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영국 유학 중 살해당한 신정옥 씨 살인 사건이 다시 재수사할 가능성이 커졌다.
28일 이탈리아 언론매체들은, 지난 2002년 7월 영국 본머스에서 일어난 유학생 신정옥 씨 피살 사건의 진범은 이 사건 범인으로 확정돼 현재 무기징역형을 복역 중인 모로코계 영국인 오마르 벤귀트가 아니고 영국에 거주하는 이탈리아인 다닐로 레스티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레스티보는 신 씨 집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살았으며 현재 한 영국 여성 살인범으로 영국 경찰에 체포된 상태다. 이 영국 여성 피살 사건은 신 씨 피살 몇 달 후 같은 지역에서 일어났다.
레스티보는 아울러 또 다른 살인사건 용의자로 이탈리아 법원에 의해 체포 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그의 고향인 이탈리아 중남부의 포텐차 시에서 1993년 실종됐다가 지난 3월 17일 같은 동네 가톨릭 교회의 지붕을 수리하던 인부들에 의해 사체로 발견된, 엘리자 클랍스라는 여성의 살해 혐의도 받고 있는 것.
신 씨 피살 사건과 관련해 2년 6개월의 지루한 법정 공방 끝에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오마르 벤귀트에 대한 재판은 당시 증거 불충분으로 논란이 일었다. 배심원들은 "한 매춘부가 '벤귀트가 한 한국 여자를 죽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증언에만 의존해 유죄평결을 내렸다.
벤귀트의 변호인은 "현재 모든 정황이나 증거에 비추어 레스티보가 살인범이라는 것이 더 신빙성 있다"면서 재심을 요청, 영국 법원이 받아들인 상태다. 변호인은 "이 세 건의 여성 살해 사건에는 살인 방법이나 범인이 피살 여성의 머리카락 일부를 잘라 낸 점 등 공통점이 있다"면서 실제로 레스티보는 항상 가위를 소지하고 다녔으며 버스나 전철 등에서 여성들에게 접근해 머리카락을 자르는 행동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