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에서는 해병대 병사 사망사건으로 여러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군대를 다녀온 남자들이 군대 이야기를 하면 끝이 나지 않습니다. 본인의 경험담에 어느정도 허풍이 담겨 있긴 하지만 대한민국의 군대는 일반인이 상상하기 힘든 일도 종종 일어납니다.
그 중 하나가 ‘웃음벨’입니다. 웃음벨이란 2005년도 육군 6사단에서부터 시작한 늘푸른 병영운동의 세부 사항 중 하나입니다. 내무반에 종을 설치하고 그 종이 울리면 누구든지 그 자리에서 자지러지게 웃어야 합니다. 2005년 11월 3일 SBS뉴스에서 웃음벨이 보도 되었고 시청자들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본인들의 감정과 전혀 관계없이 벨이 울리면 억지로라도 웃는 표현을 해야 하는 것이 정상적으로 보일 리가 없었습니다. 당연히 비판과 조롱이 빗발쳤고 시행하는 부대는 점점 줄어 들었습니다.
보안을 중시하는 군 부대의 특성상 얼마나 많은 부대가 웃음벨을 시행했고 또 지금은 그만 두었는지는 잘 알 수 없습니다. 그런데 2014년 2월 16일 MBC 진짜사나이 프로그램이 육군 제 3군단 특공대편이 방영 되었는데 여전히 웃음벨을 시행하는 모습이 방영되었습니다. 아직도 군대 내에서는 웃음박수, 웃음체조 등으로 억지 웃음을 강요하는 문화는 잔재하고 있습니다. 웃으면 복이 온다는 말도 있지만 그것이 상황과 관계없이 강요된 웃음을 뜻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헌법에서 보장하는 중요 자유에 양심의 자유라는 것이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양심은 사회에서 말하는 ‘착한마음’을 뜻하는 양심이 아니라 옳고 그름을 떠난 인간의 내적 믿음을 의미하며, 양심의 자유란 본인의 내적 믿음대로 행동할 자유를 뜻합니다. 본인이 웃고 싶을 때 웃는 것도 양심의 자유의 일환으로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양심의 자유를 보장하는 최초의 판례가 사죄광고 위헌 판결입니다. 예전에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면 벌금이나 과태료 외에도 신문에 사죄광고를 게재하게 강제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사죄하는 것을 강제하는 것은 양심의 자유 침해로 위헌으로 판결이 나서 이제는 금지 되고 있습니다.
요즘 한 분의 사과를 강제할 수 있는가 여부도 관심사 입니다. 양심의 자유 측면에서 본다면 사과를 강제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김준환변호사
법무법인 폴라리스 영국지사장
전 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
전 서울지방변호사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