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에 안경을 잃어버렸어요. 옆집에서 라디오를 너무 크게 틀어놨어요. 내가 기르는 비둘기가 숨을 못 쉬어요."
경찰에 걸려온 장난전화 내용이다.
경찰의 업무를 더 바쁘게 만드는 이같은 장난전화가 최근 더 많아져 경찰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올해 초부터 6월까지 경찰에 걸려온 장난전화는 지난해와 비교해 클리블랜드 지역에선 35%, 데본과 콘월 지역에서는 40% 증가했으며 영국 전역에서 6개월에 1,800여 건의 처벌 가능한 수준의 장난전화가 걸려왔다.
경찰은 장난전화라도 경찰 업무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면 처벌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트풀에서 스토크톤까지 태워달라고 23번이나 경찰에 전화한 청년은 고소당했고, 미들스보로에서는 타운센터에 폭탄이 장치됐다고 거짓으로 제보한 17살 소녀가 체포됐다.
10살 소녀 두 명이 3살 꼬마 흉내를 내며 999에 33분 동안 전화했다가 주의를 받았고, 하루에 7차례 경찰에 장난전화를 했다가 80시간 사회봉사 선고받거나, 6일간 계속 경찰차를 파손하겠다고 협박하다가 24개월 사회봉사 선고를 받은 사례도 있었다.
요크 지역 구급차 서비스 협회 데이비드 매키 회장은 "장난전화를 하는 사람은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연령대가 다양하다. 그들에게는 단순한 장난이지만 이런 전화 때문에 시간과 돈이 낭비되고 경찰이나 구급대원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1년에 75만 통의 전화 중 2천 통 정도가 장난이지만 처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자제해 주길 바란다."라고 했다.
한편, 영국에서 999에 장난전화를 하는 것은 전통처럼 이어져 왔는데 1937년 처음 999가 실시된 첫주에만 91통의 장난전화가 걸려왔다.
헤럴드 김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