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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단상

뉴몰든의 삼일절 기념식 유감

hherald 2019.03.04 17:07 조회 수 : 3937

 

<진중이 일곱이 진흙색 일복 입고/두 무릎 꿇고 앉아 주님께 기도할 때/접시 두 개 콩밥덩이 창문 열고 던져줄 때/피눈물로 기도했네 피눈물로 기도했네/대한이 살았다 대한이 살았다/산천이 동하고 바다가 끓는다/에헤이 데헤이 에헤이 데헤이/대한이 살았다 대한이 살았다>

 

서대문형무소 여옥사 8호실에 함께 수감된 유관순 외 6명의 독립운동가가 옥중에서 만들어 불렀던 노래로 이번에 100년 만에 찾은 귀한 보물이다. 당시 수감됐던 심명철 지사의 아들이 어머니가 옥중 투쟁을 하면서 불렀던 노래가 있다고 해 이를 받아 적은 것인데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옥살이 고통과 서로에 대한 위로, 독립에 대한 결의가 한눈에 다 보인다. <산천이 동하고 바다가 끓는다>며 <대한이 살았다>고 강하게 외치는데 한편으로는 숙연해진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한국에서는 물론 해외동포사회에서도 기념행사가 많았다. 뉴몰든의 한인사회에서도 무려 2건의 기념식이 있었다. 기념식이야 몇 번을 한들 탓할 바는 아니다. 누구나 어느 단체에서나 할 수 있고 많이 한다고 나쁠 게 있을까. 특히 올해는 뜻깊은 100주년인데.

 

그런데 국가 기념일과 같은 어떤 행사를 뉴몰든 한인사회에서 어떤 단체마다 별도로 갖거나 여러 차례 하는 것을 보면 늘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라는 격'이 된다. 그동안 사례가 많으나 억지가 아니다. 멀리서 온 선수단을 환영하고 응원하겠다는 이유로, 나라의 기념일을 맞아 단지 기념하고 싶다는 이유로, 때로는 우리 2세들을 위해 뛰고 달릴 자리를 마련해주기 위해서라며 또 다른 단체가 만들어지고 그렇게 만들어진 단체는 본래의 취지와는 다른 역할에 더 충실하곤 했다.

 

그래서 3.1운동 100주년이라는 뜻깊은 해에 이 중요한 행사를 급조된 기획상품으로 전락시켜 그 정신을 헤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지만... 이래저래 유감이다.

 

하나의 행사는 알지 못하는 단체라 가보지도 않아 논할 바가 없으나 민주평통에서 주최한 행사는 한인회, 대사관을 비롯해 한인사회의 여러 단체에서 함께 했는데 기대가 컸던지 아쉬움이 크다. 목사님의 만세삼창과 축가, 평통 회장의 이한응 공사 기념사업 추진 계획 등은 좋았다. 그런데 기념식 및 통일강연회라고 했지만, 강연회 준비도 없었고 강연을 할 사람도 없었고 강연회를 할 장소도 못됐다. 이 자리에서 나온 '5.16 혁명' -역사바로세우기에 따라 아이들 교과서에도 '5.16 군사정변'이라고 나온다-, '이씨조선'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이씨조선'이란 일제가 조선을 낮춰 부르는 말로 부정적 의미로 사용했다고 규정했고 표준국어대사전에도 조선을 낮추어 부르는 말로 정의한다. 3.1운동 100주년 기념식이라면 더욱이 나와서는 안 되는 말이었다 -  등의 잘못된 용어 사용, 이해하기 힘든 개인적인 세계사 안목을 공식적인 자리에서 얘기하는 것도 적절치 않았다. 

 

뉴몰든 한인사회에는 각급 단체장이 많다. 봉사하고 희생하며 맘 속의 명예를 먹고 사는 자리라고 할 수 있다. 많은 분이 그렇게 봉사해왔고 지금도 그렇게 살고들 있다. 그런데 진정한 명예가 무엇인지 성찰하지 않고 덥석 눈앞의 명예만 좇는 이들이 최근 몇 년 새 너무 많아졌기 때문이랄까. 그런 이가 3.1운동의 숭고한 정신을 이해할 수 있을까. 그들의 이기에 이용되기에는 3.1운동의 정신이 너무 헌신적이고 고고하기 때문이다,

 

헤럴드 김 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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