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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단상

'장미 대선' 꼭 참여합시다

hherald 2017.03.13 17:46 조회 수 : 1080

 

19대 대선이 5월 9일로 예상된다. 탄핵이 좀 더 빨리 인용됐다면 4월에 대선을 치러 벚꽃 대선으로 불릴뻔 했는데 장미가 피는 5월에 열려 '장미대선'이란 애칭을 얻었다. 으레 우리나라의 대선은 손을 호호 불면서 투표를 하는 12월의 행사였는데 탄핵으로 조기 대선을 하게 돼 실로 오랜만에 봄에 대선을 치르게 됐다. 봄에 대선을 치른 건 1971년 4월 27일 직선으로 치러진 제7대 대선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박정희는 김대중을 꺾고 3선 대통령이 됐다. 그게 마지막 선거였다. 박정희는 곧 10월 유신을 단행했고 얼음 공화국이 된 대한민국에 더는 꽃 피는 선거가 없었다.

 

 

장미는 영국의 국화다. 장미가 영국의 국화가 된 것은 화합의 상징이 됐기 때문이다. 알다시피 붉은 장미를 문장으로 쓰는 랭커스터 가문과 흰장미를 문장으로 한 요크 가문이 잉글랜드 왕권을 놓고 싸운 장미전쟁을 끝내며 두 개의 장미를 섞어 화합의 징표로 '튜더장미'를 만들었다. 장미전쟁이라고 해서 이름처럼 낭만적인 전쟁이 아니라 처절하고 피 튀는 영욕의 싸움이었다. 어쨌든 이 전쟁이 끝나고 랭커스터 가문의 붉은 장미가 요크 가문의 흰 장미를 감싸 안고 있는 형상, 화합과 관용의 상징인 튜더장미가 새로운 문양으로 만들어지고 이 장미가 현재 영국 왕실의 문장이 됐다.

 

 

한편으로 튜더장미는 장미전쟁에서 승리한 랭커스터 가문의 붉은 장미가 패한 요크 가문의 흰 장미를 감싸고 있어 전쟁의 승자와 패자가 누구인지 확실히 알게 하는 상징이 됐다고도 한다. 아직도 붉은 장미, 흰장미의 기운은 팽팽한데 잉글랜드 축구 클럽에도 강하게 남아있다.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 우승을 3번이나 했던 리즈 유나이티드는 요크 가문 지역을 연고지로 하는데 심볼에 백장미가 그려져 있다. 애칭이 더 화이츠 The Whites 다. 잘 알려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랭커스터 가문 지역을 연고지로 한다. 애칭이 더 레드 데빌스 The Red Devils, 마치 한국 축구 응원단과 같은데 붉은 장미 그림은 없지만 붉은색이 맨유의 공식 색상이다. 리즈 유나이티드는 현재 2부 리그 소속이고 맨유는 1부 소속인데도 양 팀의 사이트를 보면 대표 라이벌 팀으로 서로를 꼽고 있다. 1400년대 장미전쟁부터 내려운 각축일까.

 

 

장미 하면 또 떠오르는 것이 조지아의 민주화 혁명인 '장미혁 명'이다. 2003년 옛 소련땅 서남쪽에 있는 작은 나라 조지아에는 당시 대통령의 부정부패가 극에 달했고 집권당은 장기집권을 노리고 부정선거를 계획했다. 분노한 시민들이 손에 장미꽃을 들고 시위에 나섰고 시민의 손으로 혁명을 완성했다. 아쉽게도 지금 조지아에 다시 친 러시아 정권이 들어서 장미 혁명은 미완의 혁명으로 그쳤다는 평가를 받지만 당시 장미 혁명은 우크라이나의 '오렌지 혁명', 키르기스스탄의 '튤립 혁명'을 불러온 도화선이 됐다.

 

 

장미 대선 얘기가 여러 장미 얘기로 빠졌다. 대한민국에 46년 만의 '장미 대선'이 왔다. 대통령 조기 선거가 치뤄지면 재외국민은 원래 이번 선거에 투표권이 없었는데 선거법 개정으로 재외선거를 할 수 있게 됐다. '그놈이 그놈이네 어쩌네' 욕을 하더라도 제발 선거에 참여하고 나서 국내 정치를 평가하기 바란다. 참여해야 귄리가 생긴다. 18대 대선 때 재외동포 선거권자 수 대비 투표율이 고작 7% 남짓이었다. 부끄러운 이 수치를 다시 보이지 말길 선거권이 있는 재영동포들에게 간곡히 바란다. 

 

헤럴드 김 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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