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헤럴드 단상

 

영국 정부가 고대 켈트족의 토속 신앙에 뿌리를 두고 있는 드루이드교를 종교로 인정했다. 영국 자선사업 감독위원회가 '드루이드 네트워크'가 낸 종교 자선단체의 신청을 받아들였기 때문에 드루이드교를 영국 정부가 정통 종교로 인정한 것이다. 영국 정부는 드루이드교가 태양과 땅 등 자연을 숭배하는 고대 토속 '신앙'이며 드루이드 네트워크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설립된 '종교자선단체'라고 인정했다. 이제 드루이드교는 정통 종교로 대접받게 됐다.

 

 

고대 켈트족은 현재 프랑스, 벨기에, 스위스 서부, 그리고 라인 강 서쪽의 독일을 포함하는 지역을 가리키는 갈리아 지방에 살았다. 그러다 로마의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침략해 영국으로 쫓겨났다. 켈트족의 사제가 드루이드다. 영화나 만화에 등장하는 흰옷 입은 노인의 모습이 드루이드와 닮았다. 유럽에서는 신비한 이미지가 2000년이 넘게 남아 있는 것이다.

 

 

드루이드교는 만물에 정령이 있다고 믿는 종교다. 태양과 땅 등 자연을 숭배하고 영혼의 불멸과 윤회사상을 믿는다. 자연에 대한 경외심과 동물에 대한 사랑 그리고 윤회에 대한 믿음으로 고대 드루이드들은 엄격히 채식만 했다. 당시 대부분의 사람과는 달리 드루이드들은 고도로 훈련됐고 박식했다. 고대 켈트의 땅에서 신의 의사를 전하는 존재로 정치와 입법, 종교, 의술, 점, 시가, 마술을 행한 자들이었다. 켈트어로 '드루'란 떡갈나무, '위드'는 지식을 의미했다.

 

 

드루이드는 고도의 지식을 소유하고 법을 만드는 중요한 일을 했기에 되려는 사람은 20년 동안 혹독한 고행을 겪어야 했다. 그런데 아쉽게도 얻어진 지식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머릿속에만 담아두고 입으로만 전했다. 그들은 매우 유능했지만 그들의 관습을 글로 남기지 않고 대신 교리와 지식을 직접 구전했다. 그래서 로마인들도 그들을 표현할 언어가 없어 단지 '이방인'으로 기록했다.

 

 

그들 스스로의 기록이 없어 다른 사람이 쓴 역사 속에서 그려지는 켈트인과 드루이드교는 가설과 추측이 난무한다. 용맹했지만 민족으로서 통일을 이루지 못한 켈트족이 로마인들도 무척 두려운 대상이었던지 종교에 관대했던 로마가 종교 금지령을 내리고 드루이드의 존재도 인정하지 않았다. 그리스도교가 유럽을 휩쓴 뒤 명맥이 끊어진 드루이드가 다시 이름이 낸 것은 1872년, 독일에서 결사가 설립되고 후에 국제적 비밀결사로 커졌다는 설이다. 윈스턴 처칠도 1908년에 드루이드 협회에 입회했다는 설이 있다.

 

 

드루이드교를 두고 뺄 수 없는 설은 스톤헨지와의 연관설이다. 특히 영국에 있는 스톤헨지는 드루이드교의 사제들이 산 사람을 불에 태워 나온 재로 그들의 신들을 불러온 장소라는 것이다. 고대 캘트족의 풍습에서 유래한 할로윈도 드루이드교도들이 있었을 당시는 죽음의 신에게 바칠 사람을 사냥하던 공포의 밤이었다는 것이다. 물론 관련성이 증명된 것은 없다.

 

 

일부에서 아직도 사탄의 종교라고까지 험담하는 드루이드교가 정통 종교로 인정됐다는 것은 종교 간 마찰음에 지치고 죽어가는 환경이 걱정스러운 마당에 그들의 범신론적 속성과 자연에 대한 외경이 관심을 끌기 때문일까. '드루이드 네트워크'의 회원 수가 350명에 불과하다는데... 막무가내로 얻은 성과는 결코 아닐탠데...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06 입시 문제 잔혹사 - 교과서가 진실보다 앞선다? hherald 2014.11.03
205 백범마저 부인하는 친일 후손들의 역사 왜곡 hherald 2014.11.03
204 반면교사, 사우디의 여성의 운전을 허하라? hherald 2014.10.20
203 해묵은 농담 "질소를 샀더니 덤으로 과자를 주더라" hherald 2014.10.13
202 우리말과 우리글의 적은 누구일까 hherald 2014.10.06
201 자선 경매에 나온 교황의 하얀 모자 hherald 2014.09.22
200 애국가 낮춰 부르기에 얽힌 음모론? hherald 2014.09.15
199 대통령의 명절 선물 hherald 2014.09.08
198 추석, 차례상이 그립네요 hherald 2014.09.01
197 간절한 손… 터지는 눈물, 그리고 교황님께 드리는 편지 hherald 2014.08.18
196 관광공사, 이래저래 유감입니다 hherald 2014.08.11
195 현실이 된 재앙 '에볼라 바이러스' hherald 2014.08.04
194 '영수'에서 '민준'으로, '순자'에서 '서윤'으로 hherald 2014.08.01
193 문화원과 동포사회의 상생 hherald 2014.08.01
192 유병언의 유럽 사진전, 거장들의 낯뜨거운 찬사 hherald 2014.07.07
191 스포츠 단두대 "이기면 영웅, 지면 역적" hherald 2014.06.23
190 문창극의 사퇴도 하나님의 뜻? hherald 2014.06.16
189 수만 명의 한인보다 800명의 녹색당? hherald 2014.06.09
188 월드컵의 확률, 예측은 예측일뿐 hherald 2014.06.02
187 해묵은 다툼 - 예수가 세례받은 곳 hherald 2014.05.26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