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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은의 온고지신- 몰래 볼 수 밖에

hherald 2013.09.09 18:55 조회 수 : 912




달 세개
‘거울아, 거울아, 내 몸에서 어디가 제일 예쁘냐?’고 물어 본 이도 있을 것이다. 또, 어느 부위나 장부(臟腑)가 가장 약한지 강한지를 물어 보았거나, 아니면 어느 곳이 현재 병이 들었냐고 물어보았을 수도 있다. 아마, 거울은 즉시 답을 해 주었을 것이다. 아니 거울 앞이 서서 물어보기도 전에 거울은 이미 앞에서는 순간 답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어리석은 자만 답을 들려주어도 모를 뿐이다. 알려줘도 모르니 답을 들을 필요성도 느끼지 못한다. 필요성이 없으니 거울을 볼 필요도 없다. 아니 보고 싶지도 않아서 안 볼 것이다. 아니 애써 거울이 알려주는 답을 외면하려고 할지도 모른다. 옛 선비들은 밤하늘의 달을 보며 잔잔한 호수에 잠긴 달과 함께 술잔 속에서 넘실대며 춤을 추는 달과 함께 한잔 기울이며 세상과 자신을 돌아보았다.


저녁에 죽어도
지금 우리는 왜 거울을 볼까? 본래의 얼굴을 감추기 위해서는 아닐까? 자신을 돌아보는 거울이 아니라 자신을 숨기는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도 든다.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묻는 그대로 답해주는 거울은 분명한 답을 해주고 있건만 인간이 거울을 대하는 습관은 언제부터인가 목적과 인식이 달라지지 않았는가하는 생각을 해본다. 요즘 여기저기서 직원교육과정 중에 거울과 함께 하는 교육프로그램이 많은 것 같은데, 사람을 상대하는 직종에 종사하는 이들이 몸에 익혀야만 하는 기초과정으로 거울 보는 법부터 배운다. 거울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자기를 볼 수 있다는 것이고, 자기를 돌아 볼 수 있다는 것은 자기를 알 수 있다는 것이고, 자신을 안다는 것은 철학의 궁극이요, 이는 해탈(解脫)의 경지인 바로 깨달음의 경지가 되는 것이다. 옛 도인들은 아침에 도를 깨치고 저녁에 죽는다해도 조금의 여한이 없다는 마음으로 수행을 하였다. 우리는 우리의 일상을 거울같이 들여다보고 있고 또 알고 있다.

엉뚱한 것 묻지마라
그러면 거울에게 무엇을 물어 보았는가? 거울에게 공연히 엉뚱한 것 묻지 마라. 거울도 판단의 기준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아니 아예 없다. 왜냐하면 세상을 잴 수 있는 표준잣대가 없기 때문이다. 인간마다 도처에 따라 문화와 관습이 다르기 때문에 한마디로 ‘그때그때 달라요’다. 우리 몸속의 병도 요즘은 첨단문명의 이기로 인하여 웬만한 것은 다 들여다보고 있다. 지금 기준으로 옛날이란 유치한 과학적배경이지만, 물체의 속과 이치를 훤히 들여다보는 혜안(慧眼)을 가진 성현(聖賢)들이 그 세상에는 더러 있어 신(神)같은 존재로서 어리석은 인간을 이끌었다. 지금이야 누구나 다 들여다 볼 수 있고 보여 주고 있는 세상이다. 인체 구석구석뿐만이 아니고 지구 구석구석까지 다 들여다보고 있으니 피해갈 곳도 숨을 곳도 없다, 전에는 고도의 훈련을 받은 스파이들이나 직접 위장침투하여 활약하였지만, 지금은 앉아서 다 할 수 있는 세상이 되다보니, 믿지 못할 일들도 더 많이 생기고, 정보의 부족이나 부재 또는 오남용이 더 심해진 것 같이 느껴진다.

몰카까지
거울은 그냥 반대로 비춰지는 것이었다. 언제인가 부터 인간들에 의해 많이도 변한 모습으로 우리 옆에 늘 있다. 보고 싶지 않고 피하려 해도 피할 수도 없다 온 세상 곳곳에서 우리를 비춰주고 감시까지 하고 있다. 누구를 위한 것인지 누구 때문인지도 반반이다. 잔잔한 옹달샘에 비춰지던 모습에서부터 구리거울 같은 것을 거쳐 투명한 유리거울이 나오면서 볼록거울 오목거울 망원경 현미경 카메라 등으로 변하면서 우리를 샅샅이 보고 비춰주고 있다. 급기야는 한쪽에서만 보이고 반대쪽은 거울로 된 것도 있다. 개인의 사생활이란 자기 방에서나 잠깐 동안 유지할 수 있다. 영국의 TV프로에 ‘Big Brother'는 우리자신이 세상에 보여주고 있는 것을 대신하여, 남의 사생활을 몰래 지켜봄으로서 흥분과 쾌락을 안겨주고자 하는 프로 같은데 인기가 많다.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몰래 엿보는 관음증은 성적도착증 중 하나로 정신병인데, 남의 특정부위나 성적행동을 훔쳐보거나 촬영을 함에 성적흥분을 느끼는 병이다. ‘몰래카메라(몰카)’로 걸려 처벌도 받는데 노출증과 비슷한 정신적문제다. 인터넷에 떠도는 ‘야동’같은 동영상들에 의해 사실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되는 것이다. 세상을 살면서 아는 것이라곤 인터넷밖에 없으니, 다른 사람들의 삶도 인터넷으로만 볼 것이고, 기왕 보는 것 더 자극적인 것으로 보는 것이리라. 이래저래 이웃과 벗들과 달빛이 녹아든 한 잔을 그려본다.


영국서울한의원 박사 김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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