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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일하는 것과 노는 것을 어떻게 구분하고 있습니까? 다음의 세 가지 장면들이 일하는 것인지, 아니면 노는 것인지 맞춰보세요.


1. 컴퓨터 앞에서 앉아서 키보드와 마우스를 두드리고 있는 남자
2. 커피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사람들
3. 클럽에서 저녁시간 내내 춤추고 있는 여성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남자는 컴퓨터 작업을 하고 있을 수도, 게임을 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은 회의를 하고 있을 수도, 잡담을 나누고 있을 수도 있겠지요. 클럽에서 춤추는 여성은 그 곳에서 일하는 전문댄서일수도, 춤추러 놀러온 사람일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사람들이 보여주는 행동만으로는 일하는 것인지, 노는 것인지를 구분하기가 어렵습니다. 어떤 사람은 하루종일 책상앞에 앉아서 “일하는 것이 힘들다”고 말하고, 어떤 사람은 하루종일 땀을 뻘뻘흘리면서 등산을 다녀와서는 “잘 놀고왔다”고 말합니다. 도대체 사람들은 무엇을 기준으로 일하는 것과 노는 것을 구분하는 것일까요?


일과 놀이를 구분하는 기준
앞에서 언급했던 예를 보면, 적어도 ‘행위’로는 일과 놀이를 구분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일과 놀이를 구분하게 만들까요? 그것은 바로 ‘인식’입니다. 인식은 어떤 대상을 무엇이라고 정의해서 받아들이는 인간의 의식적 작용을 말합니다. 사람들은 어떤 행위에 대해서 ‘일하는 것’ 또는 ‘노는 것’으로 구분해서 받아들이는 것이지요. 보통 남이 시켜서 돈을 받고 하는 것을 ‘일하는 것’으로, 자기가 좋아서 하는 것을 ‘노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렇게 받아들이는 것에 따라서 사람들에게 굉장히 다른 일들이 벌어집니다. 
우선, 일하는 것으로 인식했을 때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의무감과 구속감을 느끼고 에너지를 빼앗깁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일을 하고싶은 욕구가 사그러 듭니다. 
반면에 노는 것으로 인식했을 때 사람들은 스트레스가 풀립니다. 흥미와 자유로움을 느끼고 에너지가 충전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일을 더 하고 싶어지고 열정이 솟구칩니다.
똑같은 행위를 하는 사람이 ‘인식’에 따라서 이렇게 다르게 변화될 수 있다는 것이 놀랍지 않습니까? 누가 나에게 하루종일 게임만 하라고 강요하면서 성과를 내도록 압박한다면, 그 게임이 즐거울 수 있을까요? 우리가 게임이 즐거운 이유는 그것을 자발적인 놀이로 생각하고 그것에 재미와 흥미를 느끼기 때문입니다.


직업을 대하는 태도
여기서 우리가 선택할 것이 한가지 있습니다. 바로 직업을 대하는 태도입니다. 직업을 ‘일’로 볼 것인지, ‘놀이’로 볼 것인지를 정하는 것입니다. ‘일한다’는 생각은 ‘억지로 시켜서 한다’는 것이며, ‘논다’는 생각은 ‘즐긴다’는 것입니다. (‘논다’는 말을 부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이지 마시길) 우리가 일을 할 때, ‘억지로 시켜서 한다’는 생각과 ‘즐긴다’는 생각 중에 어떤 것으로 일을 하는 것이 우리의 삶을 더 행복하게 해줄까요? ‘즐긴다’는 생각 아닐까요?
사람들은 일생을 살면서 직업 안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자신이 선택한 직업에서 행복하지 않으면 인생을 행복하게 살기 어려울 것입니다. 직장에서 일을 하는 것이 항상 즐겁고 행복하다면 그 인생이 행복하다고 말하는데 주저할 사람은 없겠지요. 우리가 직장을 놀이터로 생각할 수 있다면, 그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들이 즐거워질 것이고, 그렇게 즐겁게 일하다보면 그 일에서 뛰어난 성과를 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것은 모두 우리가 직업에 대한 인식을 ‘일’에서 ‘놀이’로 바꾸는 작은 시도로 만들 수 있는 결과입니다.


일을 하고 싶다?
청년실업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요즘, 청년들 사이에서는 “제발 일을 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취업을 해서 직장을 다니는 청년들은 “회사에서 일을 너무 많이 시킨다”며 불평합니다. 이 청년들은 직업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갖고 있는 것일까요?
한국 사회가 과도한 근로시간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노사협상을 하거나, 제도적으로 국가가 나서서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이 문제를 개선하는 데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직장에 계속 불만을 품고 있으면 직장을 그만 두던지, 아니면 직장에서 짤리던지 할 것이 뻔합니다. 그럴 생각이 아니라면 일에 대한 자신의 태도를 점검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기왕 일을 하려면 즐기면서 하는 것이 삶을 행복으로 이끌어가는 지혜로운 선택아닐까요?


일을 즐기는 사람
TV 오락프로그램의 MC로 활약하는 게그맨 이경규씨는 장시간 녹화를하면 무척 화를 낸다고 합니다. 그가 최고참 연예인이기 때문에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PD나 스탭들은 녹화시간이 길어질 때마다 그의 짜증섞인 잔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그랬던 그가 ‘도시어부’라는 프로그램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원래 낚시광으로 알려진 이경규씨는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일로서 하게 되니까, 녹화시간이 아무리 길어져도 짜증은 커녕 힘들어하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스탭들에게 시간을 더 연장해 달라고 하기도 하고, 본인이 나서서 녹화가 끝난 후에 재촬영을 하기도 합니다. 다른 녹화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입니다. 이것은 ‘일’을 ‘놀이’로 생각하면서 일어난 변화입니다. 일을 즐기기 시작하니까, 그 일을 아무리 오래 해도 지치지 않고 오히려 더 열정이 뻣치는 것이겠죠.
직업에서 최고의 전문가로 알려진 사람들 중에는 “나는 정말 일을 좋아서 한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들은 사람들로부터  “저 사람은 일을 즐길줄 안다”는 소리를 듣습니다. 그 일이 좋으니까 즐겁게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요. 이들이 이렇게 된 계기는 단순합니다. 일을 일로서 대하는 것이 아니라, 놀이로 대하는 태도를 갖게 된 것입니다. 


프로의 자세
필자가 프로의 자세에 대해 언급하면서 이전 칼럼에서 ‘프로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남이 좋아하는 것을 제공하는 사람’이라고 했던 말과 오늘 칼럼에서 ‘일을 놀이로 대하라’는 말이 상호 모순이 된다고 생각하는 독자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여러분은 이 두가지 개념을 통합해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프로의식을 갖춘 직업인은 다른 사람이 좋아할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그것을 노는 것처럼 즐겁게 푹 빠져서 할 수 있는 사람을 말합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자기가 가진 재능을 잘 개발하고, 자신의 선호하는 환경을 만들줄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일을 통해 나도 즐겁고 다른 사람도 만족하는 결과를 만들 수 있습니다. 


직업을 대할 때  ‘내가 무엇을 얻을 것인가?’를 생각하기에 앞서서 ‘내가 무엇을 기여할 것인가?’를 먼저 생각해 보세요. 그렇게 내가 가진 재능을 사회에 기여하는 일을 오랫동안 계속한다고 생각했을 때 마음이 기쁘고 열정이 솟아난다면, 그 직업안에 당신의 자리가 보일 것입니다. 당신에게 ‘놀이’로 느껴질 수 있는 직업은 무엇입니까? 



이성훈 / 브리티시코칭센터 대표코치
shone@ukcoaching.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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