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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칼럼- 평범함에 특별함을 담다

hherald 2020.11.02 15:35 조회 수 : 4377

 

서산, 마음의 고향입니다. 고향이 되는 것은 그곳에 존경하고 사랑하는 벗들이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언제나 기도 일 순위 가족입니다. 한국에 있을 때도, 영국에 있을 때도, 요르단에 있을 때도 변함없이 사랑과 섬김, 기도 울타리 안에 가족 식탁을 놓고 성찬을 나누는 가족입니다. 연락을 자주 하지 않아도 언제나 그 울타리는 성업 중입니다. 사람은 사람에 의해 사람으로 완성해 갑니다. 그것이 창조의 법칙으로서의 사랑입니다. 자기 몫에는 반드시 베풀어야 할 사랑의 몫입니다. 

 

사랑은 특별한 그 무엇이 아닙니다. 저 하늘을 올라 별을 따와야 만이 사랑을 증명해 내는 것이 아닙니다. 지극히 평범한 일상이 사랑이며, 그 사랑을 통해 행복을 공유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공유될 수 없는 행복은 사랑이 될 수 없습니다. 공유할 수 있는 사랑은 평생을 배워야 합니다. 내 안에 닫혔던 문을 열어야 하고, 문을 연다는 단순한 행동의 차원을 넘어서 문을 열고 난 이후 벗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의자를 준비해 놓아야 하며, 영혼이 담긴 정갈한 음식도 준비해 놓아야 합니다. 내 것이지만 네 것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줌이 공유하는 사랑입니다. 

 

가끔 텔레비전을 볼 때 어려운 이웃들을 돕자는 광고용 방송이 나옵니다. 유명 배우는 아프리카로 달려가 그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월 만원으로 그들을 행복하게 해 주고 가난과 질병으로부터 해결해 줄 수 있다고 눈물을 담아 설득합니다. 마음이 움직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감동한 것만으로 사랑을 공유한 것이 될 수 없습니다. 만원을 보낸 것으로도 사랑은 공유되지 않습니다. 물론 그것이 모여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사랑의 공유는 한순간이 아니라 오래도록 지속할 수 있는 공간의 공유입니다. 마음 한쪽에 그를 위한 의자를 놓아두는 것입니다. 

서산에 사는 벗님들은 언제나 나그네를 위한 공간을 마련해 둡니다. 편안하게 쉴 곳, 먹을 것과 필요한 것들을 공급해 주십니다. 말없이, 말없이, 말없이, 특별한 것으로 공급함이 아니라 지극히 평범한 일상입니다. 신발을 사 놓으시고, 맛있는 고구마 밥을 지으시고, 정성 들인 반찬들을 만들어 놓으십니다. 잠에서 깨어나지 않도록 조심스레 문을 여닫는 일상을 통해 존귀함을 느낄 수 있도록 섬겨 주십니다. 그곳에선 내 영혼은 하늘에서 내려온 거룩한 물에 몸을 담가 정화되는 느낌을 받습니다. 지극한 일상이 비범함이 되는 것이며, 그 일상이 중첩되면 누군가에게는 특별한 선물이고 사랑이 됩니다. 특별함을 결국 평범한 일상의 집합체입니다. 

 

평범한 일상이 삶입니다. 잠언22장29절에 자기의 일에 능숙한 사람은 결국 왕 앞에 설 것이라 했습니다. 왕 앞에 선다는 것은 출세의 개념이 아니라 목적한 것을 이루는 최고의 절정기를 뜻합니다. 그곳에 오르기 위해 비범한 방법을 터득함이 아닌 자기에게 주어진 지극히 평범한 일상에 충성을 다할 때 가능한 일입니다. 참 어렵습니다. 평범한 일에 충성을 다하는 것이라 쉽지 않습니다. 

 

평범한 일상에 충성을 다하지 못하는 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서산의 벗들이 그들의 삶으로 내게 가르친 교훈이 바로 평범한 일상에 특별함을 담는 성실함입니다. 지극히 작은 것에 충성된 자는 큰 것에도 충성되고, 지극히 작은 것에 불의한 자는 큰 것에도 불의하다 하셨습니다. 오늘 내게 주어진 일상은 지극히 작은 것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부르는 이 없지만, 몸을 단장하는 것입니다. 몸을 단장하기 전에 전능자 앞에 무릎을 꿇고 내가 여기 있음을 고합니다. 그리고 세상의 때가 덜 묻기 전의 마음으로 말씀 앞에서 눈물을 흘리고 감격을 하며 밑줄을 그으며 말씀의 깊은 내면세계를 체득합니다. 나를 가꾸는 것은 특별한 훈련 프로그램이 아니라 아무도 보는 이 없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입니다. 

 

‘만 시간의 법칙’이란 말이 있습니다.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되려면 최소한, 만 시간의 훈련이 필요하다는 법칙.” (네이버 지식백과 인용)입니다. 미국 콜로라도 대학교의 심리학자인 ‘앤더스 에릭슨’(K Anders Ericsson, 1947 – 2020. 6월)이 1993년에 발표한 논문에 등장한 개념입니다. 만 시간이란 평범한 일상입니다. 누구도 알아주지 않을지라도 그 일을 쉼 없이 반복할 때 만 시간의 법칙이 효력을 발생합니다. 그것이 인생임을 깨닫습니다. 어린아이들의 특   징은 항상 재밌는 것만을 원합니다. 무료함을 이겨낼 힘이 없습니다. 성숙한 인생이 된다는 것이란 무료한 시간의 연속을 즐거워해야 합니다. 그 무료한 시간을 이용하여 내공을 쌓고 깊이를 추구하는 초석이 됩니다. 평범함에 특별함을 담아내는 인생, 참 아름답고 멋진 인생입니다. 

 

 

박심원 목사

예드림커뮤니티교회 공동담임
박심원 문학세계 http://seemwon.com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리스트
Email : seemwon@gmail.com
카톡아이디 : seem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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