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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단상

루이뷔통의 인천공항 침략

hherald 2010.11.29 18:14 조회 수 : 1660

 

 

프랑스 하면 생각나는 명품 브랜드는 루이비통이다. 짝퉁이 가장 많이 만들어진다는 브랜드 역시 루이뷔통이다. 그만큼 과시적 소비와 모방적 소비의 대표적 브랜드라는 뜻이며 이 브랜드가 없는 사람에게 가장 허탈감을 준다는 뜻이다.

 

 

느닷없이 루이뷔통이라는 브랜드를 얘기하는 이유는 이것이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 곧 입점한다는 소식이 있기 때문이다. 루이비통이라는 배부르고 건방진 회사는 브랜드 이미지를 손상할 수 있다며 공항 면세점 내 입점 불가 원칙을 고수해 왔다. 그런데 아시아 국가에서도 한국, 중국, 일본 사람들은 루이비통이라면 죽고 못 사니까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만 특별히 들어 오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많다. 얼마나 루이뷔통을 유치하고 싶었으면 호텔신라는 면세점 내 내·외국인이 가장 붐비는 곳의 중앙자리를 제공했다. 이곳은 최근 중국과 일본 관광객 등 내외국인들이 몰리면서 고객 편의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곳이라고 한다. 루이뷔통 회장이 지난 4월 한국을 방문할 때 호텔신라와 롯데그룹은 유치 경쟁을 했다. 이부진 호텔신라 전무가 공항으로 직접 영접을 갔고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이 직접 면담을 했다. 대단한 짝사랑이었다.

 

 

루이뷔통과 면세점 사업을 함께할 파트너로 유력한 호텔신라는 "루이뷔통이 인천공항면세점에 입점하면 전 세계 첫 루이뷔통 공항이라는 상징성과 함께 중국 쇼핑객 유치로 실보다 득이 많을 것이다"라고 자찬한다. 그러나 루이뷔통 유치를 위해 서점, 카페, 휴게공간 등 고객 편의시설이 줄어드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 말이 없다. 초대형 루이뷔통 매장에 편의시설을 뺏긴 공항 이용객의 허탈감은 루이비통이라는 브랜드를 하나도 갖지 못한 일반인의 허탈감을 배가시킬 것이다.

 

 

없는 공간을 만들어서 바치는 자존심 상하는 협상을 하면서 그나마 부족한 고객 편의시설을 허무는 것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없는 공간을 만들어 바치는 문제의 소지를 누가 져야 할까. 인천공항공사는 호텔신라와 루이뷔통을 위해 일을 하는 곳인가, 이용객을 위한 곳인가.

 

 

계층적 위화감을 증대시키는 명품 소비사회의 그늘을 한 번쯤 고려하라는 얘기야 호텔신라 같은 기업에는 먹히지도 않을 얘기고 여기서 논할 필요도 없다. 사회통합을 약화시키고 공동체적 연대를 훼손하는 사람들 간의 양극화를 불러오는 명품소비를 부추기는 이런 일을 꼭 벌여야 하느냐는 질문도 이런 기업에는 우문이다. 그러나 왜 이용료를 주고 이용하는 공항에서 내가 누릴 편의를 그런 고가 브랜드의 호사에 빼앗겨야 하느냐는 것이다. 루이뷔통은 없어도 되지만 편의시설은 있어야 한다.

 

 

인천공항이 전 세계 첫 루이뷔통 공항이 되기를 바란 이가 누구인가. 그것을 영광으로 생각하는 이가 누구인가. 루이뷔통 없이도 잘사는 일반인들에게 루이뷔통 공항은 자랑이 아니다. 이용객의 편리를 우선하는 인천공항이면 족하다. 원래 인천공항은 그렇게 만들어졌으니까. 인천공항을 침략하는 루이뷔통이 달갑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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