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헤럴드 영국 연재 모음

영국인 발견 -15회 괴짜 양(羊)규칙

hherald 2010.09.20 17:40 조회 수 : 1354

눈이 날카로운 독자는 이미 내가 유니폼 범주에 '거리 패션'을 포함 했음을 눈치챘으리라 믿는다. 그리고 내 판단을 이상하게 생각했을 것이다. 이건 틀림없이 상호모순이지요? 정말 기발하고 색다른 하위문화집단인 거리패션 즉, 앵무새 머리의 펑크족, 빅토리안 뱀파이어 고딕(Victorian Vampire Gothic :흡혈귀처럼 진한 눈에 입술화장을 하고, 머리는 흑발로 물들이고, 옷과 장신구는 집시처럼하고 다니는 여성 무리들-옮긴이), 무서운 장화를 신은 스킨헤드족 등으로 유명한 영국인은 우리가 순응주의자, 보수적인 규칙 추종자가 아닌 특이한 괴짜라는 증거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영국 길거리 패션의 풍부한 상상력에 대한 칭찬은 대중잡지 뿐만 아니라 영국 의류에 대한 학술적이고 전문적인 연구서 저자들도 인정한 사실이다. 그런데 보통 때는 아주 냉소적인 팩스먼 마저도 '거리패션은 개인의 자유에 대한 신념의 표현'이라는 널리 알려졌고 모두들 그렇게 얘기하는 고정관념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

 

그런데 모든 사람들이 생각하는 이 괴짜스러움은 사실은 그 반대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것은 일종의 부족 개념이고 제도에 순응이며 유니폼이다. 펑크 고딕등은 언뜻 보기에는 색다르다. 그러나 거기에 속한 모든 사람이 그들 이외의사람들과 색다를 뿐이다. 그들은 아주 잘 규제된 그룹이어서 모두가 똑같은 모양으로 색다르다. 사실은 이 영국 거리패션은 전혀 색다르지 않고 괴짜도 아니다. 그저 자신들이 속한 하부 문화집단 소속감의 표시 일 뿐이다.
디자이너 비비안 웨스트우드,알렉산더 매퀸이 이 거리패션 경향을 발견하고 나름대로 해석해서 매력을 더한 작품을 만들어 국제 패션쇼에 올렸다.
모두들 "와우,얼마나 괴짜스러운가? 얼마나 영국다운가?" 라고 했다. 그러나 사실 이것은 별로 괴짜스러울 것도 없는, 누그러뜨려베낀 유니폼에 불과하다.

 

거리패션은 심지어 자신들만의 표시로도 그렇게 오래 행세 할 수도 없었다. 이 스타일이 주류문화에 금방 흡수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젊은 하부 집단문화 패거리가 자신들 무리만의 색다른 옷을 만들어내자마자, 전위 디자이너가 이걸 발견하여 좀 완화한 옷을 만들어 상점에 간다. 그러면 보통사람들은 물론이고 심지어 그 하위집단 무리의 엄마까지도 입어 버린다.
이는 정말 거리 패션의 창작자에게는 복장 터질 일이다. 젊은 패거리들은 많은 시간과 노력을, 그들이 모욕할 때 쓰는 더러운 단어인 주류문화와 다르게 하는 데 쏟는다. 그렇다고 이런 시도가 그들을 정말 괴짜답게하고 무정부적이적 개성주의자로 만드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아직도 늑대 옷을 입은 순한 양들일 뿐이다.

 

이나라에서 진정으로 가장 괴짜답게 옷을 입는 사람은 여왕이다. 그녀는 유행이나 어떤 주류문화에도 전혀 관심을 쏟지 않는다. 누구 말도 듣지 않고, 아주 기이한 스타일의 옷만 입는다. 만일 패션 평론가같이 말하자면,그것은약간 변형된 1950년대 복고풍패션에 자신의 취향을 가미한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여왕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괴짜라고 하지 않고 그냥 고풍스럽다 한다. 혹은 시대를 초월한 스타일이라고 공손히 봐 주고 또 그렇게 부른다. 여왕 말고도 아무도 그렇게 이상하게 옷을 입지 않는다. 거리의 순한 괴짜 양떼들과 그들의 옷 베끼기 선수인 유명 디자이너에게 신경쓰지 말자. 어쨋든 영국인 중에서 옷에 관한 한 괴짜 표본은 여왕이다.

 

그럼에도 우리 하부 문화집단 양들이 창작한 옷 스타일은 다른 어느 나라 거리 패션 보다 유별나서 입이 딱 벌어질 정도다. 그래서 다른 나라 젊은이들은 따로 창작하는 수고를 하기보다는 그냥 영국 거리패션을 따라 한다. 우리는 여왕을 빼고는 개인적으로는 괴짜가 아닐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의 하부 문화집단 젊은이들은 집단적인 괴짜들이다. 그 말이 상호 모순이 아니라면 그렇게 부르겠다. 우리는 창의성을 높이 인정한다. 또한 의류에 관한 한 괴짜라는 명성에 대해, 우리가 그런 칭찬을 받을 자격이 없을지 몰라도, 자부심을 가진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937 김준환 변호사 칼럼- 2024년에 닥친 세가지 위험 hherald 2024.01.15
2936 요가칼럼- 매일 천천히 건강하게 살빠지는 습관! file hherald 2024.01.15
2935 요가칼럼- 새해 오분 요가 챌린지. 자세는 바르게, 어깨는 시원하게 file hherald 2024.01.08
2934 신앙칼럼 -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hherald 2024.01.08
2933 런던통신 - “영국에서 반유대주의 언행은 자살이다” hherald 2024.01.08
2932 김준환 변호사 칼럼 - 브렉시트의 추억 hherald 2024.01.08
2931 부동산 상식 - 보일러, 새 것처럼 잘 쓰는 노하우 hherald 2024.01.08
2930 헬스벨 - 성장 잠재력을 발휘하라 hherald 2024.01.08
2929 요가칼럼- 매트없이도 가능한 전신 다이어트 운동- 숨은 키 0.5cm 찾아 드립니다! file hherald 2023.12.18
2928 헬스벨 - 은퇴를 준비한다면 가장 중요한 것 hherald 2023.12.18
2927 김준환 변호사 칼럼 - 서울의 봄 hherald 2023.12.18
2926 신앙칼럼- 살아 있음의 증명 hherald 2023.12.18
2925 부동산 상식- 겨울에도 가든 잔디 관리가 필요합니다. hherald 2023.12.11
2924 요가칼럼- 이젠 무릎 통증없이 하체운동하세요! file hherald 2023.12.11
2923 재영한인의사협회(KUMA) 에세이 경연 대회 수상작 file hherald 2023.12.11
2922 신앙칼럼- 행복에서 행복으로 hherald 2023.12.11
2921 김준환 변호사 칼럼 - 영국의 크리스마스 hherald 2023.12.11
2920 헬스벨 - 치즈 영양 상식 hherald 2023.12.11
2919 런던통신- 영국과 한반도의 기묘한 인연, 일본군 포로수용소 hherald 2023.12.04
2918 헬스벨 : 명(命)을 재촉한다 – 위산 분비 억제제 hherald 2023.12.04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