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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은의 온고지신- 개만도 못하다는

hherald 2013.07.03 19:04 조회 수 : 1129

개만도 못하다는

아르마 말

벨기에 농촌에서 한국의 소처럼 농사를 짓는 말을 아르마 말이라 한단다. 우리 황소와 비슷하고 힘이 세고 크단다. 외모와 다르게 무척 온순한데 배워야할 점은 주인 말에 절대 복종을 한단다. 주인이 걸으면 따라 걷고 주인이 달리면 따라 달리지만 결코 주인을 앞서 달리는 법이 없단다. 앞섰다가 뒤섰다가 왔다갔다 지맘대로인 개보다 얼마나 나은지 아니면 못한지는 모르겠다. 얼마 전 영국의 한 지방마라톤 대회에서 빨리 뛰어 1등한 한명의 완주자를 제외한 5000여명 전원을 실격 처리했다. 2위로 달리던 선수가 길을 잘못 들면서 그 뒤를 따라 달리던 선수 5000여명이 모두 코스를 이탈하여 결승점으로는 들어 왔으나 좀 덜 뛰었다는 이유로 전원 실격 처리된 일이 있다. 앞에 뛰는 선수 뒤만 아무 생각 없이 따라 갔을 것이다.

장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모든 상황과 사태를 정확히 파악할 줄 아는 풍부한 경험과 학식이 있는 이들이나, 뛰어난 지식과 지혜를 가지고 소신있고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이들이 사회나 조직을 이끌어가야만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아무나 장이 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이는 영국에서 존경받는 이들과 가문이 존재하는 이유 중에 하나이기도 한 것 같다. 어떤 이가 영국의 전통부자들은 자선의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나는 것 같다고 말하듯이, 오랜 전통의 관습과 제도를 가진 영국에서는 존경의 대상이 좀 다른 것 같다. 사회에 기부를 많이 하는 세습적 부자들이 많은 영국에서는 졸부나 반짝스타들은 존경의 대상이 아니라 일반인들의 즐거운 입방아에 오르는 선정적 B급문화의 한 소재일 뿐이다. THE SUN지는 연일 스타들의 바람기나 pub에서 쉬하는 것 까지 찍어 내놓고 있다. 과연 우리나라에서 현재 존경받는 이들은 누구이며 몇이나 있으며 순위를 매길 만큼 되는지는 모르겠다.

모두 취했으면 나도 취하고
중국 초나라의 굴원(屈原)의 어부사(漁父辭)를 보면, 벼슬에서 쫓겨 난 굴원이 초라한 모습으로 강호의 못가에서 시를 읊는데 어부가 그를 보고 무슨 이유로 이 지경이 되었냐하니, 굴원이 ‘세상이 다 혼탁한데 나 혼자 깨끗하고, 모든 사람이 다 취해있는데 나만 깨어있는 까닭에 쫓겨났다’고 답했다. 이에 어부가 ‘성인은 세상물정에 얽매이지 않고 세상따라 변할 수 있어야 한다. 세상이 탁하면 진흙탕을 휘저어 흙탕물을 일으키고, 사람들이 다 취해 있다면 같이 술을 마시지 않고, 어찌 혼자 깊은 생각에 고결한 처신으로 스스로 쫓겨남을 당하시냐?’라고 물으니, ‘새로 머리를 감은 사람은 반드시 관을 털어서 쓰고, 새로 목욕한 사람은 반드시 옷을 털어서 입는다고 하였으니, 어찌 내가 깨끗한 몸으로 더러운 것을 받을 수 있겠냐’하며, ‘차라리 강에 가서 물고기 뱃속에 장사 지낼지언정 어찌 희고 깨끗한 몸으로 세속의 먼지를 뒤집어쓸 수 있겠냐’하였다. 이에 어부가 빙그레 웃으며 ‘창랑의 물이 맑으면 내 갓끈을 씻으면 되고, 흐리면 내 발을 씻으면 되는 것을’이라고 노래하며 떠나갔으며, 후에 굴원은 큰 돌을 안고 강에 뛰어들어 생을 마감했다한다.


한 사람이
‘한 마리 미꾸라지가 물을 흐린다’는 말이 있지만, 사실은 진흙속의 먹이를 찾느라 흙탕물을 일으키기는 하나 3-4급수의 물을 정화시키며 모기유충을 잡아먹는다. 한자로 일어탁수(一魚濁水)라하고 한 사람이 저지른 악행 때문에 단체나 가족에게 수치스러운 이미지가 장착되는 것을 뜻한다. 영어로는 bad apple이란다. 조직원 한사람의 일이 조직사회 전체의 일로 매도되듯이, 한 명 때문에 잘 나가던 것들이 엉망진창으로 되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이런 말을 사용함에는 신중해야 한다. 원래 썩은 물인데 불쌍한 미꾸라지에게 모든 책임을 뒤집어씌우거나, 가만히 있는 멀쩡한 물고기를 희생양으로 삼아 미꾸라지로 매도시켜 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는 모두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죽은 후에 처방을 내는 것)으로 특효약도 만병통치약도 없다. 소설이나 영화에서나 답을 찾을 수 있으려나.

천리를 가봐야 천리마인지 안다
일부 뉴스를 보면 가치관의 혼란을 가져올 정도의 사건으로 느껴진다. 영혼을 다스리는 종교계의 아주 일부에서 대표를 뽑는데 인간세상보다 더 타락해져 있다는 우려 섞인 기사도 본다. 사랑으로 자비심(慈悲心)으로 인의예지(仁義禮智)로 인간사의 행복과 공존을 위하여 많은 이들이 애를 쓰며 노력하고 있지만, 고귀한 말씀들을 팔아가며 여러사람들을 피곤하게 하는 향원이 존재하는 것도 지금의 현실이다. 천리마는 천리를 달려봐야 천리마인지 알 수 있고, 인재도 시간이 지나야 인재인지를 알 수 있다고 했다.

영국서울 한의원 박사 김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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