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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 이게 사슴이냐?

hherald 2016.02.08 20:05 조회 수 : 288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불교의 화엄경에 ‘모든 현상은 오로지 마음이 만든 것이고, 마음이 창조해 낸 것이라는 뜻’의 ‘일체유심조’가 있다. 즉, 세상의 모든 일이 마음에 달려있다는 것으로, 기쁘고 슬픈 희로애락(喜怒哀樂)도 모두 마음에서 기인한 것이리라. 예나 지금이나 보는 관점의 문제는 늘 화두로 떠올라있는 것이다. 먹거리든, 진단이든, 치료방법이든, 처방이든 관점에 따라 달라지게 되어있다. 정치, 경제, 사회, 윤리도덕, 법적인 문제까지 인간이 살아가는 한, 아니 모든 생명체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처한 입장에서 바라보고 선택하여야하는 것이다. 대법원의 판단도 달라지는 것을 보면, 이러한 관점의 범위를 벗어 날 수가 없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한때 우리의 가정이나 사회는 ‘안 돼’하는 부정적인 면이 부각된 교육이 우선이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의학도 생리같은 기초의학보다는 병을 다루는 임상과 돈과 직결된 것을 선호하기도 하였다. 나는 교육이란 어떤 것이 정상적인 것인지를 먼저 가르쳐주어야만, 자신이 하는 행위가 해야만 하는 일인지, 아니면 왜 해서는 안 되는지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 본다. 이것이 교육의 진정한 방법이라 여기고 있다. 지금까지는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니 하지마라는 식의 단순 주입식방법을 위주로 배워온 것도 있다고 본다.
 
돼지 눈에는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와 그를 도와 결정적인 역할을 한 무학대사 사이에 있었던 이야기는 유명하다. 이성계는 불교에 대해 좀 안 좋게 생각하여 유교를 숭상하고 불교를 억압하는 정책을 기본으로 삼고자하며, 무학대사에게 연회에서 농담 삼아 ‘오늘 대사님모습이 돼지같이 보인다’고 말한다. 그러나 대사가 아무 말 없이 웃음만 짓자 궁금하여 대사에게 다시 묻는다. ‘대사 눈에는 내가 무엇처럼 보이시요?’ 하니, 대사는 ’부처님처럼 보인다‘고 답한다. 이성계가 어째서인가하고 물으니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이고, 부처 눈에는 부처만 보인다(豚眼只有豚 佛眼只有佛)‘고 일러준다. 실제로야 어찌 그리 보일까마는, 개 눈에는 똥만 보이고, 뭐 눈에는 뭐밖에 안 보인다는 말도 있는 것처럼,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만을 자신의 기준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예로 자신이 도둑이라면 세상사람 모두가 도둑으로 보이고, 심성이 착하면 세상사람 모두가 착한 사람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실제로 멀리 사는 모르는 사람이 무엇을 생각하고 보며 사는지 사실 우리가 알 수 없다. 모든 문제는 결국 가까이 살며 직접 만나며 사는 사람들, 즉 측근들 간의 문제다.
 
지록위마(指鹿爲馬)
지록위마란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한다는 뜻이다. 중국의 진나라 때, 영의정인 환관 조고가 황제에게 사슴을 바치고는 말을 바친다고 하니 황제는 어리둥절해 진다. 그러자 조고는 신하들에게 이게 사슴이냐, 말이냐고 묻는다. 일부는 사슴을 말이라고 하고, 또 일부는 사슴이라고 솔직히 답한다. 권력을 쥐고 있던 조고는 사슴이라고 말한 신하들을 죄를 씌워 모조리 죽인다. 그때부터 조고의 말에 반대하는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다. 세상 모든 것이 보는 이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연구도 진정으로 누구를 위한 연구인가가 우선이니 연구자의 양심이 필요해지는 것이라 본다. 사람에 대한 공부가 요구되는 이유이기도하다. 연구에도 재정지원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요즘 영국 대학에도 유학 온 일부국가의 대학생들이 컨닝이나 논문을 사고팔고하며 졸업한다고 보도된다. 물론 영국도 사람들이 사는 곳이니 여기라고 없겠냐마는, 우리는 어떠했는가 생각해본다. 어디에 문제가 있기는 분명히 있을텐데 이도 바람을 타고 흘러가는 일이다. 꼭 필요한 연구인지는 학자들의 몫이다.
 
어떻게 볼까
이렇게 볼 때, 보이는 것도 보는 이들의 제각각 판단하는 기준과 마음에 따라 다르게 보여지고 느껴지게 되어있다. 그러나 이것도 모두 정상이다. 그런데 보이지도 않는 바람을 어찌 보고 판단할 것인가. 바람피우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사회풍조라면, 이런 관점에서 간통죄의 폐지는 지극히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한편 바람둥이로 인한 피해도 줄여야만 하니 신경 바짝 쓰며 살아야할 것이다. 그러나 보이지는 않아도 바람난 것은 우리는 본능적으로 알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안 보이는 바람을 한의학에서 질병의 원인이며 만병의 근원이라고 하고, 바람을 바라보는 관점과 방법이 보는 이마다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으니 이를 두려워함이다.
 

영국서울한의원 김태은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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