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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칼럼- 자승자박 自繩自縛

hherald 2019.04.08 16:52 조회 수 : 800

 

인생은 공평합니다. 물론 이 말에 동의 할 수 없는 일들이 더 많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글을 쓰는 저 역시 과연 인생이 공평한가에 대해선 지적으로 완전하게 순응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어떠하든 받아들이기 쉽지 않지만 인생은 공평한 것이 하늘이 정한 법칙입니다. 인류의 삶이 공평하지 못하다는 것을 항변하는 것은 인류 역사만큼이나 길이를 같이 해 왔습니다. 신앙이 있든 그렇지 않든, 혹은 다른 종교인이든 생각지 않은 어려움을 당할 때 하늘을 향해 주먹질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입니다. 가뭄이 들어도, 비가 많이 내려 물난리가 나도 하늘을 향해 두 주먹을 불끈 쥐게 됩니다. 신앙과 관계없이 어려운 일을 당하게 되면 하늘을 찾는 것이 인간의 종교성입니다. 그러다 일이 잘 풀리게 되면 하늘의 힘을 믿었던 것을 버리게 되는 것이 또한 인간이 가진 원초적 종교성입니다. 

 

 

살다 보면 일이 잘 풀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렇게 노력을 하지 않았음에도 자고 나며 땅값이 오르기도 합니다. 반면 어떤 사람은 땅만 사면 그곳이 개발 제한 구역이어서 산값보다 몇 배로 손해 보기도 합니다. 일이 잘 풀리는 사람과 일이 잘 풀리지 않아서 늘 고통 속에 사는 사람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습니다. 어떠한 종교적 이유로도, 상식으로도 해석해 낼 수 없습니다. 예로부터 이사하는 집을 방문할 때 선물하는 것이 몇 가지 고정이 되어 있습니다. 오래 전에는 성냥이 들어 있는 박스를 선물했습니다. 성냥에 담겨진 의미는 불같이 일어나라는 염원입니다. 실타래를 선물하기도 했습니다. 실이 풀리듯 모든 일들이 술술 잘 풀리라는 의미입니다. 현대는 화장지는 선물합니다. 아예 화장지 이름이 “술술 잘 풀리는 집”이라는 멘트가 선명하게 인쇄되어 있습니다.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 어려움이 없기를 바라는 희망은 종교라 할 만큼 간절합니다. 

 

그러나 생각한 대로 삶은 녹녹치 않습니다. 그래서 신앙적으로 하늘을 기대기도 하고, 작은 권력에 기대고 싶어 합니다. 이도 저도 아닐 때는 자신만을 믿어야 하고 물질에 기대어 살아가게 됩니다. 실상 인간의 삶은 공평하도록 창조주께서 지으셨습니다. 그런데 현실 세계는 공평하지 않습니다. 성경말씀에는 뿌린 대로 거둔다는 삶의 철칙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깊은 마음에는 뿌리지 않아도 거두고 싶어 하는 심보가 가득함을 부정할 수 없게 됩니다. 그런 마음이 세상을 공평하지 않게 만드는 씨앗이 되기도 합니다. 작게 뿌렸을지라도 많이 거두고 싶어 합니다. 사사성어에 “자승자박”이란 말이 있습니다. 말의 뜻은 자신이 만든 줄로 제 몸을 스스로 묶는다는 뜻으로, 자기가 한 말과 행동에 자신이 구속되어 어려움을 겪는 것을 이르는 말입니다. 자기 스스로를 옭아 묶음으로서 속박당하는 의미의 말입니다. 

 

결국 인간은 뿌린 대로 거둔다는 창조 법칙을 벗어날 수 없음을 말하는 말입니다. 희망이 있다면 뿌린 것이 잘 자라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봄이 되면 온 세상이 씨를 뿌립니다. 뿌린다 하여 다 거둘 순 없습니다. 부지런한 농부는 씨를 함부로 뿌리지 않습니다. 씨를 뿌리기 전에 먼저 선행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땅을 갈아 업는 일입니다. 먼저 땅을 가꾸는 일입니다. 좋은 땅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씨를 뿌린다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입니다. 땅을 가꾸는 것은 일종의 자승자박 행동입니다. 내가 한 말들에 의해 행동이 구속당하는 것과 같이 내가 한 행동을 통해 훗날 풍성한 열매를 거둘 수 있게 되는 것이 창조의 법칙입니다. 

 

하루를 산다는 것은 소중한 일이며 축복의 날입니다. 병상에서 하루만 더 살게 해 달라고 눈물로 하늘을 물들이는 사람이 지구촌 곳곳에 존재합니다. 눈을 뜨고 하루를 산다는 것은 어떤 이들에게는 기적의 날입니다. 주어진 한날에 대한 감사, 이 날은 다른 날을 위한 밑거름이 되게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그래서 날은 날의 씨앗이 되어 더 좋은 날, 더 풍성한 날, 더 아름다운 날로 연결됩니다. 날은 날로 씨를 심는 것이고 인생은 날을 가꿔야 하는 거룩한 농부입니다. 자승자박, 말로써 스스로를 얽매이지 않는 것은 날을 가꾸는 사람의 기본소양입니다. 말은 미래를 들여다 볼 수 있는 렌즈입니다. 비록 현실의 삶이 힘들 지라도 말로써 힘든 현실을 인정하지 않고 미래에 주어질 풍성한 그날을 노래하는 것이 오늘이라는 고통의 날을 심어 아름답고 풍성한 내일을 거두려는 자의 자세입니다. 

 

 

 

박심원 목사

예드림커뮤니티교회 공동담임
박심원 문학세계 http://seemwon.com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리스트
Email : seemwon@gmail.com
카톡아이디 : seem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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