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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영국 연재 모음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시 영국 한인사회 핵폭탄
 
1995년 멜 깁슨이 제작, 감독, 주연을 맡아 북 치고 장구 친 영화 브레이브 하트( Breave Heart)는 '죽기 전에 봐야 할 영화 100선' 가운데서도 상위권에 들고 있다. 실존 인물인 스코틀랜드 전사 윌리엄 월리스(1272-1305)의 일대기를 수 놓은 장장 3시간짜리 이 영화가 많은 픽션이 노출되고 있음에도 스코틀랜드인들에게 독립 바람을 불러일으킬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잉글랜드 쪽에서는 최고의 성군으로 각인되어있는 에드워드 1세가 이 영화 속에서는 표독스런 왕으로 묘사될 뿐만 아니라 여 주인공인 세자빈 이사벨라를 맡아 주인공인 윌리엄과 비극적 사랑을 열연하는 소피 마르소 또한 역사 속 실존 인물과는 전혀 무관한 역이었다.
 
그럼에도 웨일즈까지 점령하고 스코틀랜드로 밀고 올라오는 에드워드 1세를 맞아 스털링 브리지 전투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윌리엄 윌리스의 실존 역사는 영화의 픽션이 과장됐다 할지라도 스코틀랜드 수호자로서의 명성에 빛을 더하면 더했지 감해지지 않았다. 
 
동족인 스코틀랜드 귀족의 배반으로 에드워드 1세에게 넘겨진 웰리스는 산 채로 거세되어 사지가 찢기고 내장이 도려지는 극형을 당해야만 했다. 그의 머리는 런던 브리지에 메달리고 갈가리 찢긴 사지들은 전 영국에 골고루 뿌려져 반역자의 말로를 표징 해야 했다.
 
1996년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까지 수상하게 되지만 되레 영국에서는 상영금지 주장까지 나오고 2005년 한 영국 영화잡지는 역대 아카데미 작품상 가운데 최악으로 ''브레이브 하트'를 꼽았다. 
 
그럼에도 '브레이브 하트'는 잉글랜드에 의해 소외될 대로 소외됐다고 믿고 있던 스코틀랜드인들에게 그때까지 스코틀랜드 독립을 주장하고 있던 소수당에 불과했던 국민당을 엄청난 힘으로 밀어주는 결과를 낳았다. 2011년 총선에서 만년 꼴찌당인 스코틀랜드 국민당이 하루아침에 다수당으로 권력을 잡게 된 것이다.
이에 놀란 영국의 카메론 수상은 몇 년 후 국민투표를 통해 스코틀랜드 독립 여부를 묻겠다는 공수표(?)를 남발했으니... 결국 3년 후 2014년 9월 18일 그 공수표가 은행창구에 디밀어진 꼴이었다.
 
수많은 논쟁과 갈등을 양산한 스코틀랜드 독립 찬반 투표에서 54:46의 근소한 차이로 독립부결로 결판이 났지만, 그에 따른 후유증이 쉽게 사라질 것 같지는 않다.
 
이러한 후유증은 2015년 5월 실시된 영국 총선거에 그대로 드러났다. 영국 하원 총 600명 가운데 스코틀랜드에 할당된 59석 중 56석을 스코틀랜드 독립을 주장하는 스코틀랜드 국민당이 차지하였다.
 
브렉시트 반대 장담못해, 찬성파 늘어 탈퇴 가능성 늘어나
 
오는 6월 23일 실시되는 유럽연합에 남아있을 것인가, 아니면 탈퇴할 것인가를 묻는 국민투표가 예상과 달리 찬성과 반대가 팽팽한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스코틀랜드 국민당(SNP)은 노동당과 함께 현 정부의 유럽연합 잔류를 지지하고 있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지만 당의 결정에 유권자들이 순순히 따를 것도 미지수다.
 
윌리엄 웰리스가 죽은 뒤 거의 600년이 지난 1888년에야 스코틀랜드에 그의 동상이 세워졌음에도 당시 동상 제막식에 모여든 15만 명의 군중 숫자는 스코틀랜드인들의 독립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기에 충분했었고 지금도 식지 않고 있다. 스코틀랜드가 독립하면 유럽연합에서 강제 퇴출 시키겠다던 당시 유럽연합에 대해 스코틀랜드 유권자들의 이번 선택이 주목되는 이유이다.
 
람보와 브레이브하트 = 트럼프 마블히어로?
세계 언론이 한 인물의 입에 주목한 적이 있었던가?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트럼프의 성향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그의 어머니가 스코틀랜드 출신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전 세계 경찰국가로 나대다가 집안 살림 거덜 난 미국에 대해, '내 집구석이나 잘 챙기는 것이 우선' 이라며 미국민들을 휘어잡고 있는 도날드 존 트럼프.
그를 지지하는 미국민들에게는 람보와 브레이브하트를 뒤섞은 마블히어로(미국판 무협영화)로 도날드 트럼프가 본격 등장한 것이다. 영국이 유럽연합에서 탈퇴라는 선택이 현실화 된다면 미국의 대선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임이 확실하다. 영국 정치권 또한 가능성이 높아지는 브렉시트와 트럼프 맞물림에 주목하고 있다.
 
영국이 유럽연합에서 탈퇴하게 된다면?
 
현재 영국을 중심으로 나와 있는 한국의 주재상사들이 영국에 그 둥지를 틀고 앉아있을 이유가 하루아침에 사라지고 만다. 대부분 주재상사들이 유럽본토로 옮겨앉을 것이 확실하다. 
당장 현지에서 고용된 한인들과 식당 및 여행사, 민박과 미니캡 등이 피폭을 받게 될 것이고 가뜩이나 움츠러든 유럽 유일의 한인촌은 최후의 일격을 맞게 되는 셈이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이 터져도 새우들은 자기들끼리 싸우느라 고래가 싸우는 것조차 모른다.

 

 

 

박필립 칼럼리스트(www.facebook.com/thamespark)

굿모닝런던 발행인

영국 안중근청년아카데미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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