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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칼럼- 내 인생이 걸었던 그 꽃길

hherald 2019.08.12 14:29 조회 수 : 221

 

호랑이는 죽어 가죽을 남기가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제는 그런 말이 옛 말이 되었습니다. 결코 호랑이는 가죽을 남길 수 없도록 법으로 규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전엔 모피를 입고 다니는 것이 부의 상징이었고, 의례 거실에 호랑이 가죽이 깔려 있는 것을 자랑삼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이제 모피를 입고 다니면 달걀 세례를 받을 것이 분명하고 호랑이 모피를 소파에 깔아 놓는 것 자체가 자연과 생명의 파괴자임이 증명되는 것이기에 누구도 그런 행동을 하지 않게 됩니다. 사람은 죽어 이름을 남기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업적 이전에 남기는 건 사진입니다. 누군가를 추억할 때 꺼내는 것은 스마트 폰이나 클라우드의 저장 매체와 같은 저장 공간에 있는 사진입니다. 인생은 이름 대신 사진을 남깁니다. 그래서 더 많은 것을 추억할 수 있게 됩니다. 제게는 사진을 보관하는 폴더가 제법 많습니다. 그 중에 꽃을 한곳에 모아놓은 폴더가 있습니다. 그 사진을 들여다보면 언제 어디서 촬영한 것이지 기본적인 메시지가 사진에 담겨 있습니다. 

 

 

영국의 여름엔 보라색 라벤더(Lavender) 꽃이 만발합니다. 세상엔 다양한 색상의 꽃이 반발합니다. 그 꽃 중에 내 영혼을 설레게 하는 것은 보라색입니다. 어렸을 때 작은 시골교회 마당에 꽃나무를 심었습니다. 식목일이어서 교회에 나무를 심었는데 그 당시 쉽게 구할 수 있는 나무 한그루를 구해다 심었습니다. 실상 그 나무의 이름도 몰랐으며, 어떤 꽃이 피는지도 몰랐습니다. 제 힘으로 구할 수 있는 나무였기에 심었는데 몇 해가 지나서 꽃을 피웠는데 보라색 꽃이었습니다. 그렇게 정성을 들이지 않고 심은 나무에서 보라색 꽃을 피운다는 사실이 경의롭기만 했습니다. 나중에 알았습니다. 그 꽃나무가 라일락인 것을....... 그 이후로 내 인생은 보라색 꽃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영국은 보라색 꽃을 피워내는 라벤더 천국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꽃길을 걷는 다는 것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어렸을 때 예배당 마당에 심겨진 라일락의 보라색 꽃을 보는 감흥이 되살아나곤 합니다. 

 

 

과학 문명이 지금 보다 백배, 천배는 발달할지라도 꽃 한 송이를 만들어 낼 수 없습니다. 물론 기존의 꽃에서 더 화려한 꽃을 피울 수 있게 하며 더 강하고 오래도록지지 않는 꽃을 변종하여 만들어낼 순 있지만 꽃을 피워내는 생명 자체는 만들어 낼 수 없습니다. 꽃에는 창조주의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꽃을 즐기고 사랑하는 피조물은 오직 인간뿐입니다. 꿀벌에게 꽃은 그렇게 화려하게 보이지 않습니다. 오직 그들은 본능에 의해 공생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꿀을 얻을 뿐입니다. 꽃을 감상하고 꽃을 통해 영감을 얻어낼 수 있는 것은 오직 인간뿐입니다. 마음이 분주하고 비좁아지면 꽃이 보이질 않게 됩니다. 꽃은 여성을 위한 것만도 아닙니다. 그렇게 화려한 꽃을 피워낼 수 있도록 설계하신 창조주를 기억하게 되는 것을 꽃을 대하는 겸손한 태도입니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란 말이 있습니다. 열흘 붉은 꽃이 없다는 뜻입니다. 화려하여 박수갈채를 받을지라도 실상 꽃은 목적으로 가는 단계일 뿐입니다. 열매를 맺기 위한 숭고한 과정입니다. 꽃을 통해 인생을 배우게 됩니다. 인생은 누구나 화려한 꽃을 피우길 원합니다. 그러나 어느 꽃이 더 아름답고 덜 아름답다고 규명할 수 없습니다. 길가에 피어난 이름 모를 들꽃 한 송이도 목적이 있어서 지음 받았습니다. 누구도 알아주지 않지만 그들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해 생을 살아내고 있습니다. 각광 받고 박수갈채는 비록 받지 못한다 할지라도 인생은 나름대로 그들의 꽃을 피워냅니다. 꽃은 생의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꽃을 피워내지 못했다 생각하는 것은 1%의 소수의 사람들만 박수갈채를 받는 꽃을 피우지 못했다는 비교에서 오는 것입니다. 누구나 인생은 소중합니다. 살아내는 방식이 다를지라도 숭고합니다. 

 

인생이 걷는 길은 때론 가시밭길이라 할지라도 그 길이 꽃길이 되게 할 수 있습니다. 빛이 없는 어둠의 길을 걷을지라도 그 길 역시 꽃길이 되게 할 수 있습니다. 온 세상에 꽃이 없는 곳은 없기 때문입니다. 설혹 꽃이 존재하지 않을지라도 의도적으로 꽃을 키워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가시밭길이지만 지나고 보면 꽃길이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꽃길을 걸어야 만 꽃길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막을 여행하다 보면 꽃이 없을 만한 곳인데도 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꽃길은 그 길을 걷는 사람이 만들어 가야 합니다.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라 할지라도 그곳을 꽃길로 만들 수 있습니다. 반면 꽃길이라 할지라도 그곳이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만들어 걷는 이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꽃길을 걸어왔으니 미래도 꽃길이 될 것입니다. 꽃길은 창조주와 동행하는 그 길입니다.  

 

 

박심원 목사

예드림커뮤니티교회 공동담임
박심원 문학세계 http://seemwon.com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리스트
Email : seemwon@gmail.com
카톡아이디 : seem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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