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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영국 연재 모음

 
젊었을 때는 서로 마주 보는 것이 사랑인 줄 알았습니다 . 나이가 들어서는 마주 보기보다는
앞을 보고 걷는 것이 사랑임을 깨닫습니다. 서로 마주 볼 때는 뜨거운 사랑도 했지만 알량한
세력 다툼으로 싸움도 잦습니다. 사소한 것을 기억하는 것을 사랑으로 여기는 것은 어떻게 보
면 얕은 사랑 장난과도 같습니다. 기념 날짜 기억하지 못했다 하여 하늘이 무너지는 듯 소리
지르기도 했습니다. 날자 몇 개를 기억한다는 것으로 사랑이라 정의 내렸고, 기억하지 못한다
는 것은 사랑이 식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사랑이라는 정의가 왜곡되었다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사랑은 작은 그림 때문에 싸우는 것이 아니라 큰 그림을 그리게 하는 힘이 있습
니다.
 
서로 마주 보고 사는 것은 한때일 뿐입니다. 그러나 그 마주 봄에는 유효기간이 있게 마련입
니다. 전에 보이지 않던 약점이 조금씩 커지면서 사랑은 다툼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사랑
에는 기술이 필요한가 봅니다. 그 기술 중에는 마주 보기도 하지만 함께 보는 훈련이 필요합
니다. 미래를 함께 보는 훈련, 인생을 함께 보는 훈련은 또 다른 사랑의 해석입니다. 마주 보
지 않으니 약점은 보이질 않습니다. 곁에서 미래를 향해 함께 걸어주는 것만으로 고마울 뿐입
니다. 홀로 백 리를 갈 수 있다 할지라도, 설혹 능력이 있어서 하늘을 날 수 있는 일 보다 함
께 십리 밖에 못 가는 더딘 걸음이 더 가치 있는 행복한 인생길입니다. 속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방향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속도만이 살길이라 외쳐 왔고, 속도를 내지 않느냐며 다
그쳤던 지난날이 후회될 때가 있습니다. 그 시간은 어떻게 보면 인생의 깊이를 깨닫는 시간입
니다.
 
메이 스웬슨 (May Swenson, 1913 – 1989 미국, 시인)은 '나이 드는 법'이라는 시에서 이렇
게 외쳤습니다.
“젊게 사는 것은 쉽다.
쉽지 않은 것은 나이 드는 일
그 일에는 시간이 걸린다.
젊음은 주어지고
나이 듦은 성취되는 것
나이 들기 위해
시간과 하나가 되려면 마술을 부려야 한다.”
 
앞만 보고 사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허리띠 동여매고 앞만 보고 달려가기만 하면 되니까
요. 함께 달리던 벗들이 곁에서 쓰러질지라도 경쟁자를 물리쳤다는 쾌감으로 벗의 시체를 밟
고서라도 더 빨리 달린 것을 자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코로나로 인하여서 마음에 깊이 새겨
진 벗들이 하늘로 이사했다는 소식이 전해질 때 만감이 교차합니다. 그분이? 그러나 생은 경
주는 언젠가는 멈추어야 합니다. 그 누구도 예외일 순 없습니다. 앞만 보고 달리는 것도 중요
하지만 뒤를 돌아보고 옆의 벗들도 돌아보아야 합니다. 뒤돌아보는 것이란 연약한 실패자들이
나 하는 것이라 여기며 두 눈 질근 감고 정상을 향해 달렸던 시절이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그
렇게 앞만을 향해 달리다 보니 마주 봐야 하는 사랑을 할 수 없기에 항상 을씨년스런 겨울의 한복판에 별거 벗겨진 채 서 있게 됩니다.
 
존경하는 벗님의 안내로 두바이 수족관을 견학했습니다 . 바닷속으로 사라진 대륙 고대 도시인
아틀란티스, 이 도시는 전설상으로만 전해 내려왔습니다. 그 전설을 글로써 입증 한 사람이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이 남긴 대화록인 ‘티마이오스, 크리티아스’에서입니다. 거대한 섬이 아
테네인들에 의해 정복된 후 어느 날 바닷속에 잠겼다는 내용입니다. 사람들은 플라톤의 말장
난이라 생각했습니다. 글에만 존재했던 고대 도시는 바닷속에 잠겨있음이 확인되었습니다. 처
음 아틀란티스를 발견할 때의 충격은 세계인들의 마음을 뛰게 했습니다. 그와 같이 두바이의
아틀란티스 수족관을 보는 순간 내 영혼이 춤을 추게 했습니다. 영혼이 춤을 출 때는 육체는
그 자리에서 굳어 버리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내 안에 깊이 잠든 동심이 깨어났습니다. 잠자던 상상력의 세포들이 폭죽을 터트리며 각자의
함성을 질렀습니다. 그 소리를 정리한다면 한동안 영감으로 충만해질 것으로 여겨집니다. 존
경하는 벗님을 통해 ‘같이의 가치’를 깨닫습니다. 함께 함으로 깨닫는 것이 많습니다. 그 깨달
음은 젊었을 때보다는 나이 들어서입니다. 나이가 들었다는 것은 무르익었다는 의미이기도 합
니다. 사막은 원래부터 사막이었기에 그 사막에 봄 향기가 나는 푸릇함을 건설하려는 자는 마
음에는 잠든 동심을 깨웠기 때문일 겁니다. 바닷물을 담수시켜서 농사를 짓게 하고 건물을 짓
고 아틀란티스라는 초대형 수족관에 재현해 낼 수 있는 생각은 깨어난 동심이 성장했기 때문
일 겁니다. ‘하충불가이어어빙’ 이란 말이 있습니다. 여름 한 철만 사는 벌레에게 겨울왕국을
말로써 이해시킬 수 없다는 뜻입니다. 속에 잠든 동심을 깨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깨어난 동심
이 성장이 더 중요합니다. 그래야 여름만 사는 벌레가 겨울을 볼 수 있는 혜안이 있게 됩니
다.
 
같이의 가치, 그렇게 인생은 무르익어 갑니다. 천상을 정복하여 홀로 깃발을 꽂아 춤을 추는
것이 아니라 더딘 걸음으로 함께 걷는 것입니다. 부부와 함께 걷는 것이고, 벗님과 함께 것이
고, 내 사상과 철학을 이해하지 못하는 이웃과 함께 걷는 것입니다. 그게 사랑이며 존경이고,
그 사랑과 존경을 통해 인생의 깊이를 배우는 것이고 같이의 가치를 터득하게 됩니다.
 

박심원 목사

박심원 문학세계 http://seemwon.com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리스트

Email : seemwon@gmail.com

카톡아이디 : parkseem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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