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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영국 연재 모음

영국인 발견-결정적인 영국인다움

hherald 2013.02.11 22:35 조회 수 : 1519


결정적인 영국인다움

이 책 도입부에서 나는 영국인의 결정적인 특성을 찾아나서겠노라고 밝혔다. 영국인의 특징적인 행동을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이를 규제하는 숨은 규칙을 찾아내, 이런 규칙들이 우리 국민성에 대해 무엇을 말해주는지 이해하고자 했다. 이것은 반 과학적인 방식이다. 그래도 어느 정도는 조직적인 방식이다. 그럴듯하게 믿음직스러웠던 서문의 너스레에도 불구하고 이것에 성공할지에 대해 나는 자신이 없었다. 사실 어떤 국민성을 이해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을뿐더러 한번도 시도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일단은 성공한 것 같다. 어쩌면 이렇게 얘기하는 게 주제넘은 짓인지도 모르겠다. 이런 접근방식은 분명히 내게는 영국인다움의 원리, 마음가짐, 기질, 국민성, 문화 유전자 등을 더 잘 이해하게 해주었다. 그래서 이제는 기괴하고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영국인의 행동(지금은 크리스마스 파티가 한창 벌어지고 있다)에 대해 나 자신에게 "으음! 이건 전형적인 사교불편증, 술과 축제의 초현실감에 의해 치유되고 있고, 유모, 중용이 합쳐진 것이다"라고 얘기할 수 있다(나는 큰 소리로 얘기하지는 않는다. 나를 미친 사람으로 볼 테니까).
그러나 이 기획의 요점은 나 홀로 조용히 잘난 체하거나 죄다 아는 것처럼 뻐기려는 게 아니었고 나는 다른 사람들도 이를 통해 도움을 받길 바랐다. 당신이 알다시피, 나도 한 장씩 써나가는 동안 내내 궁금했다. 그래서 이 책은 흡사 수학 시험에서 선생이 차근차근 '풀어나가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답을 제시해보라는 식이었지, 달랑 답만을 쓰는 방식은 아니었다. 이말은 당신이 "무엇이 영국인다움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내 답이 틀렸다고 생각한다면 적어도 당신은 내가 어디서 잘못했는지를 알 수가 있다는 얘기다. 지금쯤은 당신도 우리가 그동안 찾아내고자 노력해온 영국인다움의 특성을 나만큼은 알 것이다. 나는 멋지게 끝맺으려고 따로 숨겨놓은 카드가 없다. 원한다면 당신도 이 마지막 장을 쓸 수 있을 것이다.

목록

나는 우리의 결정적인 특성의 최종 목록으로 잘하면 모든 것이 맞아들어가는 모형, 도표 혹은 조리법을 만들기로 약속했다. 그러니 이제 그 목록 만들기를 시작해보자.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나는 우리의 특징을 말할 때 전체 뜻을 일일이 쓰는 대신 일종의 속기법으로 한 단어(사교불편증, 중용, 불평 한탄 등등)를 쓰는 방식을 개발해서 사용한 듯하다. 그리고 증거가 나타날때마다 이 단어들의 정의를 개선해왔다. 내가 새 단어를 만들고 옛날 것을 갖고 놀기를 좋아하는 만큼, 여기서 쓴 단어들은 반드시 제대로 정의해놓아야 한다. 잘못하면 도저히 해석이 불가능한 사투리로 아무 쓸모도 없는 새학문을 구성하기에 충분한, 알 수 없는 전문용어를 늘어놓을 위험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런 것도 피하고 '경험주의'나 '페어플레이'가 정확히 무슨 뜻인지 알기 위해, 그리고 당신이 이 책 앞으로 돌아가는 수고를 덜기 위해, 지금부터 결정적인 특성의 최종 의미를 써보겠다. 여기에 열 가지 특성이 나온다. 그중에 '핵심'이 하나 있고, 반응, 견해, 가치로 이루어진 세 범주가 나오는데 거기에 세 가지 특성이 나온다. 


핵심: 사교 불편증

영국인다움이 핵심이다. 시교 불편증은 우리들이 사람을 만날때 겪는 타고난 어려움인 억제와 장애를 축약한 표현이다. 영국인의 사교 불편증은 선천적인 기능 장애, 일종의 잠복성 자폐증과 광장공포증의 복합증세(정치적으로 바르게 행동하기는 완곡한 표현으로는 '사교 기능장애' 라 불러야 할 듯)에 가깝다. 이것은 사람들과 접촉할 때 느끼는 긴장, 불안에 대한 자신이 없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우리는 창피 당할까 두려워하고, 편협성, 어색함, 애매모호한 옹고집, 변비증 걸린 감정에 휩싸여 있다. 게다가 다른 사람과 쉽게 친해지지도 못하고 그런 상황에 두려움을 느낀다. 사람을 사귀는 상황에서 불편을 느끼면 (이말은 사람을 만나는 모든 경우를가리킨다) 우리는 지나치게 공손하거나, 어색한 태도로 자제하거나 말이 없어진다. 혹은 시끄럽고 촌스러워지며 퉁명해질 뿐 아니라 폭력적이 되기에, 전반적으로 불쾌하고 역겨워진다. 유명한 '영국인의 내성적 성격'과 다른 악명높은 '영국인의 난동성' 은 둘 다 우리들의 사생활 보호  강박관념에서 비롯된 중상이다. 
어떤 사람은 다른이들보다 이것 때문에 더 심하게 고통을 받는다. 사교 불편증은 치료(일시적으로 소도구나 촉진제를 통해 완화되거나 진정 될 수 있다. 게임, 퍼브, 클럽, 날씨이야기, 가상공간, 반려동물 등과 의례 술, 파티라는 마술적인 단어, 그리고 각종 치료를 통해)가 된다. 우리는 개인적이고 친근한 분위기에서는 '자연스러운' 해방을 즐기기도 하는데 완치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영국인의 기괴한 행동 대부분은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이 사교 불편증에서 시작된 것이다. 


옮긴인 :권 석화
영남대학교에서 무역학을 전공하고 무역상사 주재원으로 1980년대 초 영국으로 이주해 현재까지 거주하고 있다. 한국과 러시아를 대상으로 유럽의 잡지를 포함한 도서, 미디어 저작권 중개 업무를 하고 있다.
월간 <뚜르드 몽드> <요팅> <디올림피아드> 등의 편집위원이며 대학과 기업체에서 유럽 문화 전반, 특히 영국과 러시아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kwonsukh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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