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재료를 사서 부엌에서 요리를 해 가족이 둘러앉아 여유있게 식사를 하는 시대는 이제 영영 가버린 건가.
영국에서 냉동음식이나 차가운 즉석 음식의 판매가 증가해 고지방 고칼로리의 음식 섭취로 건강이 나빠지며, 가정에서 요리하는 모습이 사라져 아이들도 음식을 요리하기보다 손쉬운 음식을 사먹는 습관이 들어 나쁜 식사문화가 되풀이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쇼핑 품목을 조사해 연구하는 기업 Kantar Worldpanel이 발표한 내용을 보면 현재 영국인은 시간이 부족하거나 돈이 부족해서, 또는 시간과 돈 모두가 부족해서 신선한 재료를 사서 요리하는 대신 간단하게 미리 준비된 냉동된 음식을 사 먹는 경우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Kantar Worldpanel은 2년간 약 3만 가구의 쇼핑 품목을 조사했는데 이 기간 냉동식품은 11%, 차가운 즉석 음식은 19% 각각 판매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저소득층 가구에서 이런 음식의 소비가 늘었는데 연소득 2만 5천 파운드 이하 가구의 냉동 음식 구입률은 지난 2년간 20% 증가했고 차가운 즉석 음식은 30%나 증가했다.
저소득층은 쉽게 요리할 수 있는데다 싸고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찾다 보니 즉석, 냉동 음식을 찾게 되고 이런 음식이 주로 할인판매에 등장해 소비가 늘었다고 분석했다.
이런 음식은 특별한 요리가 필요하지 않아 가정에서 요리하는 모습이 사라지게 됐는데 이런 가정에서 자란 아이는 제대로 된 요리를 배우지 않아 성인이 돼도 신선한 재료를 사서 요리를 하기보다 즉석, 냉동 음식을 구입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냉동음식이나 차가운 즉석 음식은 고칼로리와 고지방의 대표적 음식으로 건강에 적신호를 준다고 지적한다. 이런 음식이 세일 품목으로 등장하면 소비가 늘고 비만, 당뇨병, 심장병 등의 위험을 높인다고 우려한다. 따라서 고지방, 고칼로리, 당이나 염분이 많이 함유된 식품의 할인 판매를 금지해 소비를 줄이고, 좋은 식재료나 음식에는 세금을 줄여 소비를 늘리는 등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번 조사에서 영국 가정의 한 끼 평균 식사 시간은 32분으로 조사됐다. 20년 전에는 평균 60분이었다.
Kantar Worldpanel의 자일즈 퀵 회장은 "20년 전에는 모든 케이크의 50% 이상이 집에서 손수 만든 것이었지만 이제 집에서 만든 케이크는 20%도 되지 않는다. 가정에서 제대로 된 요리가 사라지니 이제 간편하게 먹는다는 말이 몸에 좋지 않은 것을 먹는다는 의미가 됐다. 정부 차원에서 건강한 식생활을 장려할 수 있는 다양한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라고 했다.
헤럴드 김산