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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은의 온고지신- 황진이의 사랑

hherald 2012.09.03 19:09 조회 수 : 833


 

산은 옛 산이로되, 물은 옛 물이 아니로다

주야(晝夜)에 흐르니 옛 물이 있을손가

인걸(人傑)도 물과 같도다, 가고 아니 오노매라


 

청산리(靑山裏) 벽계수(碧溪水)야 수이 감을 자랑마라

일도창해(一到滄海)하면 도라오기 어려오니

명월(明月)이 만공산(滿空山)하니 수여 간들 엇더리.

 

풀어보면, 청산 속을 흐르는 푸른 계곡물아 빨리 흘러감을 자랑 마라. 한 번 창창 바다에 다다르면 다시 돌아오기 어려우니, 밝은 달이 공산에 가득 찬 밤이니 쉬어간들 어떠하겠냐는 시조로 위 두 시조는 불후의 송도 명기인 황진이(黃眞伊)의 뛰어난 작품이며, 특히 서경덕(徐敬德)과의 일화는 드라마로도 나와 있다.

앞에서 인생의 덧없음을 전제한 뒤 뒤에는 인생을 즐겁게 살아가자고 호소한다. 이는 선비인 벽계수를 유혹하기 위해 한 번 바다로 흘러가면 다시는 돌아올 수 없으니 밝은 달인 자신과 살아가자는 시조다. 우리가 눈여겨 볼 것은 중의법으로 비유하여 쓰인 벽계수는 물과 사람인 벽계수를 명월은 밝은 달과 자신을 동시에 의미한다.

 

타고나야

정말로 사랑도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닌가 보다. 누군가는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있었을 것이다. 남녀 간의 사랑뿐만이 아니고 모든 사랑이 다 같을 것이다. 각자가 다 다르겠지만 세상의 모든 것에 대한 사랑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었을 것이다. 남녀간 부부간 부모자식 간으로부터 인류에 대해서나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한 사랑과 풀 한포기 개미 한마리 흙 먼지하나까지 모두 누군가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의학적으로 유전자와 관련된 경우도 없지는 않겠지만, 일반적으로 살펴보면 성격적으로 사랑을 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는 것 같고, 육체적으로 사랑 없이는 못살 것 같은 경우도 있는 것 같다. 요즘 뉴스에 너무나 많은 사건들이 일어나고 있다. 운명적인 사랑을 겪어야 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고, 정신적으로 거룩한 사랑을 느끼며 사는 이도 있는 것 같고, 어느 경우는 사랑 자체를 사랑하는 것도 같고, 오직 하나만 사랑하는 이도 있는 가하면, 둘 셋 아니 여려 명을 동시에 사랑하는 경우도 보이고, 어찌되었든 모두가 사랑 때문에 겪어야하는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상대가

인간이나 동물의 사랑은 상대적이다. 상대가 있어 눈이라도 마주쳐야만 한다. 아니 일방적일 수도 있다. 정확하게 보면 이기적인 것인지도 모른다. 갓난아기도 사랑한답시고 귀찮게 하면 싫어한다. 자기 입장에서는 자기의 마음이 사랑이겠지만 상대는 아닐 수도 있다. 마치 고양이가 쥐를 좋아하지 사랑하지는 않는 것과 같다. 서로 좋아하고 사랑하는 크기도 같아야 한다. 내가 이 만큼이면 상대도 그만큼이어야 한다. 아니면 짝사랑이 된다. 요즘 말로는 뭐 ‘코드가 맞느니 안 맞느니’라던가? 생명을 가지고 살아가야하는 인생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멍든 가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것이 인생이라 하는데, 이 사랑 때문에 행복하고 즐거운 인생을 사는 이들도 많고, 반면에 멍들고 찢어진 가슴도 하나 둘이 아닐 것이다. 병든 가슴이 몸 속 어디에 있겠지만 어디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있는 곳을 알아야 만져라도 주던지 없애줄 수 있을텐데, 마음속은 새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는데도 연기가 나지 않으니 알아주는 이도 하나 없다. 이미 메마른 상처는 다시 달랠 길 없고, 흐트러진 마음도 다시 거둘 수가 없다. 이 병을 누가 고칠 수 있단 말인가? 정을 나눈 사람들이 돌아서서 빚어진 일이니 원망 할 수도 없는 일이다. 하지만 사랑으로 세상의 아름다운 빛이 되어 반짝이는 일들도 참으로 많다. 사랑하기 때문에 생기는 설레는 마음과 끓어오르는 청춘의 뜨거운 피와 타오르는 불꽃은 온 세상을 밝게 비추고 있다. 참 보기 좋은 사랑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누구나 모두 사랑에 빠지는 것은 아닌 것은 틀림없다. 사랑 한 번 제대로 미쳐서 해보지 못한 경우도 태반이다. 젊은 한의사시절 사부님께 비전의 진수를 전수 받으며 미쳐보기도 했고, 배우는 것이 그렇게도 기쁘고 좋을 수가 없는 때도 있었다. 아마 내 생애에서 행복했던 시절 중의 하나가 아니었나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 이 순간 각자의 사랑은 무엇이고 어떤 것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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