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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칼럼- 나의 왕좌는 강단이다

hherald 2018.09.03 17:23 조회 수 : 29

 

목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이 설교입니다. 그러면서 가장 어려운 것 또한 설교입니다. 매주일과 매일 새벽설교, 그룹성경공부, 수요일과 금요기도회를 인도하는 것이 어언 강산이 세 번 변화될 만큼의 시간동안 강단을 지켰습니다. 그 시간은 눈물의 시간이었고, 모남을 깎아내는 훈련의 장이었고, 잠언 27장 21절의 말씀처럼 은을 도가니로, 금을 풀무로 단련하여 불순물을 제거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한국에 와서는 초청을 받아 크고 작은 교회에서 말씀을 선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규모가 있는 교회는 규모 있는 대로, 작은 교회는 작은 교회대로 낯선 강단에서 설교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성역입니다. 큰 교회보다 오히려 작은 교회일수록 더 많이 기도하게 됩니다. 때론 몇 날 밤을 지새우며 준비한 설교가 강단에 서서 몇 명 되지 않는 성도들을 바라보는 순간 그것을 버리고 준비되지 않은 즉석 설교를 할 때 더 많게 됩니다.

 

목사는 항상 설교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설교 준비한다는 것은 설교문의 작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삶을 먼저 살아야 함으로 이해되어 집니다. 삼십년 가까이 설교자로 살았다면 설교의 달인이 되었을 터인데 그러하지 못한 것은 설교는 말로써가 아니라 설교자가 먼저 삶으로서 증명해 보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설교를 가장 잘 할 수 있다는 것과 동시에 가장 두려운 일이 되는 것입니다. 설교에 관한 철학은 설교의 황태자로 불리는 영국의 스펄전 목사님의 외침이 마음 깊이 각인되어 있습니다. 영국 청교도 신앙의 원로이신 매튜 심프슨 목사님의 고백을 스펄전 목사님께서 인용한 것입니다.

 

나의 왕좌는 강단이다
나는 예수 그리스도 대신에 그 강단에 선다
나는 통로요 도구요 매개체이다
나의 메시지는 하나님의 말씀이다
불멸의 영혼들이 나를 에워싸고 있으며
내 눈에 보이지 않는 구세주께서 내 곁에 서 계신다.
성령님께서 회중들 위에 임재 하시며
천군 천사들이 이 장면을 지켜보는 가운데
천당과 지옥이 결말을 기다리고 있다
아 이 얼마나 막중한 책임인가?

 

지방의 한 작은 교회에서 말씀을 전했습니다. 몇 날 밤을 지새우며 준비한 원고와 PPT파일을 사용하지 않고 즉석에서 주어진 말씀을 오전과 오후 예배시간에 전했습니다. 목사님과 성도님들은 은혜 받았다면서 다방면의 섬김에 감동을 받고 과분한 섬김이 오히려 무거운 짐이 되기까지 했습니다. 그런 섬김, 강단에서의 느낌은 많은 것을 생각게 하며 내 깊숙한 속내를 들여다보게 하는 강단 섬김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영국교회에 무너져 간다며 우려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상 영국교회는 지금 살아나고 있습니다. 물론 다시는 깨어날 수 없는 사망의 잠을 자는 교회도 분명 있습니다. 그러나 그중에서 깨어나는 교회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영국교회가 아니라 한국교회입니다. 표면상 영국교회는 사망의 잠을 자는 것 같으나 실상 깨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표면상은 깨어 있는 것 같으나 내면으로 한 발자국만 들어가면 죽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이는 지극히 개인적인 사견일 뿐입니다. 한국에 와서 강단을 섬기기 위해 교회들을 방문하면서 느끼는 것은 오히려 영국교회보다 한국교회가 점점 더 깊은 수렁에 빠져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을 뿌리칠 수 없게 됩니다. 그것은 강단의 권위 상실이라 여겨집니다. 목사가 서야할 자리는 강단입니다. 목사의 신앙철학이나 인문사회과학적 지식을 전하는 곳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대신하여 그 강단에 서는 것이며 복음의 통로요 도구요 매개체로서 서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목사의 입에서 선포되는 메시지는 하나님의 말씀이어야 합니다. 이는 지극히 상식적인 교회론입니다. 강단의 권위가 상실된다는 것은 바로 그 말씀의 권위가 사라지고 다른 것으로 대신 채워진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나의 왕좌는 강단입니다. 책임지고 강단을 지킬 때는 오히려 강단의 무게로 허덕였지만 강단을 벗어나서는 그 무게를 그리워하게 됩니다. 

 

 

 

박심원 목사

예드림커뮤니티교회 공동담임
박심원 문학세계 http://seemwon.com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리스트
Email : seemwon@gmail.com
카톡아이디 : seem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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