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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칼럼-시월의 마지막 날

hherald 2023.11.13 17:05 조회 수 : 850

날을 기억하여 기념한다는 것은 그날에 담긴 숭고한 역사 때문입니다. 숭고한 날에는 두 가지 의미를 가집니다. 아름다운 추억을 기념하기 위함도 있지만 아픔을 기억하기 위해 기념합니다. 1945년 8월 15일은 일본으로부터 자유와 주권을 찾은 광복의 날로 기념합니다. 반면 1910년 8월 29일은 국권을 일본에 빼앗긴 날로 기억하는 국치일입니다. 그날을 기억하여 기념하는 것은 아픔의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함입니다. 서울 남산 예장자락에 1.7km에 달하는 특별한 길이 있습니다. 국권 상실의 현장을 기억하고 상처를 치유하자는 뜻에서 <국치의 길> 역사 탐방로입니다.

의미 없는 날을 기념하지는 않습니다. 아름다운 추억은 더 아름다워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억하고, 아픔의 날은 그날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기념합니다. 시월의 마지막 날이 되면 한 가수의 노래 <잊혀진 계절>에 나오는 가사의 한 대목이 생각납니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 뜻 모를 이야기만 남긴 채. 우리는 헤어졌지요. … 이룰 수 없는 꿈은 슬퍼요 나를 울려요.” 시월의 마지막 날은 아니지만 2022년 10월 29일에 이태원 압사 사건이 발생하여 삼백 명이 넘는 압사 사상자가 발생하여 온 국민이 아파했습니다. 이날을 잊지 않기 위해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에서 신속 처리되기도 했습니다. 그날을 기억하는 것은 그러한 아픔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그리스도인들에게 시월의 마지막 날이 기억되는 것은 마틴 루터의 교회개혁을 시작한 시발점이 된 날 때문입니다. 이날을 종교개혁일이라 부릅니다. 1517년 10월 31일 마틴 루터(Martin Luther)는 독일의 비텐베르크 (Wittenberg) 성당 정문에 당시 가톨릭교회를 비판하는 95개 조항의 반박문(Die 95 Thesen)으로 종교개혁의 신호탄이 된 역사적인 사건의 날로 기억합니다. 루터는 독재자가 휘두르는 권력의 무소불위의 로마 교황청의 오류를 조목조목 반박했습니다. 95개의 조항을 모두 이야기할 순 없지만, 대표적인 것은 거룩한 교회가 하지 말아야 했던 비상식, 비신앙적인 것들이 부끄러움을 금치 못하게 합니다. 교리를 성경 위에 두었으며 성도들이 성경을 읽고 소유하는 것을 금지했습니다. 성직을 매매했습니다. 로마의 베드로 대 성당 건축의 천문학적인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면죄부를 판매했습니다. 면죄부가 연옥의 고통을 면할 수 있다고 교인들을 속였습니다. 헌금함에 땡그랑 떨어지는 순간 연옥에서 천국으로 간다는 거짓말로 유혹했습니다. 천국을 돈으로 갈 수 있다고 거짓 선동했습니다. 

결코, 그리스도의 핏값으로 세워진 교회라면 하지 말아 할 짓을 했습니다. 이것을 고발한 루터는 오히려 이단으로 몰아세웠습니다. 그러나 루터는 오직 진리를 위해 목숨을 걸었습니다. 재판을 받기 위해 법정에 섰을 때 교회를 향한 반박문의 입장을 철회하라는 회유를 받았습니다. 루터는 자신을 재판하는 재판관 앞에서 강력하게 외쳤습니다. <교황 앞이나 의회에서도 내 신앙을 버릴 수 없습니다. 그들의 주장은 분명히 잘못되었고 모순되기 때문입니다. 나는 하나님의 말씀을 의지하고 확신하므로 결코 내 입장을 철회할 수 없습니다. 내게 다른 길은 없습니다. 하나님 저를 도와주옵소서.>

루터가 목숨을 걸고 외쳤던 개혁(reformation)이란 잘못된 것을 뜯어고치는 개념이 아닙니다. 그것이 시작된 본질, 초심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마틴 루터가 개혁하려던 것은 본질로의 회귀입니다. 몇 가지 잘못된 법을 바꾸는 것이 아닙니다. 본질의 회복입니다. 그 본질의 시작은 로마서 10장 17절의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살리라는 ‘이신칭의’의 입니다. 루터는 이신칭의 회복을 위해 다섯 가지를 주장했습니다. 오직 성경 Sola Scriptura / 오직 믿음 Sola Fide / 오직 그리스도 Solus Christus / 오직 은혜 Sola Gratia / 오직 하나님의 영광 Soli Deo Gloria

구약시대 약속의 선민이 이방 민족에게 짓 밝힌 이유는 그들이 하나님의 말씀인 율법을 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의 보혈로 세워진 교회는 진리의 말씀이 중심입니다. 교회의 타락은 구약시대처럼 신약의 교회도 말씀을 잃어버렸다는 증거입니다. 그 결과 교리가 말씀 위에 있었으며 십계명을 위반하는 성상 숭배와 면죄부 판매로 인하여 교회는 본질에서 벗어났습니다. 루터의 개혁은 오직 성경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신앙은 성경에서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성경은 오직 믿음으로 구원받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인간이 만든 교리로는 구원에 이를 수 없습니다. 그 믿음의 정체는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그리스도의 은혜가 아니면 하나님의 영광과는 무관한 삶을 살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 루터가 목숨을 걸고 외쳤던 5대 솔라(Sola) 입니다. 

개혁한다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개혁이란 정책을 연구하여 발표하는 것으로 개혁을 완성했다는 착각을 하기도 합니다. 교회를 개혁한다는 것은 더 어려운 법입니다. 루터 역시 살해의 위협을 받기도 했습니다. 개혁의 선봉에 선다는 것은 순교의 각오를 해야 하는 두려운 일이었습니다. 절망에 빠졌을 때 그를 다시 일으킨 말씀은 시편 46편 1절 말씀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시요 힘이시니 환난 중에 만날 큰 도움이시라.” 루터는 이 말씀에 곡을 붙여 찬송을 만들었습니다. 우리가 잘 부르는 585장 “내 주는 강한 성이요. 방패와 병기되시니 큰 환난에서 우리를 구하여 내시리로다.”입니다. 

1529년 루터를 아끼는 신실한 친구들은 생명이 위험하니 의회에 출두하지 말라고 강력하게 말렸습니다. 그러나 루터는 개혁의 길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교회를 진리 앞에 바르게 개혁하는 일에는 어떠한 위협도 그는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이 가능한 것은 그의 일상의 삶에서 작곡한 363장의 가사에 담겨 있습니다. “내가 깊은 곳에서 주를 불러 아뢰니. 주여 나의 간구를 들어 주심 바라고 보좌 앞에 나가니 은혜 내려주소서.” 종교개혁은 어떤 이론적 주장의 완벽함에 있지 않습니다. 루터의 고백처럼 일상의 삶이 깊은 곳에서 주를 불러 아뢰는 자기 골방이 있을 때 개혁은 생명처럼 거룩한 움을 돋게 됩니다.

시월의 마지막 날은 마틴 루터로부터 시작된 개혁은 
내 인생에서 완성되게 하는 거룩한 날입니다.

 

박심원 목사

박심원 문학세계 http://seemwon.com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리스트

Email : seemwon@gmail.com

카톡아이디 : parkseem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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