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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칼럼- 숨겨진 고수

hherald 2020.10.12 17:21 조회 수 : 180

 

'중원엔 고수가 있다.‘

 

겸손하게 살아야 할 명언입니다. 무림의 한 고수가 전국을 떠돌아다니며 자신의 무술 실력과 겨룰 상대를 찾아다녔습니다. 어느 한적한 시골 마을 주막에 들러 이런 곳에서도 무림고수가 살고 있을까 생각하며 주모에게 물었습니다. 주모는 한 노파를 가리켰습니다. 고수는 기분이 상한 듯 노파에게 결투를 신청했습니다. 노파는 자신이 먹던 음식을 다 먹은 후에 곁에 두었던 칼을 집어 들었습니다. 고수는 한 방에 끝낼 것으로 하늘을 향해 뛰어올라 독수리처럼 빠르게 공격했습니다.

 

마침 저녁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습니다. 노파는 뛰어오른 고수를 쳐다보지도 않고 가볍게 피했습니다. 노파는 칼을 뽑지 않은 채 고수의 칼날을 피했습니다. 어둠이 짙게 내리깔렸지만 젊은 고수 칼날에서 뿜어 나오는 작은 빛과 기합 소리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어둠이 온 세상을 잠식할 즈음 고수의 칼은 멈추었습니다. 고수는 더 이상의 겨루기가 의미 없다고 판단하여 칼을 땅에 떨구며 노파 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중원엔 고수가 있는 말이 사실이군요.' 자신의 교만함을 진심으로 사죄했습니다. 노파는 미소를 지으며 젊은 고수를 일으켜 세웠습니다. 둘은 주막으로 들어가 짙은 우정을 나누었습니다. 왜 칼을 뽑지 않으셨는지 고수는 노파에게 물었습니다. 노파는 자신의 칼을 보여 주었습니다. 실상 그것은 칼이 아니라 노파가 들고 다니는 나무 지팡이에 불과했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는 자신감이 필요합니다. 자신감은 절대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하지만 그 자신감이 때론 자만이고 교만이 될 수 있음을 부정할 수 없게 됩니다. 자신감과 교만은 칼과 그것을 보호하기 위한 칼집의 관계와 같습니다. 함부로 칼을 빼서도 안 되는 것이며, 필요할 때는 칼을 뽑아야 합니다. 자신감과 교만은 쉽게 판단할 수 없는 미묘한 관계입니다. 나이가 어릴수록 자신감으로 충만해 있습니다. 아이를 내적으로 성장시키는 원동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자신감은 사회를 접하면서 좌절하게 됩니다. 어른으로 성장한다는 것은 자신감에 인격을 입은 것과도 같습니다. 세련된 인격입니다. 교만하게 보이지 않으면서도 자기 우월성을 내세우는 것이 아닌 겸손한 자신감입니다. 참 어려운 명제입니다.

 

청주에 있는 사무실을 방문할 일이 있었습니다. 맛있는 차를 마시며 인생 설계를 나누기 위함입니다. 잠시 빈 사무실에서 주인공을 기다리면서 벽 한편에 걸려 있는 액자에 마음이 꽂혔습니다. “기회는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이다.” 기회는 자신감에서 창출해 내는 능력입니다. 자신감이 없다면 기회는 주어지지 않습니다. 설혹 완벽한 기회가 주어졌을지라도 자신감이 결여 되었다면 그 기회는 자기 것이 될 수 없게 됩니다. 완벽한 기회는 결국 자신감이 창조해 내는 하늘의 선물입니다. 인생 역사를 더듬어 보면 헤아릴 수 없을 만큼의 수많은 기회들이 내 삶을 바람처럼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때는 그것이 기회인 줄 몰랐습니다. 기회가 기회임을 판단하는 것은 자신감인데 내 인생에 자신감이 빈약했기에 기회를 놓인 것이라 여겨집니다.

 

산다는 것은 삶에서 숨겨진 고수를 만나게 됩니다. 액자 하나가 숨겨진 고수이며, 그 문구를 좋아하고 사랑해서 그곳에 걸어 놓은 주인의 마음이 고수인 셈입니다. 세간에서는 삶을 가리켜 전쟁터라 합니다. 전쟁터라 칭하는 것은 싸워 이겨야 할 피비린내 풍기는 살벌한 곳입니다. 젊은 고수가 상대방과 겨루기 위해 세상을 뒤집고 다니는 것 같이 일상을 격투장으로 살아 내는 것을 빗대어 전쟁터라 한 것입니다. 진정한 고수는 칼이 없어도 칼을 휘두르는 자를 무릎 꿇게 하는 것이며, 그 칼은 칼이 아니라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에서도 길을 잃지 않고 자신감을 잃지 않게 하는 거룩한 사명의 지팡이입니다. 모세는 그 지팡이 하나로 250만 명의 이스라엘 백성들은 출애굽하여 광야 생황 40년을 이끌었습니다. 그 지팡이 끝이 가리키는 곳이 거룩한 땅이며 그들의 앞을 가로막는 홍해일지라도 갈라지게 하는 힘이 있었습니다. 원수의 목적에서도 상을 베풀어 주시는 것은 결국 약속이 담긴 사명의 지팡이입니다.

 

진정한 고수는 지극히 평범한 삶에 만족해야 합니다. 특별한 삶을 살아내는 것이 아닙니다. 고수라 하여 하늘을 날고 이슬을 먹고 사는 것이 아니라, 사람으로서 사람 냄새를 풍기며 사람답게 살아가는 일상이어야 합니다. 일상의 삶이 고수의 삶이며, 고수의 삶은 자신감에 겸손의 굴레를 씌어 자만이 되지 않게 합니다.

 

박심원 목사

예드림커뮤니티교회 공동담임
박심원 문학세계 http://seemwon.com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리스트
Email : seemwon@gmail.com
카톡아이디 : seem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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