2. 코티졸 vs DHEA – 노화냐, 항노화냐

 

부신에서 분비되는 대표적인 두 주인공이 바로 코티졸과 DHEA입니다.
코티졸이 높고 DHEA가 낮으면 몸이 catabolic(분해) 상태로 가서 노화가 빨라지고 근육이 빠지고 골다공증 위험도 높아집니다.신체의 단백질이 분해됩니다.
반대로 DHEA가 높으면 anabolic(합성) 상태가 유지되어 항노화 효과가 있죠.
코티졸이 과도하게 분비되면 문제는 더 커집니다. 이게 단순히 스트레스만의 문제가 아니에요. 코티졸은 응급 상황에서만 분비되도록 설계되어 있지만, 갱년기에는 만성적으로 높아지기 쉽습니다. 그러면
: 혈당과 혈압이 올라가고
탄수화물을 먹지 않아도 공복 혈당이 높아지며
몸 속 단백질(근육이나 장기)을 분해해서 당을 만들어 내어 스트레스 상황에 대처합니다
결국 “살 빼려고 저탄수화물 식단을 해도, 뱃살은 오히려 더 쌓이는” 역설적인 현상이 생깁니다. 몸이 스스로를 부수어 당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죠.
게다가 과도한 코티졸 분비 상태는 지속 가능하지 않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코티졸이 바닥나면서 부신 기능 저하로 이어지는데, 이 상태는 만성 피로와 아주 비슷하고, 종종 갑상선 저하증으로 오진되기도 합니다. 갑상선 호르몬을 복용하고 있는데 컨디션이 더 나빠지는 경우 코티졸을 확인해야 합니다.

 

3. 갑상선도 중요한 주인공

 

갱년기에 갑상선 기능 저하도 종종 동반되며 뿐만 아니라 갑상선 저하는 갱년기를 앞당기고 갱년기 여정을 더 힘들게 합니다.
갑상선이 제 역할을 못 하면 인체 신진대사가 떨어져서 세포들이 에너지를 잘 못 만듭니다. 이때 공복, 단식, 과도한 운동은 극심한 스트레스 요인이 되어 오히려 갑상선 기능을 더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그러니 갱년기 때 배가 나왔다고 굶고 운동을 늘리는 것은 금물입니다.

 

결론

 

정리하자면, 갱년기 뱃살은 단순한 칼로리 문제도, 게으름 탓도 아닙니다.
난소가 노화하면서 부신이 대신 성호르몬을 커버하다가 과로에 빠지고
코티졸이 치솟으면 몸이 스스로를 분해해 당을 만들며 뱃살이 쌓이고
갑상선 저하까지 겹치면 에너지 대사가 급격히 느려져 살이 빠지지 않습니다

저칼로리 식단, 장시간 운동으로 몸을 혹사시키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일 수 있습니다. 갱년기 뱃살 고민이 있다면, 먼저 혈당 검사와 함께 호르몬 검사를 통해 부신과 갑상선 상태부터 체크하시길 권합니다.

 

“갱년기 뱃살, 나이 탓만 하지 마시고, 혈당과 호르몬 점검부터 시작하세요!”

 

런던한의원 원장 
류 아네스  MBAcC, MRCHM

 

대한민국 한의사
前 Middlesex 대학 부설 병원 진단학 강의
The Times선정 Best Practice crite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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