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여행이란 인생 자체가 여행이란 의미입니다. 어머니 뱃속에서 태생을 시작하여 출생을 통해 인생이 되고, 인생은 죽음이란 관문을 통과하여 영생에 이르도록 창조주께서 설계하신 인생 자체가 거룩한 여행입니다. 인생을 여행이라 표현하는 이유는 겸손하게 살아야 함을 일깨워주기 때문입니다. 여행자는 현실에 안주할 수 없고 교만할 수 없습니다.
늘 낯선 곳을 가야 하고, 낯선 사람과 마음을 나눠야 하기에 마음을 낮추고 생각을 집중하여 여행을 통해 경험하는 모든 것이 배움의 장이 되는 것입니다. 인생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면 여행지에서 영원히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돌아가야 할 거룩한 귀소본능을 잃지 않는 것입니다. 언젠가 이 여행을 끝내고 영원한 안식의 공간으로 가야 할 날을 사모하며 준비하게 됩니다.
여행 인생이란 인생 여행은 거부할 수 없는 숙명적이라면 여행 인생은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인생 여행 중에서 특별한 여행을 선택하여 그 여행을 통해 인생의 깊이를 배우고 세상을 배우고 내 삶을 깊이 있게 들여다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인생 여행은 숨 가쁘게 진행되어서 일분일초도 내 임의로 사용할 수 없는 거대한 수레바퀴라면 여행 인생은 잠시 숨 고르기를 하여 인생 여행을 더 보람되고 의미 있게 하는 활력소가 됩니다.
그래서 인생을 여행이라 표현하고 싶습니다. 일상의 정해진 시간에서 벗어나 여행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인생 자체가 여행입니다. 한번 시작되면 멈출 수 없는 숭고한 여행입니다. 힘들다 하여 뒤돌아 갈 수도 없습니다. 꽃길이라 하여 오래 머물 수도 없는 일이며 가시로 가득한 구간이라 할지라도 거부할 수도 멈출 수 없습니다.
심리적으로 꽃길은 순간에 지나는 것 같으나 고난의 길은 세상에서 가장 더딘 시간으로 지나가는 것처럼 느껴질 뿐이지만 지나고 보면 모든 시간은 꽃길이든 고난의 길이든 공평한 시간이 주어졌을 뿐입니다. 다만 상황에 직면하면서 느낌과 감정이 다르므로 시간이 속도를 느낄 수 있게 되는 것뿐입니다.
다시 여행 인생이 시작되었습니다. 런던 히스로 공항을 출발하여 중국 푸둥 공항에서 다섯 시간 가까이 숨 고르기를 한 후 한국으로 가는 비행 일정입니다. 내 인생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 머물면서 비행 여행을 할 때면 늘 낯선 항공을 이용하거나 처음 밟아 보는 땅을 경유하고 싶어집니다. 이제 몇 시간 후면 하늘을 훨훨 날아서 낯선 땅으로 여행이 시작됩니다. 그곳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겠지만 내가 제일 궁금하고 만나고 싶은 사람은 내 자아일 뿐입니다.
비행기를 기다리는 동안 독서를 했습니다. 존 비비어의 <영적 무기력 깨기>입니다. 저자는 책에서 ‘크립토나이트” (Kryptonite) 이야기를 합니다. 이는 가상의 방사성 물질입니다. 실제로 존재하는 물질이 아니라 가상의 물질로써 슈퍼맨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물질입니다. 슈퍼맨의 힘의 원천은 누구도 할 수 없습니다. 마치 삼손의 막강한 힘의 원천을 알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정의로운 슈퍼맨을 좋아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지만 의외로 그의 의로움을 싫어하는 이가 더 많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슈퍼맨의 힘의 원천을 찾아 제거하고 싶어서 연구까지 하게 됩니다. 삼손을 머리카락을 자르면 힘을 잃는 단순함이 있지만, 슈퍼맨의 힘을 잠재울 물질은 이 땅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행성에서 가져와야 합니다. 슈퍼맨을 나약하게 만드는 물질이 바로 크립토나이트입니다. 이 물질을 슈퍼맨에게 보여만 줘도 힘을 잃고 쓰러지게 됩니다. 그래서 악당들은 자신들의 어둠의 세력을 확장하기 위해선 필요한 물질이지만 정의롭고 선한 슈퍼맨에게는 최악의 물질입니다.
사람마다 약점이 있습니다. 잘 나가다가도 그 약점이 크립토나이트가 되어 무기력한 늪에 빠지게 합니다. 비행기를 기다리면서 나를 무기력하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곱씹어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됩니다. 여행 인생을 통해 나를 통찰하게 됩니다. 인생은 날마다 새로운 날을 살게 됩니다. 어제도 오늘도 다 같은 날이라고 착각할 뿐이지 실상은 오늘은 어제가 아니라 전혀 다른 날입니다. 어린아이가 엄마에게 물었습니다.
‘엄마, 내일은 언제 와?’
엄마는 대답했습니다.
‘내일은 내일 오지’
그리고 다음 날이 되었습니다.
아이는 엄마에게 물었습니다.
‘엄마 오늘이 내일이야?’
엄마는 대답했습니다.
‘아니 오늘은 오늘이지.’
아이는 다시 묻습니다.
‘어제 엄마가 내일은 내일 온다고 했잖아,
그러니까 오늘이 내일인 거지?’
엄마는 아이에게 대답했습니다.
'오늘은 오늘이야, 사람은 내일을 살 수 없어.'
아이와 엄마의 일상적인 대화에 많은 깨달음이 있습니다. 내일은 영원히 오지 않습니다. 인간은 내일을 살 능력이 없다는 의미입니다. 인간은 오직 오늘만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어제의 연상으로 익숙한 날이기도 하지만 내일을 끌어와 살기 때문에 낯선 날이기에 겸손하게 내일인 오늘을 살아야 합니다.
인생 여행, 여행 인생을 하면서.
박심원 목사
박심원 문학세계 http://seemwon.com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리스트
Email : seemwon@gmail.com
카톡아이디 : parkseem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