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의 생활과 영국에서의 생활이 다른 점 중 하나는 우편 서비스 입니다. 한국에서는 등기우편 외에는 중요한 우편물이 거의 오지 않습니다. 요즘은 과속카메라에 찍혀도 모바일로 고지서가 전달 됩니다. 자기 집 주변에 우체국이 어디에 있는지 대부분 국민들은 관심이 없습니다.
영국의 ‘Royal Mail’은 이름부터 왕실의 가호를 연상시킵니다. 본래 왕실과 정부 문서를 안전하게 전달하던 공적 우편망에서 출발하였고, 그 전통이 오늘날까지 이어져 붉은 우체통과 왕관 문양은 ‘국가가 보증하는 전달’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집니다. 그래서 Royal Mail 서비스를 이용하면 서류가 일종의 인장을 받은 듯한 심리적 신뢰가 생깁니다.
영국은 한국과 달리 우편의 비중이 여전히 큽니다. 은행 계좌 개설 확인서, NHS 등록 안내, 운전면허·세금 통지, 선거 관련 우편, 벌금·보험·임대차 계약서 등 다수의 행정이 실제 편지로 오갑니다. 주소가 신원과 권리의 출발점으로 기능하고, 중요 고지는 ‘우편을 통한 통지’가 법적·관행적 기준으로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전자 본인인증이 보편화된 한국과 비교하면, 영국은 기관 간 디지털 연계가 완전하지 않고 종이 문서의 보존과 우편 기록을 신뢰의 근거로 삼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사를 하게 되면 주변에 우체국이 어디인가 부터 확인합니다.
이 때문에 생활 요령도 다릅니다. 우편함을 수시로 확인해야 하고 중요한 서류는 ‘Tracked’ 또는 ‘Signed For’를 이용해야만 합니다. 부재 시에는 재배달 예약을 하거나, 이사할 때는 우편물 이전(Redirection) 서비스를 신청하여 누락을 막는 것이 안전합니다. 주소 변경을 은행·GP·고용주·지방정부에 즉시 통지하는 습관도 필수입니다.
종합하면 Royal Mail은 단순한 배송회사가 아니라, 영국식 신뢰를 작동시키는 사회 인프라입니다. 봉투가 도착하는 순간 일이 공식화된다는 감각, 바로 그 점이 ‘로열’이라는 이름의 실제 의미이자, 우리가 체감하는 가호에 가깝습니다.
김준환변호사
법무법인 폴라리스 영국지사장
전 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
전 서울지방변호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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