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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 수박이 터져

hherald 2015.05.18 18:02 조회 수 : 241

 

보약찌꺼기
봄이 무르익고, 입하를 지나며 초여름으로 접어든다. 꽃구경하는 사이에도 농촌에선 우리의 안전한 먹거리 생산을 위하여 모내기와 농사일에 여념이 없다. 또 많은 이들이 텃밭이나 주말농장에서 먹을 것을 키워내고 있다. 영국의 한인들도 가든이나 텃밭에 상추, 쑥갓, 고추, 들깨잎, 얼갈이, 토마토, 오이, 파 같은 것을 심어 바베큐와 함께 뜯어 먹고 나누어 주기도한다. 한국같이 여름이 더우면 수박 참외도 심지만, 그나마도 한국채소를 직접 길러 먹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예민한 사람은 한약찌꺼기를 거름으로 주며 키운 채소의 맛을 감지해 내기도 한다. 보약찌꺼기라 그런가 더 강하게 잘 크기도 하지만, 기미(氣味)가 다르게 느껴진다. 농사를 짓다보면 누구나 느끼는 것은 시간이 흘러가야만 한다는 것이다. 속성과정은 없다. 절대로 그냥 되지 않는다. 농사가 자연에 따라야 하기에 천하의 근본이 되는 것이고 골프가 자연조건에 적응해야만 하니 인기가 있는가보다.


알묘조장(揠苗助長)
맹자(孟子)가 말한 것으로, 이는 곡식을 빨리 자라게 도와주려고 조금자란 싹을 뽑아 올려 심어 놓은 농부를 일컫는 말이다.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서두르다가 일을 망친다는 뜻이다. 송(宋)나라에 어리석은 농부가 있었는데, 싹을 내어 묘를 심었는데 묘가 어느 정도 자랐는지 궁금해서 밭에 가보니 다른 밭의 묘보다 덜 자란 것 같았다. 농부는 궁리 끝에 묘를 잡아 조금 뽑아 올려놓고 보니 약간 더 자란 것 같았다. 집에 와서 식구들에게 하루 종일 묘를 빼 올려놓느라 힘이 하나도 없다고 이야기하자 식구들이 나동그라졌다. 다음날 아들이 밭에 가보니 묘는 이미 다 말라 죽어버리고 말았다는 것이다. 농부는 뽑아 올려놓으면 더 빨리 자랄 것이란 생각에 황당한 일을 저질러 버린 것이다. 맹자는 뜻있는 의(義)를 실천하고 쌓아가는 것을 일삼아야하지만, 그 업적에 대한 효과를 미리 짐작하지 말라 하고, 충분하게 다 차지 않았다는 것은 반드시 자기가 할일이 더 있다는 것을 잊지말라하며, 일을 꾸며서 그 일이 자라 커지도록 도와서는 안 된다고 가르치고 있다. 우리는 쓰면서도 사실 잘 모른다. 막연히 사나이의 기품으로 느끼는데 이를 호연지기(浩然之氣)라 하는데, 사전엔 하늘과 땅 사이에 가득 찬 넓고도 큰 원기, 도의에 뿌리를 박고 공명정대하여 조금도 부끄러울 바 없는 도덕적 용기, 사물에서 해방되어 자유롭고 즐거운 마음이라 적고 있다. 즉, 천지간의 이치에 맞게 살며, 인간의 도리를 다하고 살며, 의와 덕을 쌓으며 자유롭게 행동하며 사는 용기있는 인생을 말하는 것 같다.



수박이 터져
천지의 이치를 어기며 세상에는 싹을 뽑아 올리는 이도 있단다. 야생에서도 생존과 번식을 위하여 꽃과 나비같이 동물과 식물도 서로 공존하는데, 만물의 영장이라하는 인간으로 살면서, 싹을 뿌려 내놓고는, 김도 매지 않고 그냥 내버려 두어야하는 것인지, 아님 싹을 뽑아 올려서라도 더 크게 키워내야만 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실제 중국의 한 농촌에서 수박이 지뢰 터지듯 폭발하는 신기한 일이 발생했는데, 알고 보니 다 큰 수박에 속성제가 좋다하여 욕심을 내어 뿌렸다 한다. 얼마 후 수박이 다 터져버리고 말았다는 것이다. 수박이 주먹만 했을 때 뿌려야 하는 것인데, 욕심에 시기를 잊은 것이다. 꼭 농사 뿐이랴. 개인의 작은 일부터 국가의 대사에 이르기 까지 일에는 순서와 시간이 존재하는 것이다. 때를 맞추지 못하면 병이 된다했다.


성급히 굴지 말고
빨라도 안 되고 늦어도 안 되는데 이것 맞추기는 쉽지 않다. 때를 잘 타야 성공한다. 때를 만나는 것도 인연소치라 본다. 누구에게나 오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공자는 시골에 사또로 부임하는 제자에게 정치에 대해 ‘성급하게 서둘지 말며, 또한 작은 이익을 얻으려 하지마라. 급하게 서두르면 일을 제대로 다하지 못하고, 작은 이득을 얻으려고 꾀하면 큰일을 이루지 못 한다’고 일러준다. 농사든 법률이든 스마트폰이든 때를 놓치면 소용없다. 하물며 인간이야 오죽하랴. 이에 필요한 것이 인문학적 소양인가보다고 느낀다. ‘나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있다’라고 말할 수 있을 때를 만날 이가 누구일까?
 
영국 서울한의원 한의학박사 김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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