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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칼럼- 줄탁동시 啐啄同時

hherald 2018.08.27 17:11 조회 수 : 55

 

 

‘줄탁동시’란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오기 위하여 껍질 안에서 쪼는 것을 ‘줄’이라 하고, 어미 닭이 밖에서 쪼아 깨뜨리는 것을 ‘탁’이라 합니다. 안과 밖에서 동시에 이루어질 때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올 수 있습니다. 사제지간이나 누군가로부터 도움을 받거나 돕는 관계가 발전하여 무르익었음을 비유로 하는 말입니다. 병아리는 딱딱한 알 속에서 21일간 세상으로 나가 살아갈 수 있는 완벽한 병아리 성체로 성장합니다. 알을 깨고 나오는 과정은 먼저 알속에서 껍질을 쪼아 어미닭에게 신호를 보냅니다. 인간의 귀로는 들을 수 없는 미세한 소리지만 어미닭은 그 소리를 듣고 알을 쪼아 깨트려 주는 과정이 줄탁동시입니다. 물론 현대는 이런 과정 없이 부화장에서 대량으로 병아리를 부화시킵니다. 우리의 옛 선인들은 과학이라는 단어를 알지 못했을 때에도 병아리가 부화되는 과정을 속속들이 알았다는 것이 현대인들보다 더 지혜로웠다는 것을 짐작하게 됩니다. 줄탁동시는 병아리의 부화되는 과정을 이야기 하는 것이지만 실상 인간사의 깊은 관계인 때와 시기가 있음을 이야기하기 위해 만들어진 교훈입니다.

 

모든 인생사에는 범사에 때와 기한이 있습니다. 이는 전도서3장에 기록된 솔로몬 왕만이 깨달은 것이 아니라 인생을 살아 보면 때와 기한이 있음을 솔로몬 못지않게 알게 됩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세월에 순응하게 됩니다. 그것은 곧 범사에 때와 기한이 있음을 시인하는 것입니다. 지난 길을 돌이켜 보면 시기와 때를 알지 못해 몸부림했음을 느끼게 됩니다. 나이가 젊었을 때에는 기한을 앞당기고 싶어 합니다. 성공이란 개념은 시간과 관련 있다 해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영국에 살다 보면 작은 건물 하나 짓는 것도 오래 걸립니다. 언제 저 건물을 완성할까 지켜보는 사람이 답답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한국사람 같으면 저런 건물은 한 달도 안 되서 마무리될 텐데 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어른 허리 높이만큼의 담장을 쌓는 것도 한나절이면 쌓을 수 있을 텐데 오래 걸립니다. 벽돌 세 네 줄을 쌓고 그것이 굳을 때 까지 며칠을 기다립니다. 그렇게 담장을 오랜 시간에 쌓는 것은 밑 부분의 벽돌이 굳을 때 까지를 기다린 다음에 위의 벽돌을 쌓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우리는 하루 밤 사이에 보이지 않던 담장이 세워지고 건물이 지어지는 것을 보면 시간을 앞당기는 것이 발전된 것이고, 성공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입니다. 건축 공기를 앞당기는 것을 자랑하고, 조기에 졸업하고, 최연소로 진급한 것을 자랑스러워하고 박수를 보냅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느리게 지은 건물일수록 오래 가게 되며, 공기를 앞당겨 지은 건물일수록 수명이 짧다는 것은 상식입니다. 천년가까이 되도록 건물이 그대로 유지되는 것을 보면 건물을 지을 때 그만큼 천천히 지었기 때문입니다. 이는 창조의 섭리와 같습니다. 온실에서 백열등을 켜놓고 밤낮으로 성장하게 한 작물과 자연에서 시간에 따라 순차적 성장을 한 작물의 열매는 맛과 향이 다를 뿐 아니라 그 음식을 먹음으로 인체를 건강하게 하는 약이 됩니다.

 

때와 기한을 앞당기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숙성될 시간이 필요한데 현대는 너무 빠른 것을 좋아하다 보니 음식이 빨리 나오게 하는 ‘페스트 푸드’(fast food)가 늘어만 갑니다. 그렇게 빨리 만들어질 음식을 만들기 위해서는 재료도 시간을 앞당겨 키워내야 합니다. 그런 음식은 먹으면 먹을수록 건강에 역효과를 가져오게 되고 결국은 독이 되기도 합니다. 요즘은 페스트 푸드 식당을 대항하여 ‘슬로우 푸드’(slow food) 식당이 늘어갑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원하여 건물을 지어주고 어르신들을 직원으로 고용하여, 먹어도 건강에 좋은 음식을 만들어냅니다. 음식재료는 그 지역에서 길러진 정상적인 재료들을 사용합니다. 슬로우 푸드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생산하고 요리한다는 의미입니다. 줄탁동시, 작은 것에도 때와 기한이 있습니다. 성장할 시기가 있다면 잠시 멈출 시기가 있고, 태어나는 시기가 있고 성장과 죽음의 시기가 있음을 아는 지혜입니다. 사람과 사람과의 만남, 사람과 자연과의 만남, 사람과 사회와의 만남, 사람과 학문과의 만남에도 때와 시기가 있습니다. 그 당시에는 깨닫지 못하지만 지나보면 그 때와 시기가 다 하나님께 속해 있음을 알게 됩니다. 

 

 

 

박심원 목사

예드림커뮤니티교회 공동담임
박심원 문학세계 http://seemwon.com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리스트
Email : seemwon@gmail.com
카톡아이디 : seem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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